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776 챕터
제131화
"아이고, 깜짝이야!"장진희가 깜짝 놀라서 그만 괴성을 내고 말았다."전기가 왜 끊긴 거야? 깜깜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잖아. 정우야, 어딨어? 어떻게 된 일인지 빨리 알아봐!"신정우는 휴대폰 손전등으로 불빛을 비췄다.그는 재빨리 경비실에 연락했고, 경비 아저씨가 와서 한참을 확인하다가 전기 요금이 밀렸다는 사실을 알려줬다."전력 공사에서도 이미 퇴근을 했으니, 온라인으로 요금 납부하세요! 휴대폰 앱 깔고 납부하시면 됩니다."과거에 이런 일에 신경을 쓰지 않던 신정우는 요금을 어디에 어떻게 납부하는지도 몰랐다. 한참 지나서도 그는 결국엔 전기 요금을 납부하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부득이하게 신정우는 남가현에게 전화를 걸었고 남가현도 별로 거부의 반응이 없이 전화를 받았다."가현아, 집에 지금 정전이 되었는데 네가 대신 요금을 납부해 줘!"남가현은 못마땅한 말투로 말했다."정우 씨, 제정신이야? 나보고 전기세를 내달라고? 전기가 끊기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야?"그녀는 화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그러나 두 입도 먹지 못하고 신정우한테서 다시 전화가 왔다."가현아, 도와줘. 진짜 할 줄 몰라서 그래. 내가 돈 보내줄게. 전기가 없으면 오늘 밤 어떻게 지내라고?""내 알 바 아니야!"남가현은 다시 전화를 끊었다.그러나 3초가 지나지 않아서 또다시 전화벨이 울리자 그녀는 눈알을 굴리다 전화를 받았다."내가 전기 요금을 내줄 수는 있어. 20만 원만 보내면 전기 요금 내가 납부할게. 날씨도 쌀쌀해지는데 아이들에게 옷을 몇 벌 사준다고 생각해."신정우가 분노를 터뜨렸다."남가현! 너! 돈에 미쳤어?""싫어? 싫으면 끊을게."남가현이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신정우의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알았어! 알았어! 줄게, 주면 되잖아. 지금 바로 입금할게."남가현이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고마워!"전화를 끊자마자 돈이 입금되었다.하지만 그녀는 반나절동안만 쓸 수 있을 만큼의 금액만 납부했다.새벽 한밤중에 신정우의 집에 또다시 정전이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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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신정우의 머릿속이 하얘졌다.그는 자기가 T 그룹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줄 알았는데 이게 웬걸? 해고당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이 순간, 그는 갑자기 자신이 해고된 이유를 깨달았다.바로 2억 뇌물수수 사건 때문이라는 것을 짐작했다.아니나 다를까, 임원 중 한 명이 다가와 신정우에게 손에 들고 있던 물건을 건넸다."이유를 알고 싶어요? 직접 보세요."신정우의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그는 갑자기 몸에서 힘이 빠지면서 무중력 상태가 되어 하마터면 주저앉을 뻔했다.이때 제복을 입은 두 남자가 다가와 T 그룹 고위직 임원들에게 경례를 하고 신정우를 데려갔다.연행되기 전 그는 몇몇 간부들이 남지훈에게 열렬히 다가와 남 사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봤었다.고위직 임원이 남지훈 대리에게 남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보고 이미연도 약간 당황했다.일정 지위에 오른 상사가 아니라면 T 그룹 간부들은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도 해고당했기 때문에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운명이었다.T 그룹에는 오래전부터 같은 부서 끼리는 사내연애가 안 된다는 규칙이 있었다. 상사와의 연애는 더욱더 엄중한 처벌을 받기에 충분했다.그들에게는 마른하늘의 날벼락 같은 하루였다.남지훈은 신정우가 체포되든 말든 자기 알 바가아니라는 식으로 이 모든 것을 무시했다.신정우의 말대로 남가현과 이혼한 이상 둘은 이제 아무 관계가 없는 사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그래도 그는 신정우가 경찰에 잡혀갔다는 메시지를 남가현에게 보냈다.그 메시지를 본 남가현이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졌다.어쨌든 둘은 한때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고 부부였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하지만 얼마나 진실한 감정이던, 시간과 유혹 앞에서 붕괴되고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영원한 사랑은 동화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머릿속의 생각을 떨쳐 버리고 그녀는 열심히 학업에만 전념했다.새로운 삶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에 두 배의 노력을 기울이고 더 신나는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했다.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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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남지훈은 쓸쓸한 표정을 지었다.소연이 남지훈에 대한 훈련은 점점 더 잔인해지고 있었다.며칠 전에는 역기를 들고 달리기까지 시켰다.'이렇게 천 번을 당기고 나면 다리 잘려 나가는 거 아냐?'"너... 몇 개나 당길 수 있어?"남지훈이 물었다."나? 난 이런 거 안 해 봤는데. 다리가 굵어져."소연이가 씁쓸하게 웃었다.남지훈이 어안이 벙벙했다.곧 그는 훈련 상태에 들어갔다.기본 날숨 법의 도움으로 그는 실제로 연습하기가 더 쉬워졌다.하지만 천 개를 하고 나니 그는 다리와 발에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다.소연이는 지쳐하는 남지훈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단숨에 2천 개를 끝낼 수 있을 때 복싱 연습을 시작할 수 있어."남지훈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훈련하는 동안에도 기본 호흡법에 대한 그의 연구는 멈추지 않았다.훈련 때문인지 기본 호흡법이 가져다준 혜택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현재의 그는 매우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쳤다.하지만 소연은 만약 남지훈이 단숨에 2천 개을 완수할 수 있다면, 하체가 매우 단단해져서 자신을 능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격투 기술을 조금만 더 연습하면 호신술은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그녀는 하체 운동을 하는 남지훈에게 말했다."항상 한 가지는 명심해, 아무리 무예 실력이 좋아도 칼에 대항하지 못한다는 것을. 만약 여럿이 칼을 들고 널 공격하려고 한다면, 그때는 무모하게 덤비지 말고 최대한 빠르게 도망가."이 정도 원리는 그도 알고 있었고 그는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며칠이 지나자 남지훈은 이미 단숨에 2천 개까지 할 수 있었다.소연도 보고 깜짝 놀랐다.'이놈 진짜로 무예 천재야? 한 달밖에 안 됐는데 기본 훈련 항목을 이미 완벽하게 하고 있잖아! 오빠들도 어릴 때 몇 년 동안 연습해야 이 정도 할 수 있었는데, 얘는 뭐지?'"이제부터 복싱이야. 지금은 그 어떤 동작도 가르쳐 주지 않을 거야."그녀가 모래주머니를 두드리며 말을 이어갔다."이 모래주머니를 김명덕이라고 생각하고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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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지금까지도 남지훈은 그 누나의 이름이 뭔지 몰랐다.그녀는 꽃바구니를 들고 찾아와서 말했다.”지훈아, 네 친구가 가게를 개업했다는 소식을 왜 알리지 않았어? 내가 친구들을 불러서 도와주러 왔어."남지훈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누나 대신해 서둘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그는 그녀의 방문을 매우 환영했고, 활기찬 에너지에 감탄하며 이미 가게 개업에 대해 알고 있는 그녀의 능력에 또 한 번 놀랐다.대장 누나가 묻자 그제야 남지훈은 자기 누나가 운영하는 가게라고 말해 주었다.남지훈의 운은 항상 좋았다. 그가 만난 사람들 모두 매우 열정적이고 의리를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다.열기가 한창 뜨거워질 때쯤, 송유리도 가게를 찾았다.그녀는 소연처럼 겸손하지 않았고, 화려한 슈퍼카를 타고 왔다. 뒷좌석에는 꽃바구니도 들어있었다.그녀는 극도로 오기 싫었는데 바쁜 송태수와 송기헌을 대신해서 축하하러 온 거였다. 그녀는 아직 남지훈을 삼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꽃바구니를 치우며 소연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이 더욱 이상해졌다.소연도 송유리를 놀리려는 의도가 다분했다.그녀는 송유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숙모라고 불러봐, 들어나 보자."송유리는 얼굴에 놀란 표정을 짓고, 한참이 지나서야 "숙모"라고 딱 두 마디만 했다.그날 밤, 남지훈과 소연이가 떠난 후 송태수는 송유리와 송기헌에게 소연을 만나면 숙모라고 불러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했었다.그녀는 원망스러운 표정으로 소연을 바라보며 물었다."만약에, 그러니까 내가 소연 씨 둘째 오빠랑 결혼하면 그때는 서로 어떻게 부를 건데요?"소연이가 싱겁게 웃으며 말했다."나는 올케언니라고 부를 테니, 나를 숙모라고 불러도 좋아."송유리는 미련이 없는 표정으로 멍해 있었다.개업 첫날부터 매우 바빴다.남가현은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잠깐 내서 아이들을 데리러 학교에 갔다 왔다.그녀가 돌아왔을 때 문 앞에 불청객이 서 있었다.신정우!옷차림은 단정했지만 헝클어진 머리로 문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신정우의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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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어떻게 사람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변하지? 그것도 이혼한 지 며칠 만에?'그녀는 심지어 신정우가 몇 년을 감옥에서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이런 꼴이 감옥에 가두는 것보다 신정우에게는 훨씬 더 큰 고통일 수 있었다."남가현!"신정우가 담배꽁초를 바닥에 던지고 세차게 밟으며 말했다."옛정을 생각해서라도 나한테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나는 여전히 아이들의 아빠야. 그런데도 내가 이런 꼴로 지내길 바라는 거야?"그는 이를 갈았다.연이은 타격으로 그는 맥이 빠졌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건 남가현 하나뿐이었다.남겨현은 신정우가 어떻게 이곳을 찾았는지 몰랐지만, 어떠한 연민도 없이 냉정하게 말했다."당신, 무슨 낯짝으로 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거야? 이 모든 게 다 당신 손에서 비롯된 거 아니야?""애당초 당신이 가정을 잘 지키고 밖에 나가서 함부로 굴지만 않았더라면 당신이 감옥에 들어가더라도 나는 당신을 기다렸을 거야. 이제 와서 내 앞에 와서 울며 겨자 먹기야? 다 소용없어!""빨리 가! 안 가면 경찰 부를 거야!"신정우는 이 모든 것이 남가현과 남지훈이 계획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는 더욱더 그들에게 원한을 품게 되었다."난 이대로 못 가! 천만 원 안 주면 여기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을 거야! 장사하기 싫은 건 아니지?"남가현이 화가 나서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 들었다.신정우가 이런 식으로 자기를 협박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이때 마스크팩을 쓰고 있던 대장이 가게에서 나오며 소리를 질렀다."누구야? 누가 감히 남의 가게 앞에서 행패야?"대장이 나오는 모습을 본 남가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남지훈이 남가현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대장이 보기에 그냥 연약한 여자로 보이지만, J 도시에서 알아주는 인물이야. 대장이 누나 가게를 커버하고 있으면 아무도 함부로 누나를 건드리지 못할 거야."남가현은 대장의 배경을 생각하며 신정우에게 미친 듯이 귀띔했다."더 험한 꼴 보기 전에 빨리 가!"그는 오히려 대장의 말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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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다른 한편, 남지훈은 소연을 데리러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지훈이 회사 건물을 나서자마자 유 팀장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사건에 중요한 진전이 있다고 했다. 그날 오후, 주차장 입구에서 그를 구타했던 사람들이 자수했다는 것이었다! 남지훈은 경찰서에 도착했다. 그들은 남지훈을 보자마자 귀신이라도 본 듯 얼어버렸다. 그들은 이 며칠간 쥐처럼 피해 다니기에 바빴다. 밤만 되면 전전긍긍하여 집 밖을 나서지도 못했다. 그들은 더는 이렇게 살 수 없었다. 게다가 김명덕이 돈까지 주지 않으니 자수를 택했다. 그들을 한눈 본 남지훈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 사람들이 맞아요.” 남지훈도 그들이 이렇게나 오랫동안 자취를 감추다가 갑자기 자수를 할 줄은 몰랐다. 유 팀장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남지훈을 데리고 사무실로 갔다. 그는 사건이 마침내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며칠간 J 도시의 가장 부자 집안인 소씨 집안과 송씨 집안에서 번갈아 가며 재촉해 대니 그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렇게 해결되었으니 정말 다행이야! 유 팀장은 남지훈에게 물을 한 잔 따르고는 물었다. “김명덕과는 무슨 원한관계라도 있나요?” 남지훈은 김명덕이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한동안 김명덕과 명덕 테크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남지훈은 말했다. “저는 예전에 그의 직원이였어요. 그는 제 사장님이었죠. 하지만 제 여자친구가 그와 바람이 났어요. 전 분을 이기지 못해 그한테 주먹질을 했고요.” 이 말을 들은 유 팀장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역시 동기가 있었다. 한편으로 그는 또 김명덕이 담이 크다고 생각했다. 감히 남지훈의 여자친구를 빼앗다니! 남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요즘 들어 그의 회사 실적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전에 S그룹애서 입찰할 때 크게 실패하면서 업계 내 사람들한테서 미움을 산 원인이 클 거예요.” “그때는 우리 회사인 대승 테크가 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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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김명덕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남지훈이 떠올랐다. 그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전... 전... 그냥 평범한 사업가일 뿐인데, 어떻게 살인사건에 연루될 수 있나요!” “당신네 성실한 사람들만 골라서 괴롭히는 거 아니야?” 두 경찰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수갑을 꺼내자 김명덕은 그제야 입을 다물었다. S그룹에 도착한 남지훈이 주차를 해두고는 소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소연은 밥을 먹고 있다면서 남지훈더러 부대표실로 오라고 말했다. 남지훈은 이마를 찌푸렸다. 알 수 없는 실망감이 들었다. 남지훈이 부대표실에 도착했다. 남지훈은 소연과 소한진이 각자 앞에 와인을 놓고 마주 앉아 있는 것을 보자 질투가 폭발했다. 남지훈은 소한진의 미모와 재력을 탓할수 밖에 없었다. 남지훈은 소한진이 소연의 오빠인 것도 몰랐기 때문에 질투는 당연한 일이었다. 왔어? 소연은 신경을 쓰지 않고 남지훈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빨리 앉아서 먹어. 네 것도 시켰어.” 남지훈은 머리를 숙이고 테이블 끝에 앉았다. 그저 눈앞의 음식들을 바라보기만 할 뿐 손을 대지 않았다. “왜? 별로야? 다른 것 시켜줄까?” 소연이 물었다. 남지훈은 머리를 저었다. “배 안 고파. 먼저 먹어.” 소연의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남지훈이 평소답지 않다는 것을 느꼈으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소연이 다 먹고 나서도 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는 머리를 숙이고 앞에서 터벅터벅 걸을 뿐이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거야?” 소연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남지훈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소연은 남지훈이 차를 평소보다 빠르게 운전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챘다. 스카이 팰리스에 돌아온 남지훈은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소연아, 우리 얘기 좀 할까?” 소연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무... 무슨 얘기?” 그녀는 남지훈의 말투에서 남지훈이 지금 기분이 좋지 않으며 그 원인이 본인한테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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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텅텅 빈 집을 바라보고 있자니 남지훈의 기분도 썩 좋지는 않았다. 그는 소연이 도대체 왜 그러는지 알 수가 없었다. 최근 소연은 그에게 너무나도 잘해주었다. 칼에 찔렸을 때도, 함께 집에 다녀 올 때도, 상처가 감염 됐을 때도 항상 챙겨주었고 누나의 일까지도 소연이 도와주었다. 그는 소연이 자신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남지훈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리가 아팠다. 모래주머니 앞에 선 남지훈은 한주먹 한주먹 세게 내리꽂았다. 그의 눈에는 모래주머니가 김명덕이고 소한진이었다. 한참을 때렸으나 남지훈의 기분은 나아지질 않았다. 남지훈은 핸드폰을 들어 소연한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누구도 받질 않았다. 밤 10시, 소연은 본가에 도착했다. 소한진도 방금 회사에서 퇴근하여 돌아왔다. 온 가족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소연이 가족 단체 채팅방에 결혼하겠다고 선포한 뒤로는 처음 집에 돌아온 것이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오늘 어쩌다 집에 돌아왔어? 매제 혼자 스카이 팰리스에 두고?” 소한용이 물었다. 소씨 일가는 소연과 남지훈이 최근 사이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걸 모두 알고 있었다. 모든 게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밤은 달랐다. “힘들어. 나 쉴래.” 소연의 눈빛은 차가웠다. 남지훈의 말들을 생각하니 화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그녀는 가족들과 털어놓기도 귀찮았다. “연아, 엄마랑 말해 봐. 무슨 일인데?” 소연의 엄마 주옥금이 말했다. “엄마.” 소연은 갑자기 서러워졌다. “남지훈 그 나쁜 놈이! 나와 오빠가 그렇고 그런 사이인 줄 알고...” 소씨 일가는 모두 말문이 막혔다. “얘, 이게 무슨 말이니?” 주옥금이 소한진을 바라보았다. 소한진은 억울하다는 듯이 말했다. “엄마, 저도 모르는 일이에요! 저도 황당하다고요!” 그는 한참을 생각하더니 갑자기 말했다. “아, 맞다! 어제저녁에 동생이 지훈이가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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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그녀는 둘째 아들 소한용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건 시한폭탄과도 같은 거야. 내일 네가 방법을 생각해 내서 나와 지훈이가 우연히 만날 수 있게 도와줘. 내가 연이에 대해서 돌려서라도 말하게.” “엄마.” 소한용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매제한테 내일에 또 동생이 소씨 집안의 사람이란 것까지 밝히면 매제는 속았다고 생각하고 더 화가 날 게 뻔하지 않나요?” “화가 나려면 한 번에 나야지. 한참 뒤에 다시 화나는 것보다 나아!” 주옥금은 말했다. 소한용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과 송유리 사이의 일도 다 처리하지 못했는데 지금 여동생과 매제의 일로 속을 썩이다니, 골치 아픈 일이 아닐 수가 없었다. 그는 밤새도록 스카이 팰리스에서 지키고 있기로 마음먹었다. 망원경을 통해 그는 남지훈이 모래주머니에 한 주먹 한 주먹 내리꽂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퍽! 주먹에 맞아 날아가는 모래주머니를 본 소한용은 깜짝 놀랐다. “깜짝이야! 얼마나 화가 난 거야?” 남지훈은 모래주머니에 다른 끈을 묶고는 다시 걸었다. 그는 핸드폰을 들어 소연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전화는 이미 꺼진 상태였다. 온 밤잠을 설칠 게 뻔했다. 남지훈은 밤새도록 모래주머니만 때렸으며 끈도 세 번이나 바꿨다. 아침에 일어난 남지훈의 주먹은 온통 빨갰다. 밤새도록 모래주머니를 때렸지만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핸드폰을 들어 소연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여전히 꺼진 상태였다. 그는 아침을 먹을 입맛도 없었다. 남지훈이 문을 나서는 것을 본 소한용은 핸드폰을 꺼내어 먼저 소연에게 문자로 남지훈이 밤새도록 모래주머니만 때렸다고 말해주고는 다시 주옥금한테 전화를 걸어 남지훈이 외출한다는 것을 알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연은 문자에 답장했다. “걔가 모래주머니를 때리건 말건 나랑 무슨 상관인데. 온 집안을 다 부숴도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다른 한편, 회사에 도착한 남지훈이 차를 주차하고 들어가려고 하는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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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주옥금은 송태수의 대답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두 집안은 왕래가 잦았기에 소연이 S 그룹의 대표로 있는 사실을 송태수도 알고 있을 게 뻔했다. 그런데 왜 그녀의 예상한 답변이 나오지 않은 거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았다. 남지훈더러 송태수에게 전화를 걸라고 하지만 않았어도 주옥금에게는 자세히 설명할 기회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T그룹의 대표마저도 그렇게 말하니 그녀가 이제 와서 설명해 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주옥금은 좋은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일을 그르친 것만 같았다. 그녀는 소연과 송태수가 말을 맞췄을 줄도 몰랐고 송태수도 그녀가 남지훈의 바로 옆에 있는 줄은 몰랐다. 남지훈은 전화를 끊고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아줌마, 저는 당신보다 송태수를 더 믿어요.” 이것이 인지상정이었다. 남지훈은 주옥금을 전에 본 적도 없었을뿐더러 소연과 주옥금이 조금 닮았을지라도 흔한 일이라 생각했다. 주옥금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어떻게 설명해야 남지훈이 믿을 수 있을까? “그럼 또 다른 할 말이라도 있으신지?” 남지훈이 물었다. “아... 아니요.” 주옥금은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일이 이렇게 진행될 줄은 몰랐다. “그럼 저는 이만 출근해 보겠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남지훈은 주옥금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회사 건물로 들어갔다. 남지훈이 떠나는 것을 본 소한용은 급히 달려와 물었다. “엄마! 어떻게 됐어요?” 주옥금은 울고 싶었다. “한용아, 엄마가 일을 다 망친 것 같아...... 가자! 네 동생을 찾아야겠어!” 남지훈한테는 돌파구가 없으니 자기 딸한테서라도 얻을 생각이었다. 회사에 도착한 남지훈은 한참을 앉아서 책을 읽다가 소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대체적인 내용은 소연의 이모가 자신을 찾아왔으며 소연이 소씨 가문의 아가씨라고 말했다는 등이었다. 소연은 답장이 없었다. 남지훈은 다시 책을 들었다. 책이 좀처럼 읽히지 않았다. 정말 자신을 무시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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