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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서프라이즈

승우는 퇴원 한지 보름 정도 되자 떠나기 전 해연이 있는 병원에 들러 그녀의 동료에게 편지를 부탁했다.

그 안에는 2억이나 저축되어 있는 카드 한 장과 ‘이용해서 미안하다’는 내용의 카드가 들어 있었다.

해연의 진심을 배신한 걸 비겁하게도 이런 방법으로 보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승우는 시윤에게 연락을 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집 근처에 가보곤 했다.

그 덕에 때로는 장보고 돌아온 어머니를 볼 때도 있고, 어머니에게 끌려 억지로 산책하는 시윤을 볼 때도 있었다.

아직 배가 나오지 않았지만 시윤은 벌써부터 걸을 때 배부터 감싸는 습관이 생긴 듯했다. 게다가 가끔 부드러운 눈빛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날 미래를 기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동안 마음을 정리한 승우는 더 이상 전처럼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았다. 시윤이 어렵사리 그 가는 팔로 가족 모두를 구렁텅이에서 빼내 이제야 삶다운 삶을 살까 하는데, 그 평화를 깨뜨릴 자격이 그에게는 없었다.

때문에 승우는 조용히 출국행 티켓을 끊고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 떠나는 걸 선택했다.

...

다음 날 오전 10시. 공항.

시윤은 몰래 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도준을 마중하러 공항에 도착했다.

브리핑이 끝나면 전용기는 모두 전문가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터라 도준은 미리 여객기에 올라탔다.

도준이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지 않았지만 10시에서 11시 사이에 도착하는 비행기라고 대충 짐작한 시윤은 도준을 빨리 ‘잡아오기’ 위해 미리 와 있었다.

픽업 게이트로 오가는 사람들을 보던 시윤은 도준을 만날 생각에 어느새 미소를 짓고 있었다.

게이트 쪽만 살피느라 시윤은 제 뒤를 내내 쫓아온 사람이 있다는 걸 발견하지는 못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승우다. 그는 택시에 내려 시윤을 본 순간 시윤이 저를 배웅하러 온 거라고 생각해 잠깐 기뻐했었다. 하지만 곧장 픽업 게이트로 향하는 시윤을 보고 나서야 그녀가 도준을 마중하러 왔다는 걸 알아챘다.

앞으로 언제 또 시윤을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에 승우는 곧바로 비행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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