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1001 - 챕터 1010
1160 챕터
제1001화 확실히 괜찮네
무지이 돌아오자 음식이 나왔다.세 사람은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방미정은 처음에는 매우 조용했다. 그러다 무진 앞에 있는 음식을 집으려고 했다.분명히 일어서면 될 것을 일부러 멀어서 집지 못하는 척했다.방미정이 무진에게 야살스럽게 말했다.“무진 씨, 무진 씨 앞에 있는 음식이 맛있어 보이는데, 집을 수가 없어요. 나에게 좀 집어 줄래요?”무진은 무의식적으로 눈썹을 찌푸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이로써 방미정의 이런 행동을 무진이 썩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보고 있던 성연이 직접 방미정이 원하던 음식을 앞으로 갖다 주었다. 그리고 입가에 옅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방미정 씨, 자, 이제는 어쨌든 집을 수 있겠지요?”방미정은 손에 힘을 주고 젓가락을 세게 쥐었다. 정말 화가 났다.송성연, 이건 바로 시위 그 자체였다.하필 무진은 처음부터 줄곧 자신을 거드는 말을 하지 않았다.‘설마 무진 씨가 진짜 이 계집애를 좋아하게 된 건 아니겠지?’‘근데 송성연 저 딴 애 어디가 좋은 거지?’모든 게 자신과 비교도 되지 않았다.‘그럴 리가 없어. 어쨌든 자신은 반드시 무진 씨를 되찾아 올 거야.’방미정의 분에 찬 모습을 보니 성연은 후련함을 느꼈다.성연이 일부러 말했다.“방미정 씨, 또 먹고 싶은 음식을 집어먹을 수 없다면, 잊지 말고 나에게 꼭 알려주세요. 내가 도와 줄게요.”방미정은 이를 악문 채 웃는 듯 마는 듯 성연을 노려보았다.“그럼 정말이지 고맙겠네요!”성연이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천만에요.”방미정은 송성연의 예리함에 자신은 적수가 못되는 것 같았다. 송성연에게 넘어가지 않도록 조용히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먹는 도중에 방미정은 또 다시 무진에게 몇 가지 문제를 던졌다.무진의 대답은 모두 한치의 오차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수시로 성연에게 음식들을 집어주는데 얼마나 세심한지 말할 필요도 없었다.그 장면을 보던고 방미정은 더 기분이 나빴다.식사를 하는 내내 무진의 태도를 바꾸지 못하자 저 밑에서부터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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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화 화 났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량 뒷좌석에 앉은 두 사람.무진이 농담하듯이 성연에게 물었다.“저녁 먹으며 화 났어?”무진은 어젯밤의 질문으로 성연이 방미정의 존재에 신경 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성연의 마음속에 자신이 자리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는 점을 설명한다.그래서 오늘 성연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방미정을 일절 상대하지 않았다. 역시 성연이 자신을 믿도록 하기 위해서.결과적으로 괜찮았다. 앞으로 방미정은 절대 자신을 쉽게 초대하지 못할 것이다.무진의 말을 들은 성연이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내가 그럴 줄 알았어요?”생각하면 할수록 성연은 화가 났다. 어떤 상황인 줄 알면서도.무진은 반드시 방미정을 만나러 갔어야 한다. 안 갔다면 좋지 않았을 것이다.자신이 무진 때문에 질투하는 것을 보고 무진 매우 기분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설마 무진 씨가 일부러 이러는 건 아니겠지?’뭔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한 성연이 무진을 날카롭게 째려보았다.무진은 순간 갑자기 터진 성연의 귀여움에 충격을 받고 얼어 버렸다.이 아이는 감정이 밖으로 드러날 때가 극히 드물다.성연이 신경 쓰기 시작했음을 말하고 있었다.불현듯 무진은 마음속의 충동을 아무리 해도 참을 수 없었다.무진이 바로 성연을 끌어안고 입술에 키스했다.앞에 운전기사가 있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 앞에서 이런 친밀한 행동을 한다는 생각에 성연은 몹시 불편한 마음이 들어 무진을 밀어내려고 했다.무진이 어찌나 세게 꽉 안았는지, 성연은 근본적으로 무진의 팔을 풀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무진의 품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앞에서 운전하는 사람은 바로 비서 손건호였다.‘왜 갑자기 뒤에 아무 소리도 안 들리지?’백미러를 통해 서로 껴안고 있는 두 사람을 본 손건호의 얼굴은 바로 불이 붙은 듯했다. 이런 장면을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던 것이다.무엇보다 싱글에겐 치명타였다.손건호는 조용히 운전석과 뒷자석 사이의 칸막이를 올렸다.‘됐어, 눈에 안 띄면 돼. 그냥 안 본 걸로 하지 뭐.’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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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3화 어린애 취급하다니
무진이 미소를 지으며 성연을 끌어안고 말했다.“방미정은 아무것도 아니야. 넌 정말 대학에 갈 생각이야?”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것도 내 소원이에요.”대학에 일찍 들어가 졸업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성연은 자신이 아직 어려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자신이 자란 후에는 아무도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것이다.어떤 일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어야 신분에 부합된다.그리고 조금 전 방미정이 한 말이 성연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날 어린애 취급하다니.’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 중 많은 것들을 방미정은 할 수 없다.성연은 자신이 여전히 방미정에게 신경을 쓰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어찌 되었든 방미정은 자신의 연적이었다.‘보고도 못 본 척할 수는 없잖아.’다만 성연은 많은 일들을 마음속에 감추는 것을 좋아하고, 표현하지 않을 뿐이다.무진이 입술 끝을 올리며 성연의 어깨에 턱을 얹었다.“할머니가 좀 성급하셨어. 하지만 괜찮아. 난 기다릴 수 있어.”자신이 성연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한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다.성연이 아이를 가질 건지 여부는 성연 자신에게 달려 있다.무진 또한 원한다. 하지만 그가 더욱 신경 쓰는 것은 성연의 마음이다.아직 생기지 않은 아이보다 지금 성연과 함께 하는 1분 1초가 더 소중하다.두 사람은 지금 아주 좋았다. 아마 아이가 생기면 성연의 관심이 아이에게 빼앗겨 자신은 찬밥 신세가 될 지도 모른다.성연이 원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아이를 가져도 늦지 않을 터.할머니가 자신에게도 여러 번 재촉하셨지만, 매번 여러 가지 핑계로 할머니의 입을 막았다.그러나 성연의 마음을 생각하면 할머니도 너무 강하게 재촉하지 못할 것이다.성연이 자신에게 시집오는 게 단지 아이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해야 한다.성연은 속으로 매우 기뻤지만, 약간의 근심도 있었다.자신은 신의의 후계자로서 아직 이행해야 할 많은 책임이 있었다.아이는 비록 급하지 않다 하지만 무진이 이렇게 잘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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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4화 빌미를 제공하다
WS그룹은 성연을 통해 소개받은 L기업과 대형 합작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그 사업 총 자금이 200 억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양측은 이번 거대 합작 사업을 기념하기 위해 성대한 테이프 커팅식을 거행할 계획이다.무진은 이 일을 성연에게 말했다.“이 사람은 네가 소개했으니 너도 나와 같이 현장에 가자.”이번에 성연 덕분에 이 대형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모두 성연의 공이다. 그래서 무진은 성연도 함께 참석하기를 바랬다.자기 혼자 그곳에 가면 심심하다.만약 성연이 함께 간다면 다를 것이다.원래 성연이 집에 별일도 없다고 생각하면 아마 승낙할 것이다.무진이 제안을 하자 성연이 완곡하게 거절했다.“이것은 회사 일이에요. 내가 경솔하게 나서면 아마 또 둘째, 셋째 일가 쪽에서 불쾌감을 드러낼 거예요. 지금 두 당숙들이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고 있다구요. 그분들에게 빌미를 제공할 수는 없어요.”성연의 내심은 현장에 갔다가 사실이 드러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그래서 당연히 이번에 갈 수가 없다.저쪽은 모두 자신의 사람들이다. 일거수일투족 함께 했던 이들이라 어떤 습관은 아마 고치지 못할 터.성연은 무진이 알아차릴까 걱정이 되었다.그러니 안 가는 게 더 안전하다.무진은 성연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서 더 이상 재촉하지 않았다.대신 성연에게 몇 마디 권하기만 했다.“둘째, 셋째 할아버지 쪽은 신경 쓸 필요 없어. 그것은 네가 연결해 준 회사야. 설마 너 어떤 모습일지 현장에 가서 직접 보고 싶지 않아?”“그때 생중계할 거잖아요. 나도 보면 좋죠. 하지만 내가 가도 할 수 잇는 게 없는 걸요.”성연은 그저 웃었다.이번 테이프 커팅은 절대 갈 수 없다.얼마 전까지 언론 매체 앞에 모습이 드러났다 가까스로 잠시 조용한 날을 보낼 수 있었다. 성연은 더 이상 신상 털리고 싶지 않았다.키보드 워리어는 이성이 없었다.“그래, 얌전히 집에 있어.” 무진이 성연의 뺨을 쓰다듬었다. 성연은 원하지 않는데 자신이 강요할 수는 없었다.그리고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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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5화 이익의 극대화
성연은 역시 원하던 대로 가지 않았다. 그러나 무진은 합작 파트너 앞에서 연신 성연을 칭찬했다.서로 교제를 나누어야 회사에 큰 이익을 안겨줄 수 있을 테니.무진은 두 사람이 당연히 아는 사이일 거라 생각했다.그래서 무시로 합작 파트너 앞에서 성연의 칭찬을 한 것이다.성연은 이번에 정말 큰 도움을 주었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면 내부의 일부 경솔한 주주들은 분명 어느 줄을 잡아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잘 생각해 볼 것이다.강일헌의 선동에 대해 저들도 다시 잘 생각해 볼 테고.어찌 되었든 지금 강일헌은 이미 회사에서 쫓겨난 상태지만, 저 무리에 속한 주주들은 아직 회사에 남아있다.도대체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그들이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합작 파트너인 L기업의 대표는 김현태의 수하 중에서 특별히 고른 이였다.물론 성연의 수하이기도 하다.지금 무진이 자기 보스를 칭찬하는 말을 듣고 있자니, 합작 파트너의 심정이 좀 복잡했다.그러나 자신도 따라서 아부했다.“미스 송은 확실히 드문 인재입니다. 애초에 내가 찾았을 때 미스 송이 적극 추천한 덕분에 우리 사이의 합작을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잘 알고 있습니다.” 무진이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저들 제품은 아주 심플함을 추구했다. 단지 제품만 본다고 이렇게 큰 회사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그중 성연이 적지 않은 도움을 준 게 틀림없다.무진은 좀 후회가 되었다. 진짜 성연을 오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그러면 성연이 어떤 큰일을 해냈는지 볼 수 있을 텐데.“오늘 미스 송은 왜 안 왔습니까? 나는 미스 송과 계속 교류하고 싶습니다.” 합작 파트너는 성연이 오지 않는 이유를 알면서도 일부러 물었다.안 그러면 자신들이 짜고 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몸이 좀 좋질 않습니다.”무진은 결국 성연이 오지 않은 진짜 이유를 말하지 않았다.소용이 없어서 성연을 당당히 이 자리에 세우지 못한 것이다.“몸이 안 좋으시군요. 그래요. 미스 송에게 건강 조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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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6화 이제 마음이 놓입니다
집에 있던 성연은 연경훈의 전화를 받았다.한동안 통화한 적이 없던 연경훈의 전화번호를 본 성연은 뭐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사부님의 당부를 떠올리고 곧 바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먼저 가볍게 기침을 하며 살짝 가라앉은 음성을 가다듬은 후에 입을 열었다.“연경훈 씨.”자신을 부르는 호칭을 호칭에 저도 모르게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연경훈이 불만이라는 듯이 말했다.“고 선생님, 지난번에 그냥 이름만 부르기로 약속했잖아요? 그런데 왜 또 성까지 붙이는 거예요.”생각할수록 좀 서운한 연경훈이다.연경훈의 말에서 성연은 자신을 향한 섭섭한 마음을 읽었다.하지만 아무런 흔들림 없이 담백하게 대답했다.“연경훈 씨, 각자의 위치가 있는 만큼 예의를 갖추어 호칭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무슨 일로 전화했어요?”연경훈이 바로 용건을 말했다.“우리 할아버지가 또 발작을 일으키셨는데, 까닭을 모르겠어요. 지금 누워 계시는데 고 선생님이 다시 와 주시면 안 되겠어요?”연수호 어르신의 병증에 대해서는 북성의 날고 긴다 하는 의사들 모두 속수무책이었다.지난 번 성연이 연씨 저택을 찾아 치료한 후에야 간신히 차도를 보였다.그러니 연씨 가족들은 성연 이외의 다른 의사에게 보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집안의 최고 어르신인 연수호의 건강이 가장 중요했기에 결국 염치없지만 성연에게 다시 연락을 했다.연경훈의 말을 들은 성연은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우선 가서 사실 여부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다만 성연 자신을 향한 연경훈의 마음이 꽤 저돌적인 터라, 자신을 만나기 위해 연경훈이 할아버지 연수호 어르신을 구실로 삼은 게 아닌가 잠시 걱정이 되었을 뿐이다.그러나 연씨 집안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연경훈으로서는 방법이 없었다게다가 비록 다소 건들건들하는 연경훈이지만 할아버지 연수호의 건강을 가지고 농담할 정도는 아니었다.그래서 성연은 일단 가보기로 결정했다.연수호 어르신의 건강이 정말 심각해진다면 자신은 사부님을 볼 면목이 없게 될 터이다.성연은 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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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7화 스승의 뜻
성연은 연수호 어르신에게 30분 가까운 시간 동안 침을 놓았다.혈을 찾아 정확하게 침을 놓은 후 어르신 옆을 지키는 동안 핸드폰을 가지고 놀았다.안타까운 눈빛의 연경훈도 고 선생 즉 성연과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에 그 옆을 함께 지켰다. 고 선생에게 자신을 상대해 줄 마음이 없어 보여 그저 그 옆에서 지킬 수밖에 없었다.시간이 되어 침을 뽑고 난 후, 연수호는 몸이 훨씬 가뿐해졌음을 느꼈다.아플 정도로 명치를 꽉 짓누르던 것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러자 연수호의 안색 또한 아주 좋아졌다.일어나 앉은 연수호는 성연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선생, 정말 고맙습니다. 고 선생은 당신 사부님과 똑같군요. 과연 명불허전입니다. 침술 한 번에 바로 효과를 봤습니다.”성연이 와서 치료할 때마다 자신의 병세가 호전되었다.몸이 안 좋을 때면 그저 고 선생이 와 주기만을 바랄 뿐이다.이제 고 선생이 눈 앞에 있으니 다른 의사는 청할 생각도 나지 않았다.“과찬이세요. 어르신만 괜찮으시면 돼요.” 성연이 빙그레 웃었다.연수호 어르신에 대해 성연은 무척 강직하고 호쾌한 분이라는 좋은 인상을 받았다.게다가 사부님의 친우이기도 하니 성연은 연수호를 집안 어르신 마냥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했다.“고 선생이 왔으니. 이제 괜찮을 겁니다.” 연수호는 턱을 쓸어내리며 성연을 바라보았다.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었다.성연은 그저 미소만 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그런데 연수호가 불쑥 말을 던졌다.“고 선생, 우리 집 경훈이는 어떻습니까?”성연에 대한 손자 연경훈의 마음은 진심이었다.성연에 대한 마음을 가족들에게 드러낸 이후 손자는 하릴없이 밖으로 놀러 다니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연수호가 보기에 만약 고 선생이 손자 경훈의 짝이 된다면, 앞으로 손자 경훈을 바른 길로 잘 인도할 게 분명했다.그러면 더 이상 연경훈에 대해 가족들이 근심할 필요도 없을 터.손자 연경훈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늘 천둥벌거숭이 같던 녀석이었다.그러던 녀석이 고 선생과 있을 때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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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8화 낙담하고 슬픈 표정
성연은 연수호 어르신과 두세 마디 이야기를 나눈 후 돌아갈 차비를 했다.그때 줄곧 소파에서 기다리고 있던 연경훈이 돌아가려는 성연을 만류했다.“고 선생님, 식사하시고 가세요. 특별히 주방에 고 선생님이 좋아하는 다과도 준비하게 했어요.”오늘도 할아버지 때문에 겨우 연락해서 온 고 선생이다. 지금 가면 또 언제 오게 될 지 알 수가 없다.연경훈은 차마 고 선생을 그냥 돌려보낼 수가 없었다.연경훈의 의도를 이미 짐작한 터라 더는 연씨 저택에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던 성연이 재차 거절했다.“실험실에 처리할 일이 남아 있어서 가 봐야 해요.”고 선생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그녀의 일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할 수 없이 연경훈은 고 선생을 저택 입구까지 배웅한 후 집 안으로 들어갔다.낙담한 마음에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손자를 보자 연수호 역시 마음이 아팠다.비록 평소 가족들을 다소 걱정시키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족들에게는 꽤 다정한 손자였다.지금 같은 손자의 모습은 거의 처음 보는 듯하다.연수호가 손자 옆에서 충고의 말을 건넸다.“경훈아, 만약 고 선생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만두어라. 고 선생은 다른 여자들과 달라. 돈이나 성의로 쉽게 마음이 움직일 사람이 아니야. 고 선생이 품은 뜻이 원대한만큼 너도 열심히 정진해야 해.”그래도 연경훈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그동안 놀기도 많이 놀았던 그였지만 진심이었던 적은 지금이 처음이었다.이 세상에 자신을 이처럼 설레게 만드는 여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고 선생을 만난 후에야 깨달았다.연경훈은 하고 싶은 건 뭐든 다하는 거침이 없는 사람이다. 고 선생에 대한 마음도 지금까지 숨긴 적이 없었다.고백하고 차인 직후에는 낙담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지금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연경훈이 크게 고개를 저었다.“다른 여자들은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었어요. 그런데 고 선생은 달라요. 처음 본 순간부터 내 모든 걸 기꺼이 던지고 싶었어요.”연수호가 한숨을 내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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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그녀가 너무 좋아
기분이 좋지 않았던 연경훈은 같이 술 한 잔 하자고 무진에게 연락했다.연경훈과 아는 형 동생 사이로 친하게 지내던 무진이 술 약속을 받아들였다.평소 아무 생각 없어 보이는 연경훈이다 보니 무진을 귀찮게 할 일이 거의 없었다.그래서 무진은 연경훈이 오늘 진짜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자신을 찾나 보다 짐작했다.무진은 오늘 저녁에 일이 있어 늦게 귀가한다는 메시지를 성연에게 보낸 후에 연경훈이 주소를 보낸 바를 찾아갔다.무진이 룸에 들어갔을 때, 연경훈은 혼자서 이미 두 병을 마시고 이 발그스레한 상태였다.연경훈의 옆에 앉으며 무진이 물었다.“무슨 일이야?”“무진 형, 고 선생님, 기억해요?” 연경훈이 고개를 들며 되물었다. 습기를 머금고 촉촉한 두 눈이 꽤나 불쌍해 보였다.연경훈이 고 선생을 언급하자 순간 손을 움찔한 무진이 물었다.“무슨 일인데 그래?”“전 정말 고 선생님이 좋아요. 그런데 아무리 해도 그녀의 마음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무진 형, 형은 고 선생님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시겠어요? 좀 도와줘요.”연경훈의 목소리가 비애로 가득 차 있었다.슬픔에 푹 젖은 음성을 듣는 순간, 무진은 연경훈이 진짜 사랑에 빠졌음을 알 수 있었다.친한 동생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긴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그런데 하필 그녀는...고개를 숙이고 있던 연경훈은 자신이 입을 여는 순간 굳어진 무진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사실 연경훈의 입에서 나오는 고 선생이 바로 성연이라는 사실을 무진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전부터 계속 의심스러웠는데 나중에 몇 가지 증거들로 해서 고 선생이 성연이 맞다는 걸 알아냈다.그런데 지금 친동생 같은 연경훈이 성연을 좋아한다고 한다.자신의 약혼녀를.눈빛이 깊어진 무진이 입을 열었다.“세상에 미인은 많아. 어쩌면 지금 고 선생에게 느끼는 감정은 한 순간의 신선함 때문일 수도 있어. 익숙해지면 차츰 아무렇지 않아질 거야.”“아니야, 지금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나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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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예사롭지 않다
이튿날, 성연이 집에 있는데 연경훈이 또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화면에 뜬 연경훈의 번호를 보고 받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연경훈을 친구로 받아들인 성연.결국 잠시 고민한 끝에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에요?”핸드폰 건너편에서 연경훈의 음성이 들렸다. 어째 좀 조급함이 느껴지는 말투다.“고 선생님, 몸에 갑자기 종기가 생겼어요. 와서 좀 치료해 주면 좋겠어요.”연경훈의 음성을 들으니 거짓말 같이 느껴지지는 않았다.그런데 멀쩡하던 연경훈의 몸에 갑자기 종기가 왜 생겼을까?어떤 병들은 예사롭게 생각하고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된다.연경훈이 사부님 친우의 손자라는 사실만으로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그리고 연경훈은 자신에게 고백한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즉 사람 자체는 괜찮았다.성연이 증세에 대해 캐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에요? 지금 또 다른 증세는 없어요?”연경훈이 대답했다.“복부 쪽을 누르면 좀 아파요.”잠시 생각하던 성연은 결국 가서 진찰해 보기로 결정했다.이미 자신 앞에 놓인 일이다. 아프다는 걸 알면서도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그건 연수호 어르신고 연씨 가족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그래서 성연은 가겠다고 약속했다.“알았어요. 시간이 날 때 가서 볼게요.”연경훈은 성연의 약속을 받고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사실 연경훈이 전화해서 성연을 찾은 것은 무진의 의견이었다.무진이 왜 이런 요구를 했는지는 의아스러웠다.그러나 늘 믿고 의지하던 친형 같은 무진의 말에 연경훈은 두말없이 바로 따랐다.이 전화가 걸려왔을 때.사실 성연의 옆에 무진이 함께 있었다.욕실에 들어가 전화를 받고 나온 성연이 어딘가 다급한 기색을 보였다.사실 무진은 성연이 무슨 일로 그러는지 알고 있다.그런데도 일부러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성연은 자신이 너무 드러나게 행동해서 무진이 알아차린 것은 아닌지 고민했다.대신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다.“그냥 몸이 좀 불편해서 올라가서 좀 쉬어야겠어요.”그렇게 둘러댄 뒤에 성연은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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