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별 후 난 미모의 여대표와 결혼했다: Chapter 91 -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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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하지만 소연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얼마 안 가 경찰이 출동했다. 효율이 꽤 빠른 셈이다.“신고자 분 어디 계십니까?”누군가 물었다.이효진은 다급히 달려가 소연을 가리키며 말했다.“경찰관님. 저 여자요! 바로 저 여자예요! 제 얼굴 좀 보세요!”이효진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저 여자가 저 이렇게 때렸어요! 빨리 연행하세요! 합의는 없어요! 절대요!”이 순간 그녀는 돈 보다도 소연이 잡혀가길 더 간절히 바랐다.경찰은 미간을 찌푸리고 소연에게 말했다.“폭행은 왜 하셨습니까?”소연은 웃음이 터졌다.“질문이 아주 좋네요. 제가 왜 폭행했을까요? 제 남편이 이 병원에 입원했는데 저 여자가 병원까지 찾아와 제 남편에게 꼬리를 흔드네요. 여기서 질문, 제가 왜 폭행했을까요?”“아…”경찰관은 복잡한 표정으로 이효진을 돌아보았다.“사실입니까?”“맞아요!”이효진이 내키지 않은 듯 말했다.“그래도 어떻게 사람을 폭행해요! 제 얼굴 좀 보세요!”경찰은 고개를 저으며 이효진에게 말했다.“아가씨! 여기는 개인 병실입니다! 남의 집과도 같다는 얘기입니다! 무단 침입도 모자라 다른 분의 남편에게 꼬리를 흔드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습니까?”이효진은 할 말을 잃었다!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니!“경찰관님.”소연이 물었다.“제 허락도 없이 쳐들어왔는데 폭행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경찰도 할 말이 없었다.경찰은 이효진에게 말했다.“아가씨. 더 맞기 싫으시면 여기서 나가세요. 그리고 신고하려면 뭐 좀 알고나 하세요. 장난도 아니고!”“아… 안 가요!”이효진은 막무가내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그 모습에 경찰도 골치가 아팠다.경찰이 말했다.“아가씨. 상황 파악 좀 하세요! 이건 아가씨의 불찰입니다! 계속 이러시면 끌어냅니다!”경찰도 이런 일을 처리하기가 제일 귀찮고 싫었다.끌어낸다는 말에 겁이 난 이효진은 두 눈을 부릅뜨고 소연을 노려보더니 그제야 병실을 떠났다.“뻔뻔하긴!”소연은 한마디 내뱉고 나서야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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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남지훈은 이효진과 더는 할 말이 없다.감정도 사라진 지 오래다.속상했고 아팠지만 더는 되돌릴 수 없다.다행히도 남지훈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지내다 보니 이효진의 바람은 그에게 큰 타격이 되지 않았다.어쩌면 마음을 놓았을 수도 있다.남가현은 점점 더 패션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통통한 몸매를 빼면 사실 괜찮았다.어떻게 보면 남매는 동병상련이지만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았다.며칠 사이 남지훈은 점차 그늘에서 벗어났다.밤이면 병원에서 남지훈 곁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소연의 모습에 남지훈은 마음이 짠해졌다.도도한 성격에 결벽증이 있는 소연이 병원에서 지낸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남지훈은 소연을 다시 보게 되였다.요 며칠 송태수는 매일 건강보조품을 들고 병원에 찾아왔다.매일 쌓여가는 건강보조품에 남지훈은 하는 수 없이 남가현에게 부탁해 아버지인 남용걸에게 전달해 드렸다.비싼 제비집 산삼 등 모자란 게 하나 없었다.하지만 수량이 너무 많다 보니 남용걸이 혼자 소화하기에는 벅찼다.며칠도 안 되는 사이에 남가현 집에는 진귀한 건강보조품이 산을 이룰 만큼 가득 쌓아졌다.신정우는 흑심을 품기 시작했다.가격을 알아본 신정우는 비싼 가격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닥치는 대로 손에 잡히는 물건은 전부 수백만 원대의 고가 제품이었다.그는 몰래 하나를 들고나와 관련 업체에 판매했고 무려 백만 원을 받았다.지금의 신정우에게 백만 원은 적은 액수가 아니다. 월급도 전부 남가현이 관리하는 바람에 신정우에게 남은 돈은 그저 주유비와 담뱃값뿐이었다.남용걸도 어리둥절했다!“가현아.”산처럼 쌓아 올린 물건을 발견한 남용걸이 물었다.“이거 다 어디서 났어? 샀어?!”남용걸은 남가현에게 돈을 아끼라고 했다.아무리 신정우의 속을 긁고 싶어도 아이를 위해 뒷길은 남겨두어야 한다고.남가현이 말했다.“아빠, 내가 그걸 왜 사요? 친구가 입원해서 받은 건데 너무 많아서 아빠한테 나누어 드린 거예요.”남가현은 감히 남지훈이 병원에 있다는 말을 꺼낼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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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비록 신정우는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늘 그렇듯 회사에서 이미연과 붙어 다녔다.병원.병상에 누워있는 남지훈은 의아했다.그는 요 며칠 소연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송태수가 올 때마다 소연은 보이지 않았고, 우연이라기엔 너무 합리적이지 못한 상황들이었다.그렇다고 소연이 S그룹의 직원이라 송태수와의 만남을 꺼린다고 하기에도 너무 억지인 것 같다. 아무래도 소연은 그저 S그룹의 중층 직급일 뿐이니까.두 사람의 만남에는 전혀 리스크가 존재할 수 없다.“제수씨는 또 안계세요?”저녁 무렵에 병실로 찾아온 송태수도 왠지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왜 매번 제수씨와 엇갈릴까?’그는 심지어 제수씨의 존재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했다!남지훈은 씁쓸하게 웃었다.“방금 나갔어요!”송태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지훈 씨, 설마 제수씨 저 일부러 피하는 거 아니겠죠?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인가?!”송태수가 생각 없이 뱉은 말은 사실 정답이다!남지훈은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다.“아닐 거예요. 그저 S기업의 중층 관리자일 뿐이에요.”“직업 괜찮네요!”송태수가 말했다.“비록 S그룹은 싫지만, J시를 통틀어 우리 T그룹에 상대할 수 있는 건 오직 S그룹뿐이죠. 그러니 S그룹의 중층 관리자라면 제수씨가 아주 능력이 대단한 증거예요! 이렇게 하죠. 제수씨가 만약 제가 간 뒤에 오게 된다면 혹시 T그룹에서 능력을 발휘하고픈 의향이 없는지 확인해 주세요. 더 좋은 조건으로 스카우트할 테니 S그룹보다는 훨씬 나을 거예요.”남지훈은 연신 고맙다고 했다. 그는 송태수의 열정이 고마웠다.물론 남지훈도 소연에게 이 말을 전할 것이다. 어쨌든 S그룹이든 T그룹이든 모두 대기업이니.하지만 T그룹에서 더 좋은 조건을 준다고 하니 연봉은 S그룹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사람은 더 높은 곳으로 가길 원하니 소연도 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남지훈은 소연을 대신해 설명했다.“형님, 소연이가 요즘 좀 바빠요. 요즘 S그룹에 골치 아픈 문제가 많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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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왜 매번 태수 형님만 오면 바쁜 거야?”남지훈은 더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소연에게 물었다.남지훈은 이상했다!이게 우연일까?하지만 소연은 이미 핑계를 준비했다.“그분은 T그룹 대표고 나는 그저 S그룹의 중층 관리자잖아. 그러니까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만나지 않는 게 좋아.”소연의 해석은 그나마 설득력이 있었다.남지훈이 말했다.“넌 비록 태수 형님을 피해 다니지만 태수 형님은 네 입장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 너한테 T그룹으로 올 생각이 없냐고 했어. 더 좋은 대우로.”소연은 입을 삐죽이며 남지훈을 빤히 쳐다보았다.“너 이 자식, 넌 대체 비참한 거야 아니면 운이 좋은 거야. 여자친구와 8, 9년을 만났는데 비참하게 손만 잡았고, 그런데 비참하다고 하기엔 송 대표님과 이렇게 친한 걸 보면 또 운이 좋은 것 같고. 그분은 정말 널 동생으로 생각하는 거 같아. 내가 보기엔 그분은 가족을 제외하고 너한테 제일 잘해주시는 것 같아!”남지훈은 활짝 웃으며 말했다.“맞다, 내가 태수 형님에게 성진구 얘기 꺼냈었거든. 그랬더니 형님이 뭐라고 했게?”남지훈은 소연에게 서프라이즈를 주고 싶었다.소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건 짐작이 어렵지만, 네가 얘기했으니 아마 들어줬을 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렇게 쉽게 소씨 가문에 양도하지 않으실 거야. S그룹의 임원들이 몇 번 연락했었지만 성사되지 않았어!”“네 말이 맞아!”남지훈은 헤헤 웃으며 말했다.“태수 형님이 너한테 네가 책임진 프로젝트가 있는지 물어보라고 했어. 만약 있다면 소씨 가문에 양도하실 거래. 하지만 조건이 있었어.”“조건… 어떤 조건?”소연은 경악했다!그녀가 책임진 프로젝트를 S그룹에 양도하겠다고?송태수가 이렇게 말이 쉽게 통하는 사람이었던가?아니면 남지훈의 말에 그렇게 큰 힘이 있었던 걸까?남지훈이 계속 말했다.“조건은, S그룹에서 널 승진시켜 주는 것. 그리고 실력이 된다면 성진구 프로젝트도 너에게 맡기는 것! 내 생각엔 S그룹 대표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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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이용했다고 생각할까?소연은 두 사람의 사이가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제일 좋은 결말은 평화롭게 끝내는 것.소연이 이렇게까지 얘기하니 남지훈은 한숨을 내쉬고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리고 이 일로 소연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남지훈의 도움을 받아야 할지, 아니면 받지 말아야 할지, 소연은 머리가 복잡해졌다.‘지금이라도 솔직하게 털어놓을까?’하지만 소연은 이내 이 생각을 접었다.남지훈의 상처는 이제야 아물어 가는데, 만약 몸에 무리라도 간다면 결과는 생각하기도 싫었다.남지훈이 잠이 든 것을 확인한 소연은 휴대폰을 꺼내 소씨 가문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다들 자?]도저히 혼자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던 소연은 가족들과 상의하기로 결심했다.띵동.이내 답장이 왔다.소씨 가문 세 도련님과 소박환은 아직 잠에 들기 전이다.소연은 입술을 오므리고 남지훈이 했던 말을 단톡방에 그대로 올렸다.잠깐의 침묵을 끝내고 소씨 가문 장자가 답장했다.[즉 우리 매제 한마디면 송 대표가 들어준다는 얘기네. 소연아, 너 기회 만들어서 솔직하게 털어놔. 그러면 모든 게 해결돼. 매제를 통하면 송 대표도 우리 가문에 대한 적대심을 내려놓을 수 있어.]소한용이 말했다.[동생아! 이 오빠 좀 도와줘! 유리가 요즘 차가워, 어떡하지? 너 매제한테 사실대로 털어놔! 정 안 되면 우리 다 함께 출동하자고! 매제와의 관계면 이 오빠도 유리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어! 내 동생, 이 오빠의 행복을 위해! 다 털어놔!]셋째 소한민도 말했다.[큰형과 둘째 형 얘기, 나 완전 찬성이야!]그들의 답장에 소연은 저도 몰래 미소를 지었다.오빠들의 응원에 그녀도 털어놓을 용기가 생겼다.하지만 이때, 소박환이 말했다.[연이야, 이 일로 두 사람 사이에 어렵게 얻은 믿음을 깨지 마. 이 일은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간단해 보이는 말에, 소연에 대한 소박환의 애정이 가득 들어있다.딸과 이익은 절대로 비할 수 없다.소연은 한숨을 내쉬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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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내 생각에 소연 씨는 평범한 중층 관리자가 아니야.”남가현이 말했다.남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누나, 그게 무슨 말이야?남가현은 주위를 훑어보며 말했다.“이 집 최소한 10억이야. 네 형부 월급은 내가 잘 알잖아. 고작 월 800만 원이거든. 그런데 그까짓 월급으로 어떻게 이런 거액의 집을 살 수 있겠어? 게다가 소연 씨 화장품 말인데… 다 가격이 어마어마해!”월 800만 원의 수입으로는 결코 이만큼의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신정우의 수입으로 판단했을 때, 소연이 거짓말을 하는 게 분명하다.“누나.”남가현이 웃으며 말했다.“의심 좀 하지 마. 소연이가 맡은 프로젝트가 얼만데. 보너스만 해도 장난 아닐 거야.”남지훈의 말에 남가현도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정우 씨에게도 프로젝트가 많고 보너스도 많아. 하지만 이렇게 큰 지출은 감당할 수 없지.’그녀는 자기가 여기서 괜한 말을 더하면 두 사람의 사이에 금이 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나중에 정우 씨에게 따져야지.’T그룹.신정우는 참지 못하고 재채기했다.“정우 씨, 감기야?”이미연은 관심 조로 물었다.신정우는 코를 비비며 말했다.“아니, 그냥 재채기한 것뿐이야.”이미연은 신정우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정우 씨, 카드 아직도 마누라한테서 안 가져왔어? 돈 없으니까 호텔도 못 가잖아. 맨날 차에서 하기엔 좀 그렇지?”신정우는 이미연의 코를 꼬집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우리 곧 돈 생길 거야. 내가 따로 카드 하나 만들었거든, 월급 빼고 나머지는 모두 그 카드에 넣었어.”신정우의 직급은 월급만 나오는 게 아니다.남가현이 카드를 관리하기 전, 신정우는 카드 하나에 모든 돈을 넣었었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는 월급과 그 이외의 돈을 나눠서 관리할 생각이다!이미연은 이내 부드럽게 말했다.“정우 씨, 보너스는 따로 챙겼어?”그녀는 신정우가 아직도 돈이 많다고 생각한다.신정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보너스? 다 너한테 썼잖아. 챙길 게 뭐 있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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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남지훈이 이곳에 들어왔을 때, 부엌에 바퀴벌레 한 마리 없는 걸 보니 소연은 집에서 밥을 해 본 적이 없는 게 분명했다.“까짓거 이렇게 볶고 저렇게 지지고 조미료 때려 넣으면 먹을 수 있는 거 아니야?”소연이 말했다.“들어가 쉬어. 다 하면 부를 테니까.”‘그래도 여자니까 간단한 볶음 요리는 괜찮겠지?’하지만 이내 그는 알게 되었다.몇 분도 안 되는 사이 부엌은 이미 난장판이 되었고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요리가 타버렸다!그것도 어이가 없을 정도로 타버렸다! 아니, 아직도 타고 있다!“콜록, 콜록!”소연은 연신 기침하며 부엌에서 도망쳤다.다행히 남지훈이 제꺽 부엌에 달려 들어가 솥에 솥뚜껑을 닫았고, 솥에서 타오르던 불은 그제야 점차 꺼지기 시작했다.난장판이 된 부엌을 보며 남지훈은 어이가 없었다.“그냥 내가 할게.”소연은 혀를 내밀더니 말했다.“나 처음이라 그래. 네가 이해해!”남지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아무리 봐도 소연은 부잣집 아가씨 같았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처음이라는 말도 설명이 된다.남지훈은 앞치마를 두르고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한 시간 뒤, 남지훈은 멘탈이 깨져버렸다!남지훈이 부엌에서 나오자 소연은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다 됐어? 나 좀 배고파.”남지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소연은 남지훈이 힘들어서 그런 줄 알았다. 아무래도 회복된 지 얼마 안 됐으니 말이다.그녀는 부엌으로 들어가 남지훈의 요리를 들고나와 식탁에 놓았다.“빨리 먹자.”“저기요, 아가씨.”남지훈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오늘은 그냥 배달시키자.”그러더니 휴대폰을 들어 배달 앱을 열었다.소연은 의아했다.“왜 배달시켜? 기껏 다 해놓고, 맛있어 보이는데.”남지훈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이것만 먹을 수 없잖아. 밥은 먹어야지. 너 밥솥 볼래?”밥솥을 열고 확인한 소연은 두 눈을 의심했다.물과 쌀이 선명하게 갈라져 있다!어쩐지 남지훈이 배달을 시키겠다고 하더니, 밥솥에 온도도 올라가지 않았다.그녀는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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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소연은 잠시 멈칫했다!대충 살자고?그녀의 성격에 대충이란 없다.게다가 그녀는 남지훈과의 3년 뒤를 생각해 본 적 없다. 그런데 어떻게 대충 산다는 말인가?반감은 없지만 좋아한다고 말할 수도 없다.남지훈이 칼에 찔려 응급실로 들어갔을 때, 소연이 눈물을 흘린 것은 전적으로 걱정 때문일 뿐이다.“무슨 생각해?”소연은 눈을 희번덕거렸다. 그녀는 남지훈에게 인터넷에서 보았던 말을 해주었다.“넌 데려갈 사람이 없지만, 날 데려가고 싶어하는 남자들은 줄 섰어.”남지훈은 머쓱했다.소연의 말에 그는 큰 키에 늘씬한 몸매, 잘생긴 얼굴의 소한진이 떠올랐다.‘설마 소한진을 마음에 두는 걸까? 그렇다면 왜 나와 결혼한거지? 무슨 사정이 있는건가?’그제야 남지훈은 소연이 얼마나 가지기 힘든 여자인지 철저히 느낄 수 있었다.만약 소연이 남지훈에게 이런 말을 했었더라면, 남지훈은 바로 찬성했을 것이다.이날 밤, 남지훈은 아무 걱정없이 편한 잠을 잤고, 소연은 또 뒤척거렸다.결혼 후 세 번째 불면.그녀는 밤새도록 남지훈의 말을 되뇌었다.‘대충 살자고?’그녀는 자기가 남지훈을 아끼고 있는지, 그리고 남지훈에게는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했다.그녀도 알 수 없다.하지만 그녀는 절대로 대충은 싫다.다음날, 소연은 이른 아침부터 하품을 연발했다.그 모습에 남지훈이 물었다.“어젯밤에 뭐했어? 잠을 덜 깬거야?”“게임하다가 늦게 잤어. 왜, 안 돼?”소연은 남지훈을 노려보았다.‘너 때문에 내가 잠을 잘 수 있어야지!’남지훈은 할 말을 잃었다.‘게임도 할 줄 아네?’아침을 먹고 두 사람은 남지훈의 고향인 대호촌으로 향했다.J시를 나서자 남지훈은 담배 몇 갑과 과일, 그리고 노인을 위한 보양식을 구매했다.소연도 그제서야 남지훈에게는 두 삼촌과 고모가 존재한다는 것과 할머니도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진성철 이장에게 드릴 담배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두 삼촌과 할머니에게 드릴 물건이다.남지훈은 매번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양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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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그때 우리 엄마 배 속에는 누나가 있었어. 그런데 밥 먹을 때 필요한 수저와 냄비, 수저까지도 전부 둘째 할아버지한테 빌려 쓰셨대. 빌려 온 5만 원이 전 재산이었어. 땅도 얼마 가지지 못하셔서 나머지는 우리 부모님이 힘들게 개간하신 거야. 그래도 다행히 개간한 그 땅들이 아버지의 소유가 되셨어.”소연은 마음이 짠해졌다.그녀도 그런 말을 들은 적 있다. 시골에서는 대부분 장자가 제일 고생을 하지만 좋은 물건은 전부 둘째와 막내들에게 간다는 말.그런데 말로만 듣던 일이 남지훈의 집에서 발생했다니.분가한 지 얼마 안 됐을 그때, 그들은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남지훈도 자기가 왜 갑자기 이런 말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부모님이 너무 안쓰럽게 생각됐기 때문일 것이다.작은아빠와 막내 작은아빠가 땅을 어마어마하게 분배받았다.하지만 남지훈 일가는 겨우 손바닥만 한 땅을 분배받았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편애에 남지훈은 당연히 억울함을 느꼈을 것이다.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라 남지훈은 훌훌 털어 버리기로 했다.차를 세운 뒤, 남지훈과 소연은 차에서 내렸다.사방을 둘러보던 소연은 의아했다.“왜 아무도 없지?”마을 전체는 아주 조용했고 이따금 새소리와 소 울음소리만 들려왔다.남지훈은 미소를 지었다.“이 시간이면 다들 밭일하시느라 바빠!”남지훈은 차 트렁크에서 준비해 온 물건을 꺼내 소연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집 앞에 도착한 남지훈은 두 눈을 의심했다!문고리가 텅 비어 있다!비틀어 뜯긴 자물쇠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남지훈은 속이 철렁했다.‘집에 도둑이 들었어!’그는 다급히 손에 들었던 물건을 내려놓고 문을 열었다.집은 누가 뒤지기라도 한 듯 아수라장이 되어있었으며 캐비닛 서랍도 전부 열려 있었다.“토지 소유증!”남지훈은 외마디 소리를 지르며 급히 안방으로 달려 들어갔다.방문은 열려 있었고 침대 편의 서랍도 열려 있었다.남지훈은 당황스러웠다.‘아버지가 토지 소유증은 침대 옆 서랍에 있다고 하셨는데, 열면 바로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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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자리에 앉자마자 김계현이 소연과 남지훈에게 시원한 보리차 두 잔을 따라주었다.시골에서는 날씨가 더울 때 보리차를 즐겨 마신다.아침이면 한가득 끓였다가, 일하다 지칠 때마다 한 잔 마시며 갈증과 피로를 풀었다.하지만 남지훈과 소연은 보리차를 마시지 않았다.남지훈이 말했다.“작은아빠, 저 아까 집에 가봤는데 자물쇠가 아예 아작이 났더라고요.”남지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용진이 말했다.“어제 발생한 일이야. 집에 아무도 없다고 도둑이 들었나 봐. 내가 이미 신고했어. 하지만 아직 뭘 잃어버렸는지는 나도 모르겠어. 그런데 너희 집에는 좋은 물건이 없잖아. 그러니까 아마 잃어버린 것도 없을 거야.”남지훈은 입술을 오므리고 말했다.“작은아빠, 우리 아버지 토지 소유증이 사라졌어요.”“뭐… 뭐라고?!”남용진은 안색이 변했다.“근데 그거 가져다가 뭐 한다고?”남지훈은 고개를 가로저었다.“저도 모르겠어요. 아버지가 분명 안방 침대 옆 서랍에 넣어뒀다고 하셨어요. 서랍도 뒤져봤고 둘만한 곳은 다 뒤져봤어요. 그런데 없더라고요!”남지훈의 말에 남용진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오늘 토지 측량인데, 소유증을 잃어버렸으니 이걸 어떡해!”남용진은 마음이 조급해 났다.측량팀에서 오면 우선 소유증을 확인한 뒤 측량을 진행한다.그런데 소유증이 사라졌으니, 이걸 어쩐단 말인가?남지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따가 저 먼저 이장님 찾아뵐게요. 이장님한테 측량팀과 상의해 먼저 측량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하고 소유증은 제가 어떻게든 빨리 재발급 받아둬야죠.”남용진의 눈빛이 반짝였다.“그게 재발급이 된다고?”남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토지국에 기록이 있으니 아마 될 거예요.”남지훈은 남용진을 바라보며 말했다.“작은아빠, 어젯밤에 저희 아버지가 말씀드렸죠?”“그래, 얘기했어!” 남용진은 허허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잠깐 기다려. 내가 돈 가져올게.”남용걸이 사고를 당한 후, 최선정은 남용진에게 집에 있는 돼지 두 마리와 소 한 마리,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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