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0화

차량은 결국 장례식장에 도착했다.

제단의 정중앙에는 정유안 외할머니의 영정사진이 놓여있었다.

장례식장을 찾은 수많은 사람 중에 임가영을 때린 두 아줌마도 있었다.

이들은 목이 터져라 울부짖고 있었다.

후줄근한 옷차림과 상스러운 말투는 정유안과 완전히 딴판이었다.

제단 옆 상주 자리에는 정유안이 무릎 꿇은 채 상복을 입고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임가영은 이 모든 것을 냉정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정유안의 외할머니가 돌아갔다고 해도 동정심이라곤 생기지 않았다.

육지훈은 뒤따라오라면서 먼저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가더니 정유안을 부축했다.

“유안아, 가영이를 데려왔어.”

육지훈의 말투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가영이 사과를 받아줬으면 좋겠어.”

정유안은 임가영을 힐끔 쳐다보더니 그제야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로 고개를 쳐들면서 울먹거렸다.

“지훈아, 난 다른 사람 거 탐낸 적도 없는데 네 와이프는 왜 이렇게 잔인해? 내가 싫으면 나한테 복수하면 되지, 왜 우리 외할머니를 죽여?”

임가영은 사과할 마음 없이 피식 웃기만 했다.

그러더니 정유안을 가소롭게 쳐다보았다.

“증거 있어요? 제가 당신 외할머니 죽였다는 증거? 다른 사람 거 탐낸 적 없다고요? 제 실험실에 와서 제 남편이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고 한 게 누군데요? 저한테 이혼하라고 협박한 게 또 누군데요!”

육지훈은 멈칫하고 말았다. 임가영이 쉽게 사과하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사과는커녕 더 화만 돋굴 줄은 몰랐다.

그는 임가영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당장 입 다물지 못해?”

이때 임가영이 핸드폰을 꺼내 육지훈과 정유안을 촬영했다.

“고소하겠다면서요? 할 테면 하세요. 저도 모함 죄, 명예훼손죄로 고소해 버릴 거니까!”

임가영이 계속해서 차갑게 말했다.

“그리고 제 얼굴에 있는 상처 보셨죠? 당신 친척분이 하신 거예요. 이런 거 뭐라는지 아세요? 집단폭행이라고 해요! 아무도 도망가지 못해요!”

정유안은 피해자인 척 육지훈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

육지훈이 소리쳤다.

“임가영, 미쳤어? 여긴 장례식장이라고!”

임가영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