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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하지만 지금은...

김하린 때문일까?

소은영은 박시언이 전에 김하린을 얼마나 증오했는지 너무 잘 안다.

“안돼, 절대 걔한테 박시언 뺏길 수 없어. 절대 안 돼!”

...

김하린은 일찌감치 교실에 도착했다. A대의 대학원생은 많지 않았고 매년 금융학과에는 한 반밖에 없었다.

한편 이 반에는 전부 높은 신분이거나 IQ가 출중한 사람들만 모였다.

김하린은 맨 뒷줄에 앉았다. 이제 막 개강일이고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지 않을뿐더러 A대에 다닌다는 일을 최미진이 알기라도 하면 분명 학교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울 것이다.

쾅!

이때 갑자기 누군가가 교실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앞줄에 앉은 몇몇 남학생들은 미간을 확 찌푸리고 버럭 화내려다가 들어오는 사람을 본 후 저마다 입을 다물었다.

김하린도 고개를 들고 뭇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문 앞을 바라봤다.

상대는 다름 아닌 한태형이었다. 그는 캐주얼한 운동복 차림에 느긋하게 안으로 들어왔다.

김하린은 대뜸 미간을 구겼다.

‘한태형이 왜 여길 왔지?’

그가 수능 때 백지를 내는 걸 김하린은 똑똑히 봤었다.

문 앞에서 주임 교수가 한태형에게 깍듯이 말했다.

“한태형 학생, 여기 앞줄에 앉으시면 됩니다. 앞줄이 시야가 좋거든요.”

이어서 주임 교수는 직접 첫 번째 줄의 의자를 빼내며 한태형을 자리에 모셨다.

다만 한태형은 거들떠보지 않은 채 그 의자를 끌고 김하린 쪽으로 곧게 가더니 그녀 옆에 앉았다.

이에 다른 학생들은 전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아무도 감히 불만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대는 무려 해성에서 명성이 자자한 한씨 가문의 자제였으니까.

“네 자리는 맨 앞줄이라잖아.”

김하린이 성의껏 일깨워주었다.

한태형은 하찮은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아야 하는 사람이다. 해성에서 이를 모르는 자가 거의 없을 정도로...

그녀는 지난번에 일부러 한태형 앞에서 그런 말들을 했으니 분명 속에 담아두고 있을 것이다.

이때 한태형이 아무렇지 않게 대답했다.

“내가 어디 앉고 싶으면 앉는 거지.”

이를 본 주임 교수가 멋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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