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말고 다의 모든 챕터: 챕터 141 - 챕터 150
367 챕터
제141화
요양원 원장은 자리를 만들어 신유리에게 여기에 앉으라며 ​​손짓했다.그러나 신유리는 병상에 누워 있는 외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떼는 것조차 힘들어했다.그녀는 외할아버지와 함께 자랐다. 외할아버지는 비오는 날이면 그녀를 데리고 나와 함께 웅덩이를 밟아주었고, 맑은 날에는 같이 연을 날리곤 했다.그는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녀를 위해 바람개비까지 만들어주었다.하지만 그는 지금은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해진 상태라 병원 침대에 누워 있을 수 밖에 없었다.외할아버지 젊은 시절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연지와 신유리 둘 다 외할아버지의 장점인 외모를 그대로 물려받았다.신유리는 침대 끝에 섰는데, 그녀의 손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눈 앞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았다. 중풍으로 얼굴의 절반이 일그러져 있었고 입꼬리는 비정상적으로 뒤틀려 있었다. 그럼에도 외할아버지는 신유리에게 할 말이 많은 듯 여전히 입술을 움직이고 있었다.신유리는 쪼그리고 앉아 외할아버지의 입술에 귀를 갖다 대는 것밖에 해 드릴 수가 없었다.하지만 산소마스크를 씌워져 있었기에 얼굴이 뒤틀려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녀가 아무리 귀를 기울여도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외할아버지는 다급해하며 흐릿한 눈빛으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주름진 눈가에서는 천천히 눈물이 흘러내렸다.신유리는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외할아버지의 앞이라 참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외할아버지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종이 한 장을 들고는 괜찮은 척하며 말했다. “외할아버지,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는데 왜 울고 그러세요?”외할아버지는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신유리에게 손짓했다.그녀는 잠시 당황했으나 그의 뜻을 이해하고는 외할아버지의 손가락 아래에 손바닥을 펼쳤다.외할아버지는 정말 작은 면적에만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었기에 한 획 한 획 아주 천천히 써 내려갔다. 하지만 힘겹게 글자들을 쓴 뒤 그는 힘에 겨워 손을 침대 위로 떨어트리고 눈을 감았다.병원을 떠나기 전,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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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신유리는 멈칫했다. "이게 최선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댓글들을 다 봤습니다. 제 생각엔 화인이 이번일을 계기로 화인만의 사회적 이미지를 확립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그녀는 말은 매우 절제되어 있었다. 마치 자신의 일을 얘기하는 게 아닐 정도였다. 양예슬만이 그녀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신유리가 왜 이런 짓을 하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는 어제 병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화인만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그런 무의미한 일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준혁은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거절했다.신유리는 침착하게 그를 바라보며 떨림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회사를 고발하는 것이 걱정되시는 거라면, 다시 보상에 관한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습니다."회의실은 완전히 조용해졌다. 그들은 기업이 일을 정리하기 위해 직원을 해고하는 것을 본적 있었다.하지만 자진해서 회사에 해고를 요청하는 사람은 본 적 없었다. 한 고위 임원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신유리에게 물었다. "신유리 씨, 도대체 어쩌려는 겁니까?"신유리의 얼굴은 차분했지만 테이블 위에 놓인 손가락은 떨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를 최대한 억누르며 말했다. "해고된 직원들은 일반적으로 보상을 받습니다. 제 생각에 이건 저희끼리 협의를 봐야 할 것 같아요. 저는 모든 문제를 안고 갈 의향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게 다입니다.”서준혁의 눈빛은 싸늘했다. 그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더니 눈을 가늘게 뜬 채 차가운 시선으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이게 당신이 생각해 낸 최선인가요?"신유리는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말했다. "화인 주가가 다시 떨어지는 것이 싫으시다면, 이게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녀는 오늘 아침 출근 전 인터넷 뉴스를 클릭해 살펴봤다. 수많은 인기 동영상이 올라와 있었지만 모든 동영상에는 "화인직원"이라는 4 글자가 포함되어 있었다.경쟁사가 이 상황을 이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어찌되었든 이에 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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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사실 회사 내에서 신유리가 어디에 사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이석민은 말했다. "신유리 씨의 집은 서 대표님와 같은 단지에 있어요. 남부 부촌 동네요."이 말이 내포하고 있는 정보는 매우 많았다. 서준혁이 살고 있는 럭셔리 하우스가 성남에서 유명한최고급 아파트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다. 평범한 회사원이라면 평생을 일해도 그곳 화장실 하나 살 수 없었다.신유리의 집을 구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사람이 이석민이라 서준혁이 신유리를 위해 구매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다음은 몰랐다.그렇기 때문에 이석민은 회사에서 항상 신유리에게 좋은 태도를 취했다. 신유리 외에는 서준혁이 집을 사준 여자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여자를 향한 남자의 진심은 돈을 얼마나 쓰는지에 드러난다.송지음은 그의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서준혁이 그 집을 사준 걸까, 아니면 운 좋게 싼 값에 럭셔리 하우스에 들어가게 된 것일까?그렇다면 그녀는?그녀와 그녀의 부모님은 아직도 18평의 작은 아파트에 비좁게 살고 있었다. 서준혁이 이를 모르고 있는 걸까?송지음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었고, 표정이 순식간에 일그러졌다.신유리는 회사에서 나온 뒤 바로 병원으로 갔다.도중에 이신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사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신과 연우진이 많은 메시지를 보내며 그녀를 위로해 주었다.신유리는 기분이 너무 좋지 않은 탓에 답장을 주지 못했다.어제 외할아버지에게 있었던 일이 더해져 신유리는 다른 일을 신경 쓸 여유조차 없었다.휴대폰 벨소리가 계속 울렸다. 신유리는 운전 중이었기에 차량 블루투스에 연결해서 전화를 받았다.이신의 굵은 목소리가 바로 들려왔다. "어디야?""차 안이야." 말을 마친 신유리가 한마디 덧붙였다. "지금 병원으로 가려고."옆에서 연우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지금 어디 아파?"그는 매우 걱정되었다. “유리야, 걱정하지 마. 가장 중요한 건 너 자신을 돌보는 거야. 분명 다 잘 해결될 거야.”사실 이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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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신유리는 테이프 쳐져 있는 문을 바라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전에 하정숙의 말이 떠올랐지만 그녀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그녀는 관리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관리인은 매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죄송합니다, 유리 아가씨. 저희는 그저 관리인이라 문제가 생기신 거라면 서 대표님과 얘기를 나눠주세요.”럭셔리 하우스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이였으며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연인을 만났다.그들이 밖에서 바람을 피고 결국 재산을 압수하러 와서 추악한 상황을 벌이는 것을 이곳 관리인들은 많이 봐왔다.더욱이 이 동네 부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성격이 까탈스러웠다. 평범한 사람들인 그들이 그들을 기분 상하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그들은 눈을 감고 모른 척하였다. 신유리는 전화를 끊고 뒤돌아 단지를 나왔다.다행히 지갑이 있어 일단 호텔에 갈 수는 있었지만,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서야 짐을 챙겨야 했다.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요 며칠 동안 그녀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 있었기에 쫓겨났다는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정말 답답하고 가슴이 아파왔다. 다행히 근처에 호텔이 있어서 신유리는 멀지 않은 곳으로 가 방을 잡았다. 그러던 와중 호텔 로비에서 임아중을 만났다.임아중은 또 다른 잘생긴 남자와 팔짱을 끼고 있었다. 그녀는 신유리를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그녀에게 다가와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진짜 우연이다, 너는 왜 여기에 있어?"신유리는 임아중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서 자려고."신유리의 일은 요 며칠간 세간에 널리 퍼져있었고, 임아중은 잠시 고민했다. 그녀는 문득 뭔가를 깨달은 듯 말했다. “기분이 안 좋아 집에서 잠을 못 자고 호텔로 왔구나?”신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부잣집 아가씨들이나 잠이 안 올 때 호텔로 가서 환경을 바꿔가며 쉬는 거였다.임아중은 계속해서 말했다. ​​"사실 그렇게 많이 생각할 필요는 없어. 사람들은 결과가 어떻든 하고 싶은 말만 하거든. 아무튼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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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신유리가 막 이신에게 기획 일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참에, 곡연의 참을 수 없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신유리의 어깨를 붙잡고 웃으며 말했다. "역시 유리 언니야. 형님이랑 이런 말투로 말하는 여자는 언니가 처음이예요."신유리는 어리둥절해져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아뇨 아뇨 아뇨, 그냥 애둘러 거절하는 거 같아서요." 곡연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신유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농담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이신은 원래 말이 많은 편이 아닌지라 당연히 곡연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다. 그는 테이블 위 물병을 신유리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아직 완성할 그림이 남아있어. 서재에 책도 있으니 시끄러울 거 같으면 가서 읽어."신유리도 일어섰다. "뭐해줄 수 있는 게 없을까? 전에 듣기로는 정리해야 할 자료가 많다고 했었던 거 같은데?"그녀는 이신이 건네준 물병을 들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때문에 시간 버린 건데,필요한 게 있으면 도울게."곡연과 허경천은 서로를 바라본 채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뭐 도와줘야 할게 있나? 그냥 얘기 좀 하고 싶은데."하지만 그녀가 말을 마치자마자 이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료가 많긴 해. 다 서재에 있어."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곧바로 서재로 들어갔다.곡연은 그녀가 들어가자마자 고개를 푹 숙였고 이내 증오스러운 표정으로 이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형,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유리 언니 기분 안 좋은 거 안 보여?""낮에 작업하던 스케치 아직 안 끝났으니 이리로 와서 도와주기나 해." 그러나 이신은 곡연을 무시하고 허경천에게 말했다.곡연만이 홀로 남아 그 자리에서 중얼거리며 불평했다. 신유리는 서재에서 쌓여져 있는 자료를 발견했다. 며칠 동안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아서인지 몸이 뻐근해진 것 같았다. 곧 서서히 몸이 풀릴 것이기에 손을 움직여 정리하기 시작했다.서재 문은 살짝 열려 있었고, 밖에서는 곡연과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신기하게도 이런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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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신유리는 새 입주자라는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지만, 빨리 정신을 차리고는 짐을 싸기 위해 집으로 들어갔다.외할아버지의 물건은 모두 상자에 담겨 있었고, 신유리는 상자를 열어 빠진 것이 없는지 확인한 후 짐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이 집은 그녀가 정규직이 된 직후 서준혁이 직접 집 열쇠를 건네주었던 곳이다.당시 신유리는 성북의 오래된 집에서 살고 있었고, 서준혁은 그녀가 왔다 갔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 그냥 그녀를 럭셔리 하우스에 살게 해줬다.신유리는 이곳에서 6년을 살았고, 이것 저것 지니고 있는 물건이 많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진짜 그녀의 물건은 고작 몇 가지가 전부라 상자 하나와 여행가방 두 개에 다 들어갔다.오히려 서준혁의 것이 더 많았다.그가 멋대로 두고 간 옷과 넥타이, 신유리가 준비해 주었던 숙취약, 그가 가장 좋아하는 디퓨저, 평소 즐겨 착용하던 커프스단추, 사용했던 컵 등 그의 물건이 매우 많았다.거의 온 집안 곳곳에 서준혁의 흔적이 남아있었다.이 모든 것들을 다 정리하고 방이 텅 빈 뒤에야 신유리는 이 집의 인테리어 스타일마저도 서준혁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지난 몇 년 동안 남의 집에 사는 것 같은 처량한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이제 그들이 그녀를 원하지 않으니 그녀는 떠나야만 했다.그녀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이제 와서 생각해도 소용없었다.신유리는 고개를 숙이고 상자를 옮기려 했다. 그때 마디가 굵은 손이 튀어나와 그녀를 막아 세웠다.이신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할게.”그렇게 말한 뒤 그는 신유리의 대답과는 상관없이 곧바로 상자를 옮겼다.신유리의 상자가 크지는 않았지만, 안에 책이 많아 무거웠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같이 옮기는 게 어때?"이신은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별로 안 힘든데?"신유리는 시한에서 그가 그녀를 한 손으로 안아 올렸던 것을 떠올렸다. 또한 평소 이신이 무대 세팅을 할 때도 수백 킬로그램의 나무 자제를 손 쉽게 옮겼던 것을 생각하니 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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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우서진의 목소리는 크게 들려오는 화려한 댄스 음악에 묻혔고, 그와 가까이에 있던 서준혁만이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서준혁 잠시 뜸을 들인 후 덤덤하게 말했다. "볼 일이 있어."우서진이 물었다. "강희성이 또 오라고 한 건 아니지? 너네 어머님이 허씨 집안이랑 그렇게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닌데 너는 또 친하게 지내는 게 희한하단 말이야."그러고보니 삼촌이 곧 성남에 오신다며? 그저께 뉴스에서 봤어."그의 말을 듣고 옆에 있던 사람들 모두 웃었다. “야, 서진아. 너가 뉴스도 보냐?”“꺼져, 내가 독서가 내 마음의 양식이다. 네가 알기나 해?”우서진은 그들과 장난치며 말다툼을 하였다. 방금 말을 꺼낸 남자는 임아중을 힐끗 보고는 큰 소리로 인사했다. “아중아, 너도 여기서 놀고 있었네? 같이 놀까?”성남의 재벌 2세들은 사실 여러 개의 무리로 나누어져 있었다. 모두 서로를 알고 있지만 같이 어울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남자가 임아중에게 인사를 하자 옆에 있던 모두가 쳐다보았고, 자연스럽게 임아중 옆에 있던 신유리와 이신에게도 시선이 갔는데, 화려한 조명 탓에 사람의 표정을 제대로 보기 어려웠다.신유리는 임아중을 부축하며 부드럽게 말했다. "내가 쉴 수 있는 곳까지 데려다 줄게."그런데 떠나기 직전, 우서진이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진짜 운명인가보다. 내 생일이라고 아중이가 나타나줬네?”임아중은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가 노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이전에 바에서 신유리가 우서진과 서준혁을 만났던 때를 아직 기억하고 있었다.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려 신유리를 바라보았다."유리 씨, 우리 꽤 친한 사이잖아요. 제 생일인데 흥이 깨지면 안되지 않겠어요?" 우서진은 임아중의 망설임을 눈치채고 신유리에게 직접 물었다.단지 그의 말투가 차갑고 불친절했을 뿐이다.신유리는 미간을 꿈틀거리며 임아중에게 말했다. "넌 놀고 싶으면 놀아도 돼. 난 그냥 택시타고 돌아갈게""네가 가는데 내가 어떻게 놀 수 있겠어." 임아중은 조금 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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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신유리는 순간 당황했다. 스폰이라니?다른 사람들이 보는 그녀와 서준혁의 관계는 그러한 것이었다.하지만 스폰으로 이런 지경이 되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자기 자신을 비웃는 듯한 표정을 숨기기 위해 눈을 고개를 숙였다.임아중은 그녀가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제야 자신이 너무 직설적으로 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짜증스러운 듯 이마를 두드렸다. "유리야, 별 의미 없는 말이었어. 그냥 없던 말로 생각해 줘. 내가 바보같이 아무 말이나 한 거야. 정말 미안해.”신유리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아중도 진정하고 옆에 조용히 서서 휴대폰을 바라보았다.이신이 차를 몰고 온 뒤에야 임아중은 휴대폰을 내리고 뒷문을 열어 차에 탔다.뒷좌석에는 신유리의 상자가 하나가 있었다. 그녀는 이것을 보고 당황하여 물었다. "이신, 너 이사가?""내 꺼야." 신유리는 조수석에 올라탔다.임아중은 머쓱해서 머리를 긁적였다. "아 맞다, 네가 이사 가지."그녀는 호텔에서 신유리를 만났을 때 신유리가 쫓겨났다고 말한 것을 떠올렸다.임아중은 이제 정신을 차리고 이 생각을 말로 내뱉지 않았다.이신은 그들을 곧바로 별장으로 데려갔다. 문에 들어서자마자 허경천 일행이 마당에 바비큐용 화로를 설치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화로는 아주 작아 차를 끓이는 데 사용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사람들에 의해 바비큐 그릴로 바뀌었다.곡연은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보고 손을 흔들었다. "유리 언니, 빨리 와요. 금방 구워질 거예요!" 임아중은 진작에 그쪽으로 달려갔다. 그녀는 성격이 활발했고 아무와 대화를 나눌 수 있었으며 타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이신은 신유리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피곤하면 먼저 방으로 돌아가서 쉬어."신유리는 오늘도 바쁜 하루를 보냈다."괜찮아. 경천 씨의 실력을 요리 실력을 봐야지." 신유리는 고개를 저으며 걸음을 떼고 바비큐장을 향해 걸어갔다.그녀는 곡연의 진실되고 밝은 모습을 좋아했다.신유리는 줄곧 친구가 없어서 그런 것 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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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신유리는 아주 푹 잤다. 다음날 일어났을 때는 겨우 7시쯤이었다. 곡연은 아직 곤히 자고 있었고, 신유리는 살며시 일어났다.그녀는 어제 병원에 가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은 외할아버지가 걱정하지 않도록 병원에 가야만 했다.아래층으로 내려가니 거실에 사람이 없었다. 아마도 어젯밤 너무 늦게까지 논 탓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그녀는 마당에 나오자마자 이신이 등을 지고 통화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이신은 뒤를 돌아 신유리를 보았다. 막 통화를 마친 뒤 그는 신유리를 향해 다가와 말했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신유리가 말했다. "외할아버지 뵈러 병원에 좀 가려고."이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고객 만나러 가는 길이니까 너 데려다 줄게."신유리는 그에게 귀찮게 도와줄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신은 이미 차고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이신의 빌라는 규모가 아주 컸고 위치도 좋았다. 내부 인테리어를 보면 아직 사람이 살지 않은 새집처럼 보였다.신유리는 이신을 따라 차고로 가며 물었다. "설마 네가 성남에 돌아온 뒤에 이 별장을 산 건 아니겠지?"“아냐, 어머니가 사주 신 거야.” 이신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원래는 집을 사준 뒤에 결혼을 시키려고 하셨어."“아주머니는 멀리 보시는구나.” 이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주제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할 생각이 없는 듯하여 신유리도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병원에 도착하니 딱 8시였고 병원 입구에는 사람이 많았다. 차에서 내리기 전 신유리는 이신에게 말했다. "난 오후에 호텔로 차를 픽업하러 갈 거야. 성북까지 들러야 해서 늦게 돌아갈 거 같아."성북에 있는 예전 집은 당장 입주가 불가능했다. 어제 이신은 신유리와 이야기를 나눠 그녀를 이 별장에서 계속 살게 하였고, 이로써 금융 전시회 작업도 더욱 수월하게 하였다."조심히 다녀." 이신의 말투는 평소와 같았으나, 신유리는 문득 이 대답이 어딘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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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신유리는 그녀의 말에 관심을 기울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하성을 찾으려고 두리번 거렸지만 연회에 사람이 너무 많은 탓에 신유리가 주위를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았다.송지음은 그녀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보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걸음을 옮겨 떠났다.그런데 갑자기 신유리가 물었다. "서준혁은 어디 있어?"송지음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번졌고, 그녀가 말했다. “유리 언니, 오빠를 찾으시는 거면 제가 대신 전해 드릴게요. 오빠가 지금 바빠서요.”신유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하 선생님도 여기 오셨어?"송지음은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금세 평정을 되찾고 침착한 척 신유리에게 물었다. "그건 왜 물어보세요?"송지음과 시답지 않은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던 신유리는 휴대폰을 꺼내 서준혁에게 직접 전화해 하성이 왔냐고 물어보려했다.만약 그가 여기 있다면 그녀는 오늘 그를 꼭 만나야 한다.그러나 전화기를 꺼내자마자 뒤에서 하정숙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인이 준비한 국수가 정말 맛있어. 비서실의 직원들도 모두 나와 문 앞에서 귀빈분들을 맞이하고 있단다."송지음은 하정숙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졌다.그녀는 하정숙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과 하정숙이 자신을 전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와 맞닥뜨리기 싫었다.조용히 두 걸음 뒤로 물러나며 최대한 얌전한 모습을 보였다.신유리는 꼼짝도 하지 않은 채 하정숙 뒤에 있는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오고 있던 사람은 하정숙과 하성이었고 서창범과 서준혁은 없었다.신유리는 주먹을 꽉 쥐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또박또박 말했다. "하 선생님, 저는 신유리입니다. 왕 선생님이 저에게 선생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저희 외할아버지의 상황에 대해 말씀드려도 될까요?"하성의 목소리는 감미로웠고, 진지한 표정으로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왕호원 씨가 말한 환자분의 가족이십니까?"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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