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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아이의 성별

늦은 밤.

시윤은 침대에서 몇 번이나 심호흡했다.

“저 준비됐어요.”

그러자 도준이 침대 헤드에 기댄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운을 뗐다.

“우리 애...”

“잠깐만요!”

시윤은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여 갑자기 도준의 말을 끊었다.

“이러는 거 하나도 낭만적이지 않잖아요.”

도준은 시윤의 말에 피식 웃었다.

“남자애인지 여자애인지 알려주는데 낭만이 뭐가 필요해?”

“하... 도준 씨는 몰라요!”

“그럼 내가 좀 아는 거로 얘기해 봐. 어떻게 할까? 폭죽이라도 터뜨릴까? 아니면 파티라도 주최해?”

“그렇게 복잡한 거 말고, 그냥 기록만 하면 돼요.”

시윤은 말하다가 아이디어가 생각났는지 핸드폰을 꺼내 도준을 찍기 시작했다.

“됐어요. 말해 봐요.”

“남자애야.”

답을 들은 순간 시윤의 얼굴에 드리웠던 부드러움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심지어 딸에게 공주 치마를 입히려던 꿈이 산산조각 났다.

‘이러다가 아들이 도준 씨를 닮기라도 하면 어떻게 감당하지? 이거 큰일이네.’

...

아이가 나날이 자랄수록 시윤의 몸도 점점 무거워졌다. 원래 가늘던 다리도 부종이 생기기 시작했고 매일 밤 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특히 7달이 되었을 때부터는 허리에 쿠션을 받히고 자야 했고, 자다가 일어나는 횟수도 많아졌다.

잠귀가 밝은 도준은 시윤이 뒤척일 때마다 눈을 떠 불을 켜고 화장실까지 함께 가주곤 했다.

곁에 함께 있으려고 경성과 해원을 쉴 새 없이 오가고, 매일 밤 저 때문에 잠도 제대로 들지 못하는 도준을 보자 시윤은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오늘 시윤은 도준이 저를 위해 정리해 놓은 방을 보며 풀이 죽어 말했다.

“아니면 우리 따로 잘까요? 저 때문에 자꾸 깨면 피곤하잖아요.”

“나 혼자 자면 추 위 타.”

그 말에 시윤은 피식 웃으며 입을 삐죽거렸다.

“거짓말.”

도준은 시윤을 품에 안은 채 시꺼메진 그녀의 눈 밑에 입을 맞췄다.

“이 애만 낳고 낳지 마. 힘들잖아.”

그러자 시윤도 눈을 스르르 같으며 중얼거렸다.

“그러니까요. 너무 힘들어요. 이게 다 도준 씨 때문이에요.”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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