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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그는 그녀의 대표이지, 남자 친구가 아니었다

신유리는 멈칫하더니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서준혁을 쳐다보더니 입술을 오므리며 말을 이어 나갔다. “나 급한 일 있어. 당신들이랑 밥 먹을 시간 없어.”

송지음은 입술을 꽉 깨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코를 훌쩍이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서준혁의 옆으로 걸어갔다. 엄청 억울한 일을 당한 듯한 모습이었다.

서준혁은 차가운 얼굴로 신유리를 쳐다보더니 이내 고개를 숙여 송지음의 손을 확인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마치 송지음을 달래고 있는 것 같았다. “어디 다친 데는 없어?”

그 말에 송지음은 고개를 흔들었다. “난 괜찮아요. 준혁 씨, 우리 이제 가요. 오늘 아빠한테 사골 가져다준다고 했잖아요.”

말을 끝낸 후, 그녀는 자발적으로서 서준혁의 손을 잡으며 자리를 떠났다. 신 유리를 지나칠 때 특별히 그녀를 쳐다보기까지 했다.

서준혁은 그렇게 송지음이 이끄는 대로 걸어갔다. 그는 걸음이 빨랐다. 하지만 송지음의 뒤를 따르는 그는 세심하게 속도를 늦춰 주었다.

신유리 외할아버지의 상황은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 그냥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스쿠터에 스쳐 발목을 다친 것뿐이었다. 며칠 쉬면 괜찮아지는 부상이었다.

걱정이 되었던 그녀는 외할아버지보고 입원하라며 고집을 부렸다. 의사에게 증명을 떼고 병원비를 지불하려던 그때, 그녀는 마침 엘리베이터 앞에서 서준혁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혼자 그곳에 서 있었고, 손에는 보온병까지 들려 있었다.

신유리의 모습에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네가 왜 여기 있어?”

신유리는 움찔하더니 이내 손을 들어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그녀의 말투는 무척이나 담담했다. “가족이 입원했어.”

그녀는 항상 담담한 말투였다. 말에 엄청난 감정이 섞여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잠시 침묵을 지키던 서준혁은 피식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신유리를 쳐다보고 있었고, 검은 눈동자에는 냉랭함과 번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유리야, 요즘은 전처럼 재미없지는 않네.”

신유리는 그의 말이 이해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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