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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1화 할 얘기 있어요

도준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충성심이 없는 개하고 잘될 거 뭐 있어?”

“왜 꼭 그렇게 말을 고약하게 해요?”

두 사람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들은 터라, 저와 도준보다도 힘들었다는 걸 아는 시윤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그래도 두 사람 사귀는 건 좋은 일이네요.”

동정심이 발동한 시윤을 보며 도준은 비웃는 대신 손을 들어 그녀의 귀밑머리를 뒤로 넘겨주었다.

“나 없는 이틀 동안 밖에 나가지 마. 내가 돌아오면 같이 산책하자.”

“네.”

시윤은 애틋하게 제 고개를 도준의 어깨에 기댔다.

다음날.

도준이 깨어났을 때 시윤은 여전히 침대에서 잠을 청하고 있었다. 도준이 몸을 숙여 시윤의 얼굴에 입을 맞추자 시윤은 불편한 듯 그를 뿌리쳤다.

‘양심 없기는.’

도준은 화가 난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어제는 헤어지기 싫다고 그렇게 말하더니, 하루 지나니 싫어하네.’

하지만 시윤이 어제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한 걸 봐서 도준은 이불을 꼭 덮어주고는 시윤의 이마를 콕콕 찔렀다.

“내가 꼭 기억하고 있겠어.”

오전 10시.

눈을 떴을 때 옆이 텅텅 비어 있자 시윤은 깨어날 기운조차 사라졌다. 결국 양현숙이 이불을 들추고 침대에서 끌어내서야 겨우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있을 때 윤영미가 허리 디스크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는데 상태가 심각하여 함께 가지 않겠냐는 수아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

윤영미는 은사일 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이기에 가야 하는 건 당연했다.

...

병실에 누워 있는 윤영미는 많이 초췌해 보였다.

60도 넘은 나이에 평생 결혼하지 않아 아이도 없어 병상 주위에는 온통 학생들뿐이었다. 비교적 늦게 도착한 시윤에게 남은 건 문 쪽에 위치한 자리뿐이었다.

하지만 시윤이 들어서자마자 윤영미의 호통 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배가 불러왔는데 밖엔 왜 나왔어? 누가 너한테 이른 거야?”

병상 옆에 서 있던 수아는 그 말에 이내 친구의 뒤로 몸을 피했다.

시윤도 따라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

“쌤 보고 싶어서 왔죠.”

“난 아주 잘 있으니 볼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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