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95화 결혼을 채근하다

마침 출근하지 않고 있던 할머니 안금여가 성연이 요즘 집에서 한가하게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엠파이어 하우스로 성연을 찾아왔다.

학교에서 발생했던 일을 안금여가 알게 되었지만, 성연의 표정이 밝은 것을 보고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구나 싶어 안심했다.

안금여는 고택의 주방장이 새로 개발 제작한 케익을 성연에게 갖다 주었다.

산뜻한 맛의 케익은 느끼함이 없는 단맛으로 성연의 입맛에 잘 맞았다.

그래서 안금여가 특별히 가지고 온 것이다.

할머니가 오신다는 기별에 성연은 현관문 앞에서 기다렸다.

대문을 지나 현관 앞에 세운 차에서 안금여가 내렸다. 팔에 찬합을 들고 있는 안금여를 보며 성연이 말했다.

“할머니, 그냥 오시지 뭘 또 이렇게 가져오세요?”

안금여가 웃으며 말했다.

“별거 아니야. 틀림없이 네가 좋아하지 싶어 가져왔다.”

성연이 안금여의 팔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할머니가 가져오셨는데, 좋아할 게 당연하죠.”

안금여가 성연의 코끝을 콕 찍으며 말했다.

“네가 좋아하면 됐어. 네가 안 좋아할까 걱정했다.”

집 안으로 들어간 두 사람이 소파에 앉자 집사가 바로 차를 준비해 왔다.

안금여가 가볍게 차를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그러자 은은한 차향이 금세 입 안에 퍼졌다.

안금여가 성연에게 말했다.

“성연아,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들었다. 기왕에 네가 우리 강씨 집안의 손자며느리라는 사실이 밖에 알려졌으니, 이 참에 너와 무진의 결혼식을 앞당기자. 너도 이 할머니의 건강이 좋았다 나빴다 하는 건 잘 알고 있지 않니? 내 건강이 받쳐줄 때 너와 무진의 아이를 보고 싶구나. 하루라도 빨리 증손주를 볼 수 있도록 너희 둘이 힘을 내 다오.”

처음 성연이 무진에게 시집왔을 때, 안금여는 성연의 결정을 존중하고 어떤 선택도 강요하지 않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지금 날이 갈수록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보니, 안금여의 마음이 조급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서로에 대한 두 사람의 감정이 깊은 것을 확인한 안금여는 두 손 놓고만 있을 수 없어 증손주를 재촉하는 것이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