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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배가 움직여요

또 3개월이 지나자 두 사람이 몸을 섰는 횟수는 전보다 줄어 들었지만 전처럼 조심할 필요는 없었다.

도준은 여전히 기력이 왕성한 모습을 보였지만 시윤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게을러졌다.

5개월 되던 때 기형 검사를 받으러 갔더니 의사로부터 많이 운동하라는 권유까지 받게 되었다. 그러지 않으면 아이 낳을 때 힘들다면서.

시윤은 움직이기 싫었지만 의사가 권유까지 한 데다 아이를 생각하니 결국 운동을 시작했다.

10월의 날씨는 딱 적당했다. 이제는 너른 옷을 입어도 배가 불룩해진 모양이 제법 선명해져 겉에 면 소재로 된 원피스와 니트를 입으니 보온도 되는 동시에 포근한 인상을 주었다.

도준과 처음 만났을 때 갖고 있던 풋풋함 대신 이제는 동작 하나하나에 여성미가 넘쳐 마치 오래 된 술 같은 느낌을 주었다.

도준은 시윤의 단추를 제대로 채우며 물었다.

“힘들어?”

두 사람이 집에서 내려와 걸은 지 이제 5분이 지났는데 시윤은 이미 지쳤다. 하지만 아이를 생각하자 꿋꿋하게 고개를 저었다.

“안 힘들어요. 허리 조금 욱신거리는 것만 빼면요.”

“그럼 잠깐 쉬자.”

공원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햇빛을 오래 받은 벤치에 앉자 따뜻하고 편안했다.

시윤은 도준의 어깨에 기대 멀리서 공놀이하는 남자애와 미끄럼틀을 타는 여자애들을 바라보더니 문득 중얼거렸다.

“우리 애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네.”

“알고 싶어?”

도준이 고개를 돌렸다.

“응? 혹시 알아요?”

“알아.”

시윤은 놀라운 듯 따져 물었다.

“알면서 왜 말 안 했어요?”

그러자 도준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자기가 서프라이즈를 원한다며?”

“그건 우리한테 서프라이즈였으면 좋겠다는 거지. 전 모르고 도준 씨만 아는 걸 말한 게 아니라고요. 게다가 이건 내 배인데 도준 씨만 알고 저는 모른다는 게 말이 돼요?”

“알고 싶다면 알려 주면 되잖아.”

도준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말했다.

“도준 씨는 몰라요.”

도준과 말다툼하려던 그때, 시윤은 갑자기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도준도 잔뜩 놀라 기색을 하고 있는 시윤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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