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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막무가내인 서아란이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해서 설명했다.

양문수도 옆에서 부채질했다.

“4년이나 교도소에서 썩었으니 폭력적으로 변해도 이상해할 거 없잖아?”

양희지는 마음이 복잡했다. 한편으로 염무현이 이런 짓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엄마와 동생이 불쌍했다.

하지만 어찌 됐든 간에 사람을 때리는 건 잘못된 일이었다. 게다가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 더더욱 안 된다.

“그만해요. 바로 전화해서 따져줄 테니.”

양희지는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와 바로 염무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고는 질책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우리 엄마랑 동생 진짜 당신이 그런 거야?”

“부정하지는 않을게. 네 마음대로 생각해.”

양희지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염무현, 난 그래도 너한테 희망을 품고 있었어. 무슨 이유라도 있는 줄 알았다고. 근데 이렇게 무책임한 말을 할 줄은 몰랐네. 엄마 말이 맞아. 넌 정말 구제 불능의 인간쓰레기야.”

염무현이 가볍게 웃더니 말했다.

“네가 한 말, 뭔가 익숙하다는 생각 안 들어?”

양희지는 멈칫하더니 뭔가 떠올랐다. 익숙한 건 맞았다. 교도소 앞에서 염무현에게 했던 말을 지금 그대로 다시 돌려받았다.

너무 아이러니했다. 염무현이 인간쓰레기면 그럼 양희지는 뭐란 말인가.

양희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염무현은 이미 전화를 끊었다. 그는 양희지와 딱히 할 말이 없었다.

양희지는 잔뜩 약이 올라 이를 악물었다.

“염무현, 이 일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고야 말겠어.”

그러더니 양희지는 다시 어두운 얼굴로 병실에 들어갔다.

서아란이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어놓았다.

“뭐래... 그 새끼 인정 안 하지? 맞지? 딸, 그 새끼가 하는 말 절대 믿지 마...”

“인정했어요.”

양희지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서아란은 멈칫하더니 콧방귀를 꼈다.

“흥, 그래도 뭘 알긴 아네. 거짓말을 해도 쓸모가 없다는 걸 아니까 그런 거지. 근데 딸, 남도훈 도련님이랑 데이트 가지 않았어? 설마 말도 없이 안 나간 건 아니지? 그럼 안 돼. 나랑 준우 많이 다치긴 했지만 그래도 너랑 도련님 일에 비기면 밀리지. 재벌 집에 시집... 아니다. 너의 행복이 제일 중요한 거야.”

“아니에요. 그냥 약속이 임시 취소됐을 뿐이에요.”

양희지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사실 교도소에서 나온 양희지는 기분이 점점 나빠졌고 도무지 누굴 만날 기분이 아니었다. 그래서 먼저 전화를 걸어 약속을 취소했다.

입원 병동 C.

뼈를 뚫는 시술을 순조롭게 완성했다. 이승휘가 선택한 부위는 척추뼈였다. 그는 독이 그쪽에 숨어 있어 신경중추가 영향을 받았고 그래서 혼수상태에 빠진 거라고 판단했다.

“독극물 분석.”

이승휘는 이미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듯 우쭐대며 염무현을 힐끔 쳐다봤다.

‘사기꾼 새끼, 이따 민낯이 드러나서 쪽팔릴 때가 되면 어떤 궤변을 늘어놓을지 궁금하군.’

갑자기 설비에서 경보음이 울렸다. 옆에 있던 의사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

“큰일 났습니다. 환자의 심박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혈압도 같이 떨어지고 있어요.”

삐 하는 소리와 함께 이승휘가 별다른 처치를 하기도 전에 스크린에 뜬 이승휘의 바이털이 철저히 직선으로 변했다.

“이럴 수가!”

이승휘가 순간 당황했다.

유재영은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공규석이 어떤 사람인지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공규석이 만약 죽기라도 한다면 그 부하들이 바로 이곳을 폐허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아드레날린을 주사할까요, 아니면 심장박동기를 드릴까요? 선배님, 뭐라고 말 좀 해봐요.”

이승휘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완전히 넋이 나가 있었고 의견은 더더욱 무리였다.

공혜리도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급히 염무현에게 무릎을 꿇더니 말했다.

“염라대왕님, 부디 저희 아버지를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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