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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0화 만족하게 해줄게

시윤은 도준의 음산한 말투에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하지만 도준이 아무나 찾아도 된다고 했던 말이 떠오르자 다시 화가 치밀어 겁도 없이 도준의 속을 긁었다.

“그게 도준 씨랑 무슨 상관인데요? 우리 이혼했으니 아무나 만나도 된다면서요? 도준 씨도 다른 사람 만날 수 있는데, 저라고 왜 안 되는데요?”

그 말에 위험한 분위기를 내뿜던 도준은 이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고딩어 다시 입을 열었을 때, 방금 전 무서운 분위기는 사라지고 오히려 농담기 섞인 허스키한 목소리만 남았다.

“아, 그러니까 내가 지난번에 그 말을 했다고 지금까지 삐져 있었어? 질투해서?”

“누가 그렇대요? 얼마나 기뻤다고. 도준 씨가 다른 여자랑 사귀면 제가 도윤이한테 새아빠, 새엄마 부르는 방법까지 가르쳐 줄게요. 두 사람 축복해 줘야 하니까.”

도준은 그 말에 피식 웃더니 손으로 시윤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자기가 이렇게 배려심이 넘치는 줄 몰랐네. 그래, 도윤이 새엄마 될 사람인데, 자기가 골라주는 건 어때? 명문가 여식? 아니면 연예인? 그것도 아니면 자기처럼 유연한 발레리노나 찾을까?”

도준이 진지하게 상대를 고르기 시작하자 시윤은 화가 나 얼굴이 벌게졌다.

“제 마누라도 아닌데, 저랑 무슨 상관인데요?”

도준은 시윤의 반응을 관찰하며 눈웃음을 쳤다.

“자기도 내 마누라잖아. 그러니 자기 말 들어야지. 자기가 만나라는 사람 만날게. 어때?”

‘뭐야? 지금 뭐 이직하기 전에 새 직원 찾아놓고 가라는 것도 아니고.’

시윤은 점점 날카로운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도준은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하듯 긴 손가락으로 시윤의 머리카락을 감았다.

“자기가 내 취향 제일 잘 알잖아. 안 그래?”

그 말에 시윤은 끝내 폭발한 듯 도준의 손을 뿌리쳤다.

“나쁜 놈! 사람도 아니야!”

시윤은 높은 소리로 대뜸 욕설을 퍼부었다. 감히 도준을 이렇게 욕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오직 시윤 뿐일 거다.

이미 붉어진 시윤의 눈시울을 보며 도준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자기한테 욕먹은 나도 안 울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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