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3화

정해찬은 대기업인 화정 그룹에서 이렇게 많은 후원금을 끌어모은 게 얼마나 큰 공로인지 알고 있었다.

때문에 이미 마음속으로 후원금 출처를 보고할 때 자기의 공로인 것처럼 자기 이름을 써서 바치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그가 학생회 부회장이 되는 데 큰 도움이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때.

“잠깐만!”

임운기가 버럭 소리치며 그의 손이 돈과 계약서에 닿지 못하도록 그의 앞을 막아섰다.

“뭐 하는 거야? 나 학생회 대외 협력부 부장이야. 강설아는 우리 부서 사람이고. 그러니 이 돈과 계약서는 내가 관리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정해찬의 태도는 당당하다 못해 뻔뻔하기까지 했다.

이에 임운기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걱정하지 마. 설아가 직접 위에 보고드릴 거니까.”

정해찬이 무슨 속셈인지 알고 있기에 임운기는 당연히 돈과 계약서를 그에게 덜컥 맡길 리 없었다.

이윽고 그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뚱보, 강설아, 돈과 계약서 잘 챙겨.”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뚱보는 다급히 돈을 담은 트렁크를 챙겼고 강설아는 옆에 놓인 계약서를 다시 가방에 집어넣었다.

“이…… 이것들이!”

“뭘 그렇게 당황하고 그래? 아직 계산할 게 남았는데!”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더듬대는 정해찬의 모습에 임운기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옆에 있던 뚱보도 신이 났는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쳐댔다.

“맞아! 애초에 내기는 네가 먼저 내걸었잖아! 이제 결과가 명확하니 계산은 제대로 해야지!”

그가 이곳까지 따라온 이유도 정해찬이 내기에서 지고 대가를 치르는 걸 보기 위해서다.

역시나 내기라는 두 글자에 정해찬은 사색이 되었다.

애초에 그가 임운기와 그런 내기를 내걸었던 건, 임운기와 강설아가 절대 하루 만에 400억이라는 큰 후원금을 모을 수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백 프로 자신 있는 내기였기에 그렇게 터무니없는 조건까지 내걸었는데, 그게 오히려 독이 되어 그가 학교 커뮤니티에서 똥멍박 영상을 찍어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