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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그녀가 자주 쓰는 핑계

서준혁은 신유리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 그는 송지음의 손에 들린 가방을 받아 들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몰라. 일단 짐부터 올려놓자.”

강운에서 성남으로 돌아왔을 때 그와 신유리가 유쾌하게 헤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지금 서준혁은 그녀에게 좋은 말이 나오지 않았다.

송지음은 그의 말에 대꾸했다. 확실히 많이 피곤해 보이긴 했다. “유리 언니, 아빠가 아침에 금방 수술 끝내셔서 아직 중환자실에 있어요. 아직 면회는 안 돼요.” 그녀가 신유리에게 말했다.

신유리는 그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그들에게 해명을 했다. “나 요양원에 가.”

송지음은 그제야 상황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얼굴에 어색한 감정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그래.” 신유리는 그들을 스쳐 지나가더니 곧바로 요양원으로 다가갔다.

몇 걸음이나 걸었을까, 그녀는 등 뒤에서 억울하게 서준혁을 원망하는 송지음의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창피해 죽겠네. 왜 말 안 해줬어요?”

서준혁이 작은 목소리로 뭐라 말했지만 신유리는 그의 말을 듣지 못했다. 그는 짐을 들고 병원으로 들어갈 뿐이었다

신유리는 거의 매달 한 번씩 요양원에 찾아왔다. 하지만 요즘에는 너무 바빠서 거의 두 달 만에 외할아버지를 찾아뵙게 됐다.

신유리의 외할아버지는 은퇴한 선생님이었다. 그녀가 도착했을 때, 어르신은 나무 아래서 안경을 쓴 채로 신문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에 어르신은 안경을 벗더니 허허 웃으며 말했다. “왔어?”

신유리는 챙겨온 디저트를 그에게 건네주었다. “정심원 지나가면서 샀어요.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밤 양갱이에요.”

“우리 유리, 말은 안 해도 다 기억하고 있었구나.” 외할아버지가 웃으며 말했다. 그는 나이가 지긋했고 사람들에게 인자한 인상을 주고 있었다.

그는 신유리를 쳐다보더니 갑자기 그녀에게 물었다. “준혁이는? 또 바쁜가?”

제일 처음에, 신유리가 서준혁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을 때, 서준혁은 가끔씩 요양원에 찾아와 어르신을 챙기곤 했다.

어르신의 생각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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