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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7화

이날 원철수는 떠나지 않고 김씨 저택에 머물렀다.

김서진이 아래층으로 내려갈 때, 바깥 정원 복도 아래에 누군가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김서진은 냉장고에서 맥주 두 캔을 꺼내 다가와 한 캔을 원철수에게 건넸다.

“한잔할래요?”

눈썹을 치켜들고 김서진을 쳐다보던 원철수는 웃으며 건네받아 캔 고리를 ‘틱’ 하고 열고는 입술로 쭉 들이키고 눈을 가늘게 떴다.

“나는 김서진 씨가 냄새 나는 장사꾼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

김서진이 그를 보고 물었다.

“지금도 돈을 잘 버는 사업가라고 생각합니다만... 냄새가 그렇게 심하지 않아요. 하하...”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분위기가 한껏 유쾌해졌다.

김서진은 덩달아 웃으며 고개를 젖히고 술을 한 모금 마셨다. 하지만 웃고 있던 김서진은 자기도 모르게 미간을 다시 찡그렸다.

“그래서 사실 주효영이 가진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별수 없으시죠?”

한 손에 캔을 받쳐 들고 김서진은 고개를 살짝 숙여 원철수 쪽을 바라보았다.

오늘 세 사람이 함께 있을 때 김서진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임상언의 기분이 안정적이지 못했기에 말을 많이 하다가 신경을 건드리면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의 가장 직접적이고 간단한 대처방안은 바로 상세한 레시피를 아는 것인데, 우리 의학에서는 ‘증상에 맞게 약을 처방한다’ 고 하죠.”

원철수가 고개를 들어 하늘의 달을 보며 말했다.

“그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바로 연구를 하고 약리학적 약성을 분석하는 것인데, 물론 시간과 과정이 필요해요.”

“그 실험실에 있을 때 실험 책자를 좀 봤는데 그자들이 쓰는 물건도 그다지 희귀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다만 대담하고 과감하게 시도했을 뿐이죠.”

이 사람들은 사람의 목숨을 안중에 두지 않으니 당연히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원철수는 잠시 후 캔을 매만지며 생각에 잠기다가 말했다.

“못할 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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