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08화

서진은 정색하며 말했다.

“네가 아들 걱정하는 거 나도 알아. 하지만 임남은 여기 없어. 네가 아무리 조급해서 대사관을 폭발시켜도 소용없어.”

“그럼 Y국에 가면 되지!”

상언은 주먹을 불끈 쥐고 악을 쓰며 말했다.

“가도 돼. 지금 바로 티켓 끊어서 오늘 출발하면 괜찮을 거야. 하지만 네가 갔다 해도 왕궁에 들어갈 수 있어?”

“...”

서진의 물음에 상언은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이건 확실히 상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렇게 말한 건 단지 순간적으로 분노해서 튀어나온 거고.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

“긴박한 때울수록 마음을 가라앉혀야 해.”

서진은 상언을 힐끗 바라보더니 말을 이었다.

“이번에 국가 조직에서 대사관을 보호하고 바이러스를 없앤다는 이유를 대면서 우리를 데리고 들어갈 거야. 그러니 안으로 들어간다 해도 오래 머물 수 없어, 대놓고 수식할 수는 더더욱 없고. 너더러 가지 말라고 하는 건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게 아니야. 넌 할 게 따로 있어.”

상언은 그제야 표정이 조금 풀리더니 대뜸 질문했다.

“내가 뭘 해야 하는데?”

저한테 쓸모가 있고, 할 수 있는 일만 있다면 상언도 자기가 여기서 시간낭비하며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거다.

“상대를 감시해. 움직임이 있으면 무조건 방법을 대서 막아. 절대 그놈들이 사람을 따로 빼돌리게 해서는 안 돼.”

“빼돌린다고?”

어리둥절해하던 상언은 뭔가 알아차린 듯 물었다.

“설마 소은 씨를 빼돌린다는 뜻이야? 그럴 리 없어. 대사관에 숨겨 두면 그나마 이해는 되지만 산 사람을 빼돌린다니. 우리가 사람을 풀어 소은 씨를 찾고 있다는 거 그쪽에서도 알 텐데. 지금 빼돌리면 너무 위험하지 않아?”

“가끔 위험부담이 큰일일수록 안전할 때가 있어.”

서진은 고개를 숙여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바라봤다. 그 사진은 그와 소은이 찍은 웨딩사진인데, 서진은 지금껏 그 사진을 핸드폰 배경 화면으로 설정하고 있다. 사진 속에서 환한 미소를 짓는 소은을 보자 서진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