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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파혼

성연은 나중에 방미정에 관한 몇 가지 문제를 무진에게 물었다.

무진은 사실대로 성연에게 대답했다. 당시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던 데다가 강씨 집안이 커지면서 방씨 집안이 해외로 옮겨갔고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혼약이 파기되었다.

앞으로 서로를 마음에 둔 두 사람이 과거의 지나간 혼약에 매이지 않기를 바랬다.

무진은 방미정에 대해 어렸을 때 같이 놀던 친구라는 기억만 남아 있었다.

정혼에 관해서는 자세한 사정을 몰랐었다가 후에 할아버지가 말씀해 주셨다. 무진도 달리 의견을 말하지 않았었다.

당시 여자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던 무진은 누구든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이렇게 성연을 만나게 될 줄 어찌 알았겠는가.

혼약이 깨져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무진은 속으로 몰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렇지 않았다면 앞으로 귀찮은 일이 생겼을 것이다.

성연은 당연히 무진을 믿었고 방미정을 마음에 두지 않았다.

방미정은 귀국하는 날 무진에게 전화해서 식사 약속을 했다.

어찌 되었든 서로 친분이 있는 두 사람이다. 과거 서로의 할아버지가 살아 계셨을 때는 집안끼리 사이가 좋았다.

이번 한 번만큼은 무진이 나가 만나야 했다.

하지만 무진은 혼자 나가지 않고 성연을 데리고 함께 약속 장소로 나갔다.

약속한 식당에 도착했다.

방미정은 의자에 앉아서 사람을 재는 시선으로 성연을 위에서 아래로 쭉 훑었다.

무난한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은 성연은 꽤 괜찮은 마스크였지만, 방미정이 보기엔 그저 젖비린내 나는 어린 계집애에 불과했다.

턱을 들어 올린 방미정의 눈에 경멸의 빛이 담겼다.

성연은 방미정의 눈빛을 보고서도 못 본 체하며 무진을 따라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성연과 무진 두 사람이 서로 손깍지를 끼는 장면을 본 방미정은 이를 악물었다. 얼굴에 억지로 짓고 있는 미소가 하마터면 무너질 뻔했다.

“무진 씨, 몇 년 만에 만나는구나.”

무진을 향한 방미정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애정이 가득 실려 있었다.

무진을 향한 그녀의 시선은 마치 무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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