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출소해보니 약혼녀가 일곱 명!: Bab 21 - Bab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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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속을 뻔했잖아
당황한 권승훈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본부의 부궁주들이 전화를 걸 정도면 저자는 절대 평범한 사람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눈앞의 능글거리는 이선우는 부궁주를 움직일 수 있을 만큼 대단한 사람 같진 않았다.'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아니면 우연인가?'권승훈은 후자에 걸기로 했다. 방금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대단하신 분은 다른 사람임이 틀림없었다. 이선우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 리가.상념에서 빠져나온 권승훈이 이내 태도를 돌변했다."참나, 진짜 속을 뻔했잖아, 이 새끼야. 그깟 수법으로 날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넌 아직 한참 멀었어. 뭣들 하는 거야, 당장 저놈의 사지를 분질러 버려!"권승훈의 명령을 받은 제9궁의 제자들이 험악한 표정으로 이선우를 둘러쌌다. 그 기세에 김소희와 임주하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임주하는 자신이 결정을 내릴 때라고 생각했다. 김소희와 이선우에게 피해를 줄 순 없었다."권승훈, 당신이 원하는 건 내 몸 아니었어? 당신 뜻대로 할게. 대신 저 사람들은 놔줘. 그게 내 조건이야."임주하가 수치스러움을 이겨내고 간신히 입을 열었다. 그 말을 들은 김소희는 와락 울음을 터뜨리며 그녀를 꼭 껴안았다."그러지 마, 주하야. 절대 안 돼! 걱정하지 마, 선우 오빠가 해결할 수 있을 테니까.""하하. 늦었어, 임주하. 너랑 김소희, 오늘 내가 다 따먹어 줄게. 그리고 이선우 넌 뒈졌어, 뭣들 하는 거야, 시작해!"권승훈의 명령이 떨어지자 열몇 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이선우를 향해 달려들었다.미간을 슬쩍 찌푸린 이선우가 반격을 가하려는 그때, 커다란 굉음과 함께 잔뜩 화 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멈춰, 당장 멈추지 못해!"살기를 가득 내뿜으며 권태산이 등장했다. 제자들은 공기를 무겁게 짓누르는 기운을 못 이기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아버지. 여긴 왜...?"권승훈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권태산은 제 아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은 채 재빠르게 이선우의 곁으로 다가갔다. 허리를 숙이며 예를 갖추는 그의 태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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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두 번째 약혼녀
더없이 담담한 말투이건만 그 속엔 날카로운 살기가 가득했다.룸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사람들은 숨조차 제대로 내쉴 수 없었다.사색이 된 권승훈이 발악했다."아버지. 저 새끼 말 들을 필요 없어요! 저 새끼 사기꾼이에요. 당장 죽여버려요!"권승훈이 짐승처럼 울부짖으며 이선우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선우에게 닿기도 전에 권태산의 발길질에 멀리 나가떨어지고 말았다."저놈을 가두거라. 내 명령 없이는 절대 풀어주지 마."제자들이 얼른 권승훈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이선우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움직이는 자는 죽는다."여전히 무미건조한 말투였지만 그 안에 서린 기운은 살벌하기 그지없었다. 그 기세에 권태산도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였다.감히 그의 말을 거스르고 권승훈에게 다가가려는 자는 없었다."이 선생님, 정말 이러실 겁니까? 제 아들놈이 비록 막돼먹었긴 하나 결과적으론 임 대표가 무사하지 않습니까. 이 선생, 사람이 너무 극단적이면 못 써요. 안 그렇습니까?""제가 나설 수밖에 없겠군요."소파에 앉은 이선우가 가볍게 엄지를 까딱거렸더니 권승훈의 가랑이 사이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피가 뿜어져 나왔다."아아악!"찢어질 듯한 비명소리가 룸 안에 처절하게 울려 퍼졌다. 고통을 못 이긴 권승훈은 까무러치고 말았다.'이로서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지겠군.'이선우가 어떤 식으로 행동할지 미리 눈치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 어떤 기운의 흐름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선우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이 선생,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닙니까!"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권태산이 고함을 내질렀다. 집안에 사내 아이라곤 권승훈밖에 없었다. 고자가 되어버렸으니 권씨 집안은 씨가 말라비틀어진 거나 다름없었다."너무하다니요. 적어도 목숨은 건지지 않았습니까."이선우가 시큰둥하게 내뱉었다."당신!"말문이 턱 막힌 권태산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오늘 일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쓰러진 권승훈을 챙기라고 제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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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얼음과 불
자신을 안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선우였다."선우 씨... 여긴 어떻게..."임주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선우가 말을 잘랐다."주하 씨, 글래시아 증후군을 앓고 계시는군요. 일단 발병하기만 하면 얼음이 온몸을 뒤덮고 심각할 때는 의식을 잃기도 하죠. 당장 치료하지 않으면 기껏해야 2개월 정도밖에 살 수 없어요.""사실 아까부터 어느 정도는 예상했어요. 백 퍼센트 확신할 순 없었지만... 그런데 지금 주하 씨 증상을 보니 알겠군요. 글래시아 증후군이 확실해요."임주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선우의 진단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확실히 그녀가 앓고 있는 병은 희귀 질환인 글래시아 증후군이 맞았다. 20여 년 동안 그녀를 고통스럽게 만든 주범이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발병 주기는 더 짧아졌다. 내로라하는 명의들, 심지어 최고의 의원으로 칭송받는 오 의원도 그녀의 병을 고치려 노력했지만 모두 헛수고였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25살을 넘기지 못한다. 이제 두 달 뒤면 그녀는 25살이 된다. "주하 씨, 보시다시피 제가 의사거든요. 주하 씨가 앓고 있는 병, 제가 완벽하게 낫게 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한 달일 수도 있고, 석 달일 수도 있어요. 그 과정에서 주하 씨가 감당해야 할 고통은 상상을 초월할 겁니다.""하지만 저를 믿는다면, 또 얼음보다 차갑고 불보다 뜨거운 그 고통을 견딜 수 있다면 오늘 바로 첫 번째 단계 치료를 시작할 수도 있어요."이선우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글래시아 증후군은 그도 실제로는 처음 접하는 희귀병이었다. 의사로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었다. "선우 씨 정말로 제 병을 고칠 수 있나요?"임주하의 눈동자가 희망으로 반짝거렸다. "그럼요. 주하 씨가 잘 따라와 준다면요."이선우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믿어요, 선우 씨! 고통을 견디는 것도 자신 있고요."입술을 꾹 깨문 임주하가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이미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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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행복
반지를 자세히 관찰한 이선우는 밀려오는 충격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자신의 것과 똑같은 반지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이게 우연일 리 없어! 정말 스승님께서 내게 일곱 명의 약혼녀를 찾아주셨단 말이야?"간신히 마음을 진정시켰더니, 이번에는 칼을 들고 쫓아오는 최은영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만 같았다. "돌아버리겠군."낮게 욕설을 지껄인 이선우는 조용히 차 문을 닫고는 임주하의 방으로 되돌아갔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오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다며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통화를 마친 그는 거실 소파에서 기절하듯이 잠들었다.눈을 찌르는 햇살에 비몽사몽 정신을 차린 이선우의 눈앞에 펼쳐진 건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얼굴이었다. "깼어요? 이미 제 정체도 알아차렸겠네요?"이선우의 손에 들려 있는 반지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임주하가 입을 열었다. 얼굴은 전날보다 훨씬 생기가 돌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연약해 보였다. 벌떡 일어난 이선우는 잠시 아무 말도 없이 생각을 정리했다. "주하 씨,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제 스승님을 아십니까?"임주하는 이선우의 곁에 바짝 다가갔다. 어디서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눈치였다. 잠시 머뭇거린 그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L그룹이 양성에서 재계 순위 5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 이선우의 스승, 유동백의 도움이 컸다. 임주하의 글래시아 증후군을 치료할 수 없었던 유동백이 마음에 가책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4년 전, 유동백이 반지 하나를 보내며 그의 제자 이선우와 혼인할 의향이 있는지 물어왔다. 이선우라면 그녀의 희귀병을 치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과 함께. "저희 세 가족은 너무 기뻤어요. 우리 가문을 일으켜 준 은인이시니 저희는 고민도 하지 않고 그대로 따를 생각이었답니다. 그러나 은인께서는 당신이 어디 있는지 말씀해 주지 않으셨어요. 언제 나타날지도 몰랐고요.""그러다 1년 뒤, 부모님께서 사고를 당하셨고 L그룹도 휘청거리기 시작했어요. 제 병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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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인간백정
임주하의 아름다운 눈동자에 눈물이 고였다. 그러나 마음은 꿀을 잔뜩 머금은 것처럼 행복했다.한때 그녀에게도 도전적이고 승부욕 강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사고는 그녀에게 크나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녀의 시간은 여태 그날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니 현재 이선우가 보고 있는 건 진정한 임주하가 아니었다. "선우 씨, 우리 대표님한테 잘해주셔야 해요. 대표님이 얼마나 고생 많으셨는데요. 몸도 안 좋으시고, 부모님도 그렇게 되시고..." "지금도 누군가 뒤에서 우리 회사를 무너뜨리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어요. 비겁한 새끼, 잡히면 아주 족쳐버릴 거예요! 어머, 제가 좀 흥분했죠?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세요."정이나가 임주하의 뒤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끊임없이 재잘댔다. 임주하가 지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녀는 이선우가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2개월 뒤에 목숨을 잃을 만큼 위중하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 "두고 봐요, 1시간 뒤면 양성에 있는 모든 대기업과 명문가에서 제발 L그룹과 협력하게 해 달라고 사정할걸요? 잠깐 통화 좀 하고 올게요."인적이 드문 복도에 수신음이 울려 퍼졌다. "진씨 영감, 1시간 내로 양성의 모든 권력가와 재력가들이 L그룹과 협력하게 만들어. 성공하면 영감 눈을 고쳐주는 건 물론이고 더 높은 경지에 오를 수 있게 도와준다고 약속하지. 만약 일이 실패하면 영감은 자결해야 할 거야."이선우의 목소리는 더없이 싸늘했다. 진씨는 양성의 괴물이라 불리는 세 사람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났다. 자그마치 20년 동안이나 양성에서 폭군으로 군림하더는 그는 어느 날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그러나 그 10년 동안 실은 이선우의 스승에 의해 수라감옥에 수감되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몰랐다. 그에게는 뭇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코드네임이 있었다.'인간백정'비록 10년 동안 종적을 감췄으나 사람들은 그의 악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진저리를 쳤다. 통화를 마친 이선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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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난 모르는 일이네
정이나의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로 가득 찼다. 갑자기 숨이 턱 막혀 왔다.그러나 이내 마음을 진정시킨 그녀는 진심으로 기뻐했다. L그룹에 입사한 지 어느덧 5년이었다. 그동안 임주하는 그녀를 가족처럼 대해 주었다. 임주하를 제외 하고 L그룹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아마 자신일 것이다. 드디어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왔다.'우리 임 대표님, 남자 보는 눈은 있으시네요. 저는 두 분의 결혼을 전적으로 찬성해요! 반대하는 사람은 제가 땅에 묻어버리겠어요!'간신히 흥분을 가라앉힌 정이나가 상황을 설명하며 모든 이들을 거느리고 회사 로비로 들어갔다. 2시간 뒤, 그녀는 30건이 넘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최종 투자 받은 금액은 무려 12조였다.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전성기의 L그룹 시장 가치도 4조 정도였으니까. "임 대표님, 이대로라면 우리 그룹이 다시 전성기를 맞는 건 일도 아닐 거예요. 심지어 그때보다 더욱 휘황찬란할 거라고요.""자, 회의 준비들 합시다. 퇴사한 임원들에게도 전하세요, 회사가 다시 정상 궤도에 들어섰다고요. 또한 복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임금을 30퍼센트 인상해 드릴 겁니다.""자, 얼른 회의실로 모이세요. 오늘 야근 확정입니다."정이나는 전혀 무리 없이 사람들을 이끌었다. 이미 임주하와 얘기가 끝난 일이었다. 대표가 자리에 없을 때 회사의 모든 일은 그녀가 임 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책임진다고 말이다. 한편, L그룹 사옥 앞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김홍매가 말했다. "그럼 모두들 그자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는 말이지요? 그 양반은 대체 어디 있는 거랍니까. 부디 양성에는 오지 말았으면 좋겠군요. 안 그럼 일이 복잡해집니다."김홍매는 그 '인간백정'과 몇 차례 교류한 적 있었다. 비록 크게 원한을 살만한 사건은 없었지만, 그는 무술 실력이 몹시 뛰어난 동시에 굉장히 오만한 사람이라 조금만 수틀리면 죽여버리겠다며 달려들었다.다행히도 이선우가 건넨 단약 덕분에 그녀는 그랜드 마스터의 자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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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웬 거지새끼들이야
권태산의 의미심장한 말이 조천택의 구미를 당긴 듯했다.자신은 그랜드 마스터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다. 만약 더 높은 고수의 가르침이나 단약의 도움이 없다면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터였다.자신은 사람들에게 괴물급이라 칭송받는 무인이었다. 그러나 뛰어넘지 못하는 경지 때문에 그는 몹시 고통스러웠다.그러니 권태산의 말은 그에게 너무나도 유혹적인 것이었다. 무엇이든 기회를 잘 잡는 게 중요한 법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지를 고르느냐였다. 잠시 고민하던 조천택이 드디어 고개를 끄덕였다."일전에 태산이 자네에게 진 빚은 이걸로 갚도록 하겠네. 그놈은 이 손으로 직접 죽여주지. 허나 나도 조건이 있네. 단약 외에도 사람을 하나 찾아주게."조천택이 그자의 이름을 꺼내자 권태산의 안색이 대번에 변했다."선배님, 어찌 이 사람을 찾으시는지... 설마...."권태산이 목을 긋는 동작을 해 보였다. 조천택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우리 세 명의 고수 중 실력이 가장 뛰어난 자는 바로 그 '인간백정'이야. 그런데 이번에 갑자기 양성의 거물들에게 임주하를 도우라며 협박했다지. 그자는 머지않아 곧 양성에 나타날 거야.""그 마귀할멈은 10년만 더 수련한다면 '인간백정'과 100수는 겨룰 수 있었어. 벌써 몇 년이나 지났으니 설령 경지를 넘어서진 못했더라도 두 사람의 실력은 더 늘었을 거야.""두 사람은 모두 나와 사이가 좋지 않아. 그런데 '인간백정'은 수많은 부하를 거느리고 있으니 처리하기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거든." "하지만 그 마귀할멈은 다르지. 어쨌든 홀몸이니 처리하기도 훨씬 쉬울 거야. 그 마귀할멈만 사라진다면 양성에 내 자리가 생기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지!""정말 백조 장군과 연이 닿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인 거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다른 대책을 마련해 둔 셈이지 않은가."권태산은 무릎을 탁, 치며 감탄했다."역시 선배님이십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조속히 그 마귀할멈을 찾아내겠습니다.""아참, 제가 선배님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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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무릎 꿇고 빌어
동의를 얻은 양범준이 이선우와 임주하에게 다가갔다."어이, 여긴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니 눈치껏 꺼져. 하지만 이 여자는 지휘관님께 넘겨야겠어.""힉, 도련님, 저 여자 L그룹 임 대표 같은데요?"무리 중 한 사람이 그에게 넌지시 알려주었다. 그제야 임주하를 자세히 훑어본 양범준이 얼마 뒤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정말 임 대표네? 왜 이런 거지랑 수레를 끌고 있어? 와, 지금이 어느 시댄데... 진짜 거지 맞네.""임 대표, 저분이 누군지 알아? 전술부대 지휘관이자, 천왕궁 제7궁 주인의 조카이며 이제 곧 백조 장군의 오른팔이 될 사람이라고. 이번에 한양에 올라온 것도 백조 장군을 대신해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야.""요즘 L그룹 사정도 좋지 않다며? 혹시 알어, 한번 대주면 당신 회사가 기적적으로 되살아날지. 이런 기회는 흔치 않다고. 내가 특별히 마련해주는 거야, 고맙지? 참, 끝나면 내게 오는 것도 잊지 말고.""하하하, 역시 도련님 안목은 다르네요.""임 대표, 얼른 도련님께 고맙다고 인사드리지 않고 뭐 해요?"이선우와 임주하를 둘러싼 무리가 마구 웃음을 터뜨렸다.퍽-양범준은 이선우에게 뺨을 얻어맞고 땅에 처박혔다.순간, 현장 분위기가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모두 입을 쩍 벌리며 아무 말도 못 했다.심지어 이선우의 공격을 제대로 보아낸 이도 없었다."교통법을 위반하고 내 앞길을 막은 건 그렇다 치고, 감히 내 아내를 모욕해? 간이 배 밖으로 나왔나 봐? 그래도 목숨을 건질 기회를 주지, 당장 내 아내에게 사과해."더없이 평온한 말투 속에도 날카로운 살기가 넘실거렸다."미친 새끼가... 감히 날 쳐? 뭣들 하고 있어, 이 새끼 죽여버려."간신이 몸을 추스른 양범준의 얼굴은 이미 너덜거리고 있었다. 그의 명령에 사람들이 이선우에게 달려들었지만 발길질 몇 번에 보기 좋게 날아갔다.다시 차에서 내린 남자가 다가왔다."거지새끼 하나조차 제대로 처리 못 하나. 매우 실망스럽군. 과연 양씨 가문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다시 고려해 봐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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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둘이 잤어요?
끔찍한 소리와 함께 그의 다리 한쪽이 부러졌다.그제야 남자는 양구진이 정말로 저를 죽일 수도 있다는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기 시작했다. 양범준 패거리들은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이었다. 재빨리 무릎을 꿇은 그들이 이선우와 임주하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사과했다. 그건 남자도 마찬가지였다.머지않아 운반 카트를 밀며 목하영 별장 1호 별관에 도착한 이선우가 임주하에게 말했다."이곳 공기는 특별해요. 여기서 지내다 보면 주하 씨의 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회사 일은 정이나 비서에게 맡기는 거로 해요. L그룹은 머지않아 양성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겁니다.""지금 주하 씨에게 필요한 건 내 말대로 몸조리를 잘하는 겁니다. 모레 다시 침을 놓아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은영 씨 단약을 제조해야 해요."이선우가 거듭 당부했다. 임주하는 어딘가 걱정스러운 눈치였다."선우 씨, 은영 씨가 절 싫어하면 어쩌죠? 그나저나 은영 씨도 많이 안 좋은 거예요?"이선우를 끌어안은 임주하는 끝내 눈물을 보였다.이선우는 조용히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은영 씨가 당신을 싫어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제가 잘할게요. 은영 씨의 병세도 주하 씨만큼이나 엄중합니다. 하지만 제가 꼭 두 분을 낫게 해드리겠습니다. 자, 내 말대로 어서 휴식해야죠.""알겠어요."순순히 대답한 임주하는 까치발을 들더니 이선우의 볼에 가볍게 입맞춤했다.이선우는 그녀에게 호흡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는 기초 수련법으로, 잘 해낸다면 그녀는 무인이 될 수도 있었다.이어 이선우도 지하실에 들어가 단약을 제조하기 시작했다......."빌어먹을 노인네 같으니라고! 오늘 일은 절대 잊지 않을 거야!"목하영 별장의 또 다른 별관에서 잔뜩 부아가 치민 남자가 씩씩거리고 있었다. 약을 발라주던 의사도 그의 발길질에 나가떨어졌다."하나 같이 쓸모없긴! 지금 당장 사람 좀 보내달라고 당신 아버지에게 연락해!"남자가 양범준을 닦달했다."반드시 그 거지 새끼를 죽여버리고 그년도 짓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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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방에서 기다릴게요
"지금, 둘이, 잤다는 거예요?"최은영이 뱉는 단어 하나하나가 칼날처럼 날카로웠다.임주하는 불시에 밀려오는 한기에 저도 모르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러나 이내 냉정함을 되찾은 그녀가 해명했다."은영 씨, 오해예요. 이선우 씨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은영 씨를 저버리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어요. 은영 씨가 많이 다쳤다며 밤새 약을 만들다가 날이 밝아올 때 겨우 잠들었다는 뜻이었어요."임주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선우 씨가 깨어나면 그때 다시 얘기해요. 두 분 먼저 올라가시겠어요? 요리도 거의 완성됐거든요."임주하의 말을 듣자 최은영의 날카로운 기세가 어느 정도 누그러들었다. 거실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잔뜩 지친 모습으로 세상모르고 자는 이선우가 보였다. 그녀의 가슴이 따끔거렸다."미안해요. 내가 두 사람을 오해했어요. 일단 선우 씨는 휴식이 필요할 것 같네요. 설아, 간단한 음식 좀 만들어 줄래? 선우 씨 깨지 않게 조심하고. 난 주하 씨와 단둘이 얘기를 나눠야겠어."최은영이 반박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임주하의 앞치마를 냉큼 가로챈 이설이 주방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이윽고 임주하의 팔을 다정하게 끌어쥔 최은영이 계단을 올랐다. 그 모습은 마치 자매 같았다.곧 두 사람이 옥상에 도착했다."주하 씨, 앉아요. 우리는 아직 할 얘기가 남아 있잖아요.""좋아요."임주하는 오늘 같은 날이 조만간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선우가 그녀에게 모든 걸 털어놓았기 때문이었다.최은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방금 선우 씨의 약혼녀라고 했는데, 혹시 증표는 있나요? 지금 제가 끼고 있는 반지가 바로 그 증표거든요."그러자 임주하도 똑같은 반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자세히 관찰한 최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자신이 이선우의 약혼녀가 된 사연을 공유했다.한참 뒤 최은영이 웃음을 터뜨렸다."선우 씨는 복도 많지. 아직도 5명의 약혼자가 더 남았다는 거잖아요? 그래도 주하 언니한테 사실대로 말해서 다행이네요.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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