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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껌딱지

시윤은 막무가내인 도준의 모습에 화가 나 이를 갈았다.

“변태.”

결국 도준은 시윤을 너무 몰아붙이지 않고 품 속에 꼭 끌어안았다.

“우리 얘기 좀 해. 어릴 때 사용하던 방에 왔다고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 굴며 나 못 만지게 하고 욕한 게 누군데? 어디서 그런 못된 버릇 배웠어?”

“내가 언제 학생 때로 돌아간 척했다고 그래요? 는 그냥...”

사실 도준의 말이 맞다. 이 방에만 돌아오면 시윤은 도준의 아내가 아닌 이씨 집안 딸, 시영의 언니가 된 기분이니까. 분명 스무 살도 넘은 성인인데, 이 방에만 오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연애에 빠진 학생이 된 것처럼 부끄러웠다.

시윤은 도준의 어깨를 밀어 버리고 자리에 앉아 콧방귀를 뀌었다.

“누구나 도준 씨 같은 줄 알아요? 그러다 이상한 소리라도 새어 나가 엄마랑 시영이가 들으면 하면 어떡하려고요? 도준 씨는 체면 같은 거 상관 안 해도 전 신경 쓴다고요.”

도준은 나른하게 침대 헤드에 기대 시윤의 머리카락을 손에 잡고 그녀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나 내일 계약 건으로 경성에 올라가야 해. 이틀 동안 여기서 나 기다려.”

도준이 간다는 소식에 시윤의 표정은 이내 어두워졌다.

“저도 같이 갈래요.”

“지금 비행기 타면 위험해, 몇 달 뒤에 데려갈게.”

시윤은 기분이 우울했지만 배 속의 아이를 위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

그 뒤로 한 달 동안 도준은 대부분 시간 모두 해원에서 시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가끔 경성에 갈 때면 시윤을 양현숙의 집에 보냈다.

그렇게 아이가 3달째 되자 시윤은 샤워할 때마다 볼록 나온 제 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심지어 입맛이 돌던 시기도 끝나 이것저것 가리는 게 많아져 투정이 심해졌다.

오늘도 양현숙이 정성스럽게 몇 가지 음식을 준비했는데 시윤은 그저 젓가락으로 이리저리 휘젓다 다시 내려놓자, 양현숙은 화가 난 듯 시윤의 머리를 쿡쿡 찔렀다.

“전생에 내가 너한테 큰 빚을 진 게 틀림없어.”

“입맛 없단 말이에요.”

시윤은 억울한 듯 투덜댔다.

하지만 양현숙은 시윤의 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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