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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20분 후, 밥을 다 먹은 윤도훈은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가면서 어이가 없는 모습을 보였다.

윤도훈의 몸에 각종 물건이 가득 걸려 있었고, 두 손에는 각각 닭꼬치 하나랑 탕후루를 들고 있었다.

먹보인 율이는 둘째치고 어릴 적부터 부유하게 자랐던 이진희의 먹성이 이토록 좋을 줄은 몰랐다.

그녀가 이런 값싼 물건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눈에 보이는 대로 다 사려고 하는 기세를 보였으니 말이다.

길거리에서 몇천 원 되는 옷을 여러 벌이나 사면서. 자기와 율이한테.

게다가 윤도훈이 상인과 흥정하는 것으로 한 회사의 사장이라는 사람이 그를 흉내 내며 흥정에 맛을 들이기 시작했다.

윤도훈은 뒤에서 이진희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면서 형언할 수 없는 따스함과 감동을 느꼈다.

비할 데 없이 소중했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이.

‘일가족’이 평생 이렇게 화목하고 단란하게 지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는 바램까지하면서.

그러나 율이의 저주를 생각하면 윤도훈은 마치 어두운 구름이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의 감정이 점점 깊어져 가는 것이 도대체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판단도 되지 않았다.

“어? 저기 뭐 하는 거예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진희 엄마, 우리 가서 볼까요?”

이때 율이는 멀지 않은 노점을 가리키며 이진희를 끌고 소리쳤다.

율이가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보았는데, 최근에 불타오르기 시작한 핫한 항목으로 일명 ‘동그라미 씌우기’라도 한다.

한 구역 안에 각종 상품을 진열한 후에 돈을 써서 동그라미를 사고 그대로 던져서 그 안에 들어온 물건을 가져가면 된다.

물론 좋은 물건은 되도록 뒤에 있고 사람들이 쉽게 가져가지 못하게 진열하는 편이다.

이진희는 저쪽을 바라보며 정교하고 예쁜 얼굴에도 흥미진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럼 가보자.”

이진희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율이는 기뻐하며 작은 손을 두드렸다.

“앗싸! 저도 할래요! 진희 엄마, 우리 얼른 가 봐요.”

말하면서 율이는 이진희의 손을 잡고 덜컹덜컹 저쪽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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