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295화

두 눈빛이 칼날처럼 공기 중에서 끊임없이 부딪쳤다.

이것은 총성이 없는 전투였고 누구도 굴복하지 않았다.

“누군데 이렇게 큰소리치는 거야! 설마 어느 가문의 도련님이신가?”

“쳇, 이씨 집안의 큰아씨랑 같이 온 거 못 봤어? 기껏해야 경호원 같은 역할이겠지.”

“경호원이라니? 내가 보기에 정말 이씨 집안의 작은 아가씨가 키운 기생오라비일지도 몰라. 어디서 있는 척은.”

“...”

여러 사람의 의론을 들은 배지수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녀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임지환, 그만해. 우리가 더 망신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가, 난 진지해.”

임지환이 말했다.

임지환이 모욕감을 자초한 것 같은 웃음소리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다.

한재석이 어떤 신분이란 말인가! 저 사람은 금성 한씨 집안의 큰 도련님이다!

그런데 무엇으로 이 사람과 겨룬단 말인가.

“진지하다고 쳐, 경매에 참여할 자격도 없는데 뭘 가지고 한재석 도련님과 싸워야지?”

배지수는 풀이 죽어 말했다.

“입으로만 고집해서 아무 소용이 없어!”

“들었어?”

“너희들도 입만으로는 소용없다는 걸 알잖아.”

한재석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안쓰러운 눈빛을 했다.

평소 당당하던 종사가 자신에게 압도당하니, 그 맛이 정말 너무 짜릿했다.

“경성그룹이 참여할 수 없으면 다른 회사를 보내면 되지 않겠어.”

임지환은 싱긋 웃었다.

“임재환, 실력으로 따지면 네가 대단하다는 걸 인정해.”

“하지만 비즈니스 전쟁에선 내게 신발을 들어줄 자격도 없어.”

“여기 계신 여러분 중 누가 너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는지 물어봐!”

한재석은 고개를 돌렸고, 눈길이 가는 곳마다 아무도 눈빛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평소 이씨 집안과 거래하는 사람이라도 공개적으로 한재석과 트러블을 벌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엔젤투자라는 신분만으로도 두려운 존재인데, 뒤에는 한씨 가문이 버티고 있었다.

“보셨어요? 아무도 당신을 도와주지 않아요!”

“누가 감히 우리 한씨 가문의 적이 되겠어요!”

한재석은 음산한 미소를 지으며 미친 듯이 떠들어댔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