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 말고 다: Chapter 221 -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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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미미는 오랫동안 참았던 것처럼 울음을 멈추지 않았다. 수액을 맞고 있는 상태여서 수액 관에 피가 역류하고 있었다.신유리는 아직 미미가 했던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는 혼란스러워하며 미미를 보고 물었다.“너 방금 했던 말 다시 해 볼래?”미미는 울먹이면서 붉은 두 눈으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미미는 원래 손바닥만 한 작은 얼굴이었지만 이연지가 어떻게 돌봤는지 지금은 거의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었다.광대뼈가 튀어나와 두 눈이 더 동그랗고 커다래 보였다.신유리는 한숨 돌리며 손을 뻗어 미미의 머리를 어루만졌다.“괜찮아. 무서워하지 말고 아는 대로 말해줘.”어린 미미는 아는 사실을 감추고 있기가 너무 두려웠다. 미미는 신유리와 별로 만난 적은 없었지만 이미연이 미미에게 신유리에 대해 좋게 말하지 않았기에 미미는 신유리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그래서 미미는 신유리는 본 순간 울음을 터뜨렸던 것이다.“아빠가 외할아버지와 산책하러 나갔던 게 아니야. 내가 그날 아빠와 외할아버지가 싸우는 거 봤어. 아빠가 평소에 나를 때리던 것처럼 그날 화를 내며 외할아버지를 때렸어. 그래서 외할아버지의 산소호흡기가 떨어진 거야.”미미의 말을 들은 신유리는 깜짝 놀라며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미미를 바라봤다.병원에는 CCTV가 있었지만 복도와 같은 공공장소에만 있었다. 환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병실 안에는 CCTV가 없었다.주국병이 허심탄회하게 말했던 말들과 이연지의 침묵 그리고 이전의 각종 죄증뿐 병실에는 CCTV가 없었기에 주국병이 때려죽였다는 증거는 찾기 쉽지 않았다.그러나 미미가 지금 한 말이 주국병이 외할아버지를 때려죽였다는 사실에 한층 무게를 실어줬다.신유리의 눈이 표독스럽게 변했다. 그녀는 눈을 감고 감정을 삭였다. 신유리는 미미의 손을 보고는 간호사를 불러 처리하게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나섰다.강희성이 밖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준혁이가 방금 전화 와서 저녁을 함께 먹자고 그러네요. 걔한테도 머리 아픈 일이 생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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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신유리는 머릿속으로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면서 송지음과 이연지의 사이가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을 수도 있다고 의식했다.'외할아버지의 일도 송지음과 관계가 있는 게 아닐까?'신유리는 생각을 멈췄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어 그녀는 의심할 자격조차 없었다.그녀는 송지음을 빤히 쳐다봤다.송지음의 얼굴의 웃음이 다소 옅어졌다. 그녀는 턱을 살짝 치켜들고 말했다."유리 언니, 계속 저를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무슨 할 말이라도 있는 거예요?"신유리는 눈빛을 거두며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야."송지음의 말은 한마디 한마디 비웃음이 섞여 있어 신유리는 듣기 거북했다.그녀는 말을 이었다."내가 도울 일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요. 도울 수 있는 일이면 도울게요."서준혁이 키득거리며 비웃었다. 그는 눈을 치켜뜨며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나를 도와주는 것처럼 말하지 말아요. 유리 씨, 이건 원래 유리 씨가 해야 할 일이어요. 유리 씨가 인정하든 안 하든 주국병이 유리 씨 때문에 나에게 피해를 주게 됐잖아요. 그럼 유리 씨는 나에게 빚을 갚아야 하지 않겠어요?"그의 무거운 말에 신유리는 입술을 달싹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반박할 수 없었다.서준혁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주국병은 그와는 원한이 없었다. 만약 신유리가 없었다면 주국병은 서준혁을 괴롭힐 일이 없었을 것이다.이것은 그녀가 그에게 빚진 것이라는 걸 그녀도 인정했다.신유는 주먹을 꼭 쥐었다.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깊게 패여 아파왔다.강희성은 서준혁과 신유리를 번갈아 보다가 그들을 말렸다."준혁아 주국병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면서 이런 말은 왜 해? 유리 씨 놀라게."그는 농담조로 이어 말했다."유리 씨가 너에게 빚진 거라니. 너 왜 그래?"서준혁은 그를 힐끗 쳐다보다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네가 못 겪어봐서 그렇게 가볍게 말할 수 있는 거야."강희성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줄곧 합정에 있었기에 모든 일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이 일로 화인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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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신유리는 호텔 로비에서 택시 오기를 기다렸다.병원에 도착했을 때 마침 천둥 번개가 번쩍였다. 신유리는 무표정이었지만 그녀의 검고 깊은 두 눈은 그 순간의 밝음 속에서 유난히 냉담해 보였다.간병인 아주머니는 이제야 링거를 다 맞은 미미를 데리고 자러 가려다 말고 다가오는 신유리를 멍하니 바라봤다.복도의 모퉁이 쪽에 있는 베란다에서는 밖에서 쏟아지는 큰비가 보였다.미미는 몸에 외투를 걸치고 신유리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 미미는 쭈뼛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신유리를 바라봤다.신유리는 핸드폰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미미에게 보여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이 사람이 어머니를 찾아온 적이 있어?"그 사진은 예전에 화인 그룹 모임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그녀는 오는 길에 양예슬에게 연락해 사진을 받았다.송지음과 서준혁이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신유리는 송지음을 확대하여 미미에게 보여주었다.미미는 그 사진을 보고 잠시 뒤에 고개를 끄덕였다."응. 찾아 왔었어. 집에 있을 때와 병원에 있을 때 찾아 왔었어."미미는 입술을 깨물며 조심스럽게 신유리를 바라봤다."이 언니가 매번 내게 먹을 것도 가져다주고 말도 부드럽게 했어."이연지가 미미를 보살피는 걸 봤을 때 미미가 혼자 있는 시간은 극히 적었다. 그래서 신유리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미미를 찾아온 거였다.송지음이 이연지를 찾아갔다는 것만 확인되면...신유리는 손을 모으고 침을 삼키며 미미에게 또 물었다."그럼 이 언니가 어머니를 찾아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알아?"미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언니가 나에게 병을 치료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울기 시작했어.""그다음에는?"신유리는 미미의 창백한 작은 얼굴을 보며 굳었다.미미는 코를 훌쩍거리며 입을 굳게 다물고 말하지 않았다.그녀는 속으로 추측하고 어두워진 눈동자로 말했다."사실대로 말해.""그 언니가 유리 언니가 돈이 있다고 말하면서 엄마에게 유리 언니를 찾아가라고 시켰어. 그러면서 유리 언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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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서준혁의 비웃음에 신유리는 누군가 자신의 심장을 꼬집는 것처럼 아팠다.그녀는 서준혁을 바라봤다. 그의 얼굴이 낯설게 느껴졌다.그는 송지음을 지키고자 신유리의 의심 섞인 말을 바로 강한 태도로 끊어버렸다."오빠..."송지음이 그제야 반응했다. 서준혁의 말을 들은 송지음은 자신을 의심한다는 말에 붉어진 눈시울을 더욱 붉히며 울먹거렸다."유리 언니, 뭔가 오해하고 계신 거 아니에요? 물어보고 싶은 거 있으면 돌려 말하지 말고 물어봐요. 네?""난 언니처럼 똑똑하지 않아서 언니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몰라요."말을 마친 그녀는 조용히 서준혁의 소매를 당겼다."오빠도 화내지 마. 유리 언니가 최근에 나쁜 일을 많이 당해서 그래. 우리가 이해해주자."서준혁은 여전히 신유리를 보며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유리 씨, 지금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건가요? 의심스럽네요."그는 시간을 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그쪽과 약속 잡은 시간이 9시인데 지금 유리 씨의 이런 무료한 의심 때문에 얼마나 시간을 더 지체해야 하죠?"서준혁이 짜증 내는 모습을 보며 신유리는 가슴이 아파왔다.외할아버지께서는 여태껏 서준혁에게 잘 대해 줬었다. 매년 평안 부적을 구하러 갈 때도 서준혁 것도 구해다 줬었다.그런데 그가 지금 어떻게 이렇게 냉담하게 비웃을 수 있단 말인가?송지음을 의심하는 것조차 안된다니.그에게 있어 외할아버지는 아무것도 아니었단 말인가?서준혁의 옆에 서 있던 송지음은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녀는 조용히 신유리를 달랬다."유리 언니, 언니가 지금 마음이 괴롭다는 건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방금과 같은 그런 눈빛과 말투로 나를 대하지 말아줬으면 해요..."그녀는 우물거리며 이어 말했다."내가 언니를 기분 나쁘게 한 것 같아 무서워요."송지음의 말에 신유리는 그녀를 괴롭히는 못된 사람이 되어버렸다.신유리는 서준혁의 시선에 마음이 쓸쓸하고 가소로웠다.그녀는 눈을 내리깐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솔직히 그녀에게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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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신유리와 서준혁의 첫 만남은 아이러니했다.외할아버지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신유리는 매일 병원에서 시간을 보냈다.대학에 갓 입학한 소녀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허둥지둥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외할아버지의 억울함을 풀어드리려 했다.사고를 낸 운동자는 질질 끌며 보상금을 주지 않았다. 외할아버지는 교사였지만 모아둔 돈은 별로 없었다. 외할아버지는 신유리가 대학에 다닐 비용을 일찍이 마련해 두셨기에 남은 돈이 별로 없었다.병원비도 계속 내지 않을 수 없었고 외할아버지는 수술 후 몸이 허약해진 상태라 몸조리도 필요한 상태였다.신유리는 매일 수업이 끝난 후에 아르바이트하러 다녔지만 그렇게 큰돈을 모으기 힘들었다.그녀는 기계처럼 매일 5시간만 휴식을 취했다.그런 탓인지 장시간의 긴장으로 신경이 유난히 예민해져 있었다.폭우가 내리는 그날 그녀는 육중한 인형복을 입고 비를 피하다가 건장한 청년과 부딪쳤다.그녀는 무의식중에 뒤로 물러섰다. 사과의 말을 꺼내기도 전에 담담한 눈빛의 그와 눈이 마주쳤다.그 후 그의 눈빛이 종종 신유리의 머릿속에 떠올랐다.그녀는 그때의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의 눈동자에 그날의 음침함이 모두 녹아든 것 같았다. 그런 그의 눈동자가 바람처럼 그녀에게 불어왔다.그녀는 회상을 멈추고 고개를 숙인 채 긴장했다.그 당시 불어왔던 맑은 바람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신유리는 여전히 뒷좌석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핸드폰을 꺼냈다. 핸드폰을 켜자마자 임아중에게서 온 카톡을 봤다. 임아중에게 답장을 마치니 지사에 도착했다.회사 앞 화단 옆에 양아치들이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게 보였다.지사 관계자가 말했다."저 사람들이에요. 매일 여기서 저렇게 죽치고 있어요. 경찰이 오면 도망가고 잡혀도 금방 풀려나서 다시 와요."뻔뻔스럽게 이곳에서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신유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저 사람들 모두 주국병이 데려온 사람들인가요?"서준혁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강희성이 난감해하며 말했다."네. 확실히 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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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아직 도착하기도 전에 서준혁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는 옆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송지음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신유리에게 속삭였다. “유리 언니, 급하면 먼저 가셔도 돼요. 제가 이따가 오빠랑 같이 갈게요.”신유리는 그녀의 속셈을 알아채고 무표정으로 돌아섰다.송지음은 그녀가 떠나자 그제서야 작은 목소리로 옆에 있던 강희성에게 해명했다.“미미가 아무래도 유리 언니 동생인데 언니가 아무리 화가 나도 마음속으로 엄청 걱정할거에요. 언니를 먼저 보내는 게 맞죠.”강희성은 생각에 잠긴 듯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그렇네요.”송지음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전 여기서 오빠를 기다릴게요.”강희성은 문득 상황을 알아채고 이마를 툭 치며 말했다.“전 먼저 유리 씨와 함께 병원으로 가는 게 좋겠어요. 괜히 커플 옆에서 염장질이나 당하는 게 아니라.”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렸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가는 내내 중얼거렸다.‘준혁이 여자 친구 질투가 심하네. 유리 씨를 보내면 그만이지, 나까지 보내려 하다니.’신유리가 먼저 병원에 도착하고 강희성도 이내 뒤따라왔다.그는 신유리와 인사를 나누고 먼저 사무실로 갔고 신유리는 홀로 병실로 향했다.미미는 또 링거를 맞고 있었고 손바닥만 한 얼굴에는 핏기 하나 없이 입술도 메마르다 못해 각질이 굳어져 있었다. 넓은 환자복은 마치 마대 같았다.그녀는 위를 보더니 웃으며 물었다.“오늘 컨디션은 어때? 아픈 곳은 없고?”미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없어.”신유리는 미미 앞에서 이연지라는 이름 세글자도 꺼내지 않았고 미미도 얌전하게 엄마를 찾지 않았다.다만 그들도 결국엔 친한 사이가 아니다 보니 별로 할 말이 없었다.미미는 어젯밤에 일어난 모든 일을 신유리에게 알렸고 오늘 다시 과묵한 모습으로 돌아왔다.신유리는 그녀 곁에 잠시 있다가 일어났다.“의사한테 물어볼게.”미미의 병세로 봐서는 병원에 장기간 입원해야 할 상황이었다. 비록 신유리는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어떤 일은 분명하게 물어봐야 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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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유리 언니, 저 말이 너무 많았죠? 죄송해요.”귓가에 송지음의 목소리가 다시 맴돌자 신유리의 생각을 끊었다.신유리는 턱을 치켜올렸다가 이내 덤덤하게 말했다.“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다 해버렸는데 많고 적고가 뭐가 중요하겠어?” 송지음의 얼굴에 의아함이 스쳐 갔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려 서준혁을 찾았다.서준혁은 그녀를 보지 않고 오히려 병상 옆 캐비닛에서 미미의 진단서를 집어 들더니 두 페이지를 넘겼다가 다시 갖다 놓았다.그한테서 풍기는 차가운 분위기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미미는 이불 속에 몸을 웅크린 채 그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잠시 후,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별 감정이 없이 그저 조용히 바라보고 있으니 유달리 의미심장해 보였다.신유리는 멈칫하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서준혁의 시선을 맞받으며 입을 열었다.“대표님께서도 혹시 제가 여동생과 어떻게 지내는지 가르쳐 주고 싶으신 건가?”대표님 세 글자가 유난히 또렷하게 들렸다. 신유리는 지금 마음이 편치 않았다.송지음은 연약해 보이지만 실은 말에 가시가 들어있었다.하지만 신유리는 아직 증거가 없었다.쯧. 신유리는 표정 하나 변함없이 생각에 잠겼다. 그녀의 눈빛은 평소보다 더 차가워 보였다.서준혁은 거의 잠겨가는 목소리로 덤덤하게 말했다.“내가 가르쳐준 게 그뿐이야?”신유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내 서준혁의 비웃음 소리가 또 들려왔다.“그런데 네가 그대로 한 게 뭐가 있지?”“주국병이 벌인 난장판을 처리하기 위해 너를 합정에 불렀는데 오히려 일을 만들어?”서준혁의 새까만 눈동자에는 신유리의 얼굴이 비쳤다. 그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네 집안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 마치 전 세계 사람들이 너한테 죄지은 것 같아? 신유리, 너무 너를 높게 보는 거 아니야?”그는 느릿하게 한 마디 한 마디 내뱉었다. 마치 특권자의 고고한 자태를 내뿜는 것 같았다.신유리는 이 분위기가 숨 막혔다.눈치 빠른 서준혁은 신유리와 송지음의 짧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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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그녀의 겁에 질린 모습에 그 몇몇 양아치들은 실실 웃어댔다. “뭐가 무서워, 친구로 사귀자는 건데. 아저씨가 예뻐해 줄게.”송지음은 앞에 있는 그들의 추잡하고 능글맞은 모습에 무서웠지만 역겨움을 참지 못하고 정색해서 말했다.“전 남자 친구가 있어요. 당신들이 감히 나를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제 남자 친구는 절대로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방금 그녀를 잡아 왔던 양아치가 비웃었다. “그럼 네 남자 친구보고 오라고 해. 되려 누가 누구를 가만두지 않는지 봐야겠어.”송지음은 너무 무서운 나머지 신유리를 꽉 잡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 유난히 힘이 들어가서 신유리는 아팠다.신유리는 이런 것도 신경 쓸 겨를 없이 한 손으로 송지음을 잡았다. 원래 그녀더러 더는 그 사람들의 화를 돋구지 말고 그녀를 진정시키려 했다. 그런데 송지음은 오히려 그녀의 손을 뿌리치며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말했다. “지금 남자 친구를 부를 테니 딱 기다려.”다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바쁘게 손에 들렸던 핸드폰은 그들에 의해 바닥에 떨어졌다. 양아치들은 사납게 웃으며 말했다. “불러서 뭐 하려고? 네가 어떻게 놀아주는지 보여주려고?”이 사람들은 모두 양아치들인지라 이런 법을 어기고 규율을 어지럽히는 일 따위는 닥치는 대로 했다. 그들은 손을 뻗어 송지음의 소매를 잡더니 힘을 주자 천이 찢어지는 소리가 났다. 송지음은 비명을 지르며 양아치들을 발로 차려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힘이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양아치들의 몸에 발길이 닿지도 않았으며 되려 그들의 손에 잡혀 오른팔 소매가 완전히 찢겨졌다. 새하얀 팔이 드러나자 양아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송지음은 놀라고 두려워 발버둥을 쳐댔다. 그녀는 애원이 가득한 눈길로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유리 언니, 빨리 그들보고 멈추라고 하세요!”신유리는 양미간을 찌푸렸다. 그녀가 어찌 그들을 멈추게 할 수 있겠는가?하지만 그녀도 그들이 송지음을 함부로 굴게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신유리는 송지음을 자신의 뒤로 숨기며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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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갑자기 발생한 사건 때문에 송지음은 결국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녀의 몸에는 그들이 옷을 찢을 때 부주의로 난 상처들이 있었다. 새하얀 피부에는 여러 갈래의 붉은 흔적들이 있었다.신유리는 이 상황에 그녀를 두고 떠날 수 없었다. 신유리는 응급실로 따라갔다. 진료실은 문이 닫혀 있었고 서준혁이 송지음과 함께 안에 있었다. 신유리 역시 아까 부딪쳤던 곳이 아파 났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몸을 돌리려 하자 옆에 있던 강희성이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 “어디 가세요?”신유리는 자신의 팔을 움직이며 말했다. “골과요.”강희성은 그녀가 팔을 다친 사실을 몰랐다.“유리 씨도 다쳤어요? 아깐 왜 말 안 했어요?”신유리는 눈을 내리깔았다. ‘방금 그녀가 어떻게 말하겠는가?’‘또 누구한테 말하겠는가?’송지음은 울먹이기 바빴고 서준혁은 걱정하느라 급했고 그녀가 말하든 말하지 않든 달라질게 뭐가 있는가.강희성은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한숨을 내쉬었다. “방금 저와 준혁이 병원을 막 나갔을 때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들렸습니다. 준혁의 안색이 놀라울 정도로 어두워졌었어요.”신유리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 “그래서 지금 내가 그 사람들을 시켰다고고 생각하는 건가요?”강희성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비껴갔다. “딱히 그런 건 아니에요.”그가 그렇게 생각하느냐 안 하느냐는 이미 분명해졌다. 신유리는 마음속으로 자조했다. ‘그런 것이다.’강희성도 이미 그녀에 대한 서준혁의 의심을 보아내지 않았는가.진료실의 문이 열리며 신유리의 생각이 끊겼다. 강희성이 한발 앞서 물었다. “어떻게 됐어? 괜찮아?”송지음의 몸에는 서준혁의 옷이 걸쳐있었고 얼굴은 창백했다. 확연히 금방 지나치게 놀란 모습이었다. 그녀는 머리를 흔들더니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신유리의 냉정한 시선을 마주치자 멈칫하더니 고개를 숙였다.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강희성은 신유리와 서준혁을 번갈아 보더니 말했다. “일이 없으면 좋은 거지 뭐. 모두 안심해도 되겠어. 그럼 유리 씨는...“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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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병원 복도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송지음은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서준혁의 무표정한 얼굴에 본능적으로 두려워졌다. 그녀는 아직 서준혁이 이렇게 화가 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온몸에 냉기가 심해서 보기만 해도 감히 접근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방금 신유리가 했던 말이 생각나자 마음속으로 참지 못하고 이를 악물며 입을 열려고 했다. “오빠.”서준혁은 표정이 굳은 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그녀는 갑자기 말이 목구멍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잠시 후 그녀는 담담하게 말했다. “화내지 마.”서준혁은 눈에서 날카로움을 조금도 거두지 않은 채 고개만 작게 끄덕이며 무겁게 말했다. “의사가 너더러 CT 찍으라고 했으니 어서 가봐.”송지음은 서준혁의 시선을 받으며 가슴을 졸인 채 이를 악물고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CT 찍으러 갔다. 그녀가 멀리 간 뒤에야 강희성은 말하고 싶은 것을 참으며 서준혁을 바라보자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할 말이 있으면 해.”강희성은 말했다. “방금 유리 씨한테 너무 심하게 말한 거 아니야?”서준혁의 가차 없는 말투에 억울해하는 신유리를 보며 강희성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유리 씨도 다쳤어. 그녀가 계속 팔을 감싸고 있는 것을 보니 아마 많이 괴로운 것 같아. 그런데 너까지 그렇게 심한 말을 하다니...”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준혁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 “마음 아파?”강희성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아니, 난 그냥 객관적으로 말했을 뿐이야.”“아무도 너의 객관적 의견이 필요하지 않아.”서준혁은 얼굴에 차가운 표정을 지은 채 입술을 오므리고 있었다. 그의 현재 심경의 괴로운 정도를 드러내고 있었다. 경찰 쪽 결과는 저녁에 나왔다. 그 사람들은 합정의 양아치들로 주국병과 관계가 아주 좋았다. 그중 한 명은 주국병과 카드놀이를 할 때 몇십만을 땄지만 주국병은 갚지 않았다. 후에 전화를 걸어 재촉하자 주국병은 성남시에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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