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131 - Chapter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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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화
따귀 하나가 선우의 얼굴에 내려앉았다.선우는 행동을 멈추고 베개 위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은서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실크 잠옷은 어깨 아래로 미끄러지면서 얇고 하얀 어깨를 드러내었는데 더 연약한 아름다움을 보태주었다.“이젠 때릴 줄도 아네?”한참이 지나서야 선우는 혀로 입 안을 쓸었고 눈동자에는 읽을 수 없는 감정이 일렁였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로 매우 부드러웠다.선우는 은서의 손을 꽉 잡아 새하얀 베개 위에 눌렀다. 하지만 일시에 다른 행동은 더 하지 않았다.은서의 코끝은 붉어졌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선우를 보며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유선우 씨, 지금 뭐 하려는 거예요? 잘 거예요? 그런 게 아니라면 이거 좀 놔요!”하지만 선우는 은서를 놔주지 않았다.그는 은서의 연약한 모습을 보면서 한참이 지나서야 반쯤 쉰 목소리로 말했다.“그때 다시 시작하겠다고 한 말은 진심이었어.”은서는 얼굴을 피하면서 다시 베개에 묻었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우리 사이엔 아이도 없을 거고 다른 그 어떤 것도 없을 거예요! 난 계속 당신한테 놀아날 자신도 없고 계속 낭비할 시간도 없어요! 우린 정말 끝이에요!”그녀는 이렇게 말하고는 더는 몸부림을 치지 않았다. 그저 연약하게 그의 몸 아래에 누워 반항하지 않으면서 가만히 있었다.지금 이때 선우가 정말 그녀의 몸을 가지려고 한다면 그녀는 막을 수 없었다.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빠를 생각해야 했다.선우의 그 채 놀지 못했다는 한마디에 모든 수고를 수포로 되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무리 싫어도 유선우 아내 역할은 계속 해야 했다.굴욕적일 뿐 더 이상 사랑은 없다.마음을 꽁꽁 닫을 생각이다.이 점에 대해서 선우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를 품을 수 있었고 심지어 아이도 만들 수 있었다. 아직 젊었기 때문에 정자의 질도 좋았고 은서도 쉽게 임신할 수 있다. 정 안 된다면 여러 번 더 하면 그만이었다.하지만 정말 그렇게 했다간 은서와의 관계는 정말 끝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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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당신 혼자 준비해요!”은서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유선우 씨, 앞으로 당신의 사생활에 연관된 건 절대 손대지 않을 거예요. 옷과 액세서리는 돈 주고 사람을 고용해서 시켜요. 정 안 되겠으면 높은 비용으로 진 비서를 집에 불러서 시키던지요.”선우는 눈썹을 찌푸리며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이런 사적인 일에 다른 사람이 손대는 건 싫어.”침실은 정적이 흘렀다.한참이 지나서 은서는 입을 열었다.“그럼 불편한 대로 있어요. 어쨌든 난 하지 않을 거니까. 만약 이렇게 많은 돈을 써가며 내 생활을 부담하는 게 너무 쓸모없다고 여기면 이혼해도 좋아요. 난 굳이 이 YS 그룹 사모님을 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선우는 그저 조용히 서 있었다. 은서의 말을 알 것 같았다. 자신의 아내로 남을 수는 있지만 예전처럼 그의 시중을 들지는 않겠다는 뜻이었다. 심지어 진 비서가 그들의 생활에 끼어드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이젠 정말 그를 남편으로 보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그는 여자 한 명 정도 더 놀든 아니면 덜 놀든 별로 차이가 없는 것이었다.선우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꿈 깨!”말을 마치고 그는 드레스룸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선우가 떠날 때 윤아는 시선도 주지 않았다....선우는 병원에 간 후 오래 있지 않았다.계속 우는 아현을 보니 선우는 귀찮았다. 누구든 이렇게 숨 막히는 병실에 있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게 아주 호화롭고 고급스럽다고 해도 불과 병실일 뿐이었다.병원에서 나와 그는 차에 앉았다.조수석에는 봉지 하나가 놓여있었는데 그 안에는 이미 타버린 결혼사진과 너덜너덜해진 은서의 일기장이 있었다.하지만 선우는 가장 훌륭한 복구사를 구해 직접 가져갔다.우아하고 고전 느낌이 가득한 다실에선 그윽한 차향이 맴돌았다.선우는 반듯이 앉아 맞은 쪽에 있는 복구사를 쳐다보았다.복구사는 돋보기를 들고 그 두 물건을 자세히 관찰하였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는 안경을 벗고 옅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이 두 물건은 소장 가치가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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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선우가 저택에 돌아왔을 땐 이미 열한 시가 되었다. 현관에 들어서자 도우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주인님, 돌아오셨어요? 야식이라도 준비해 드릴까요?”선우는 외투를 벗고 셔츠 단추를 두 개 푼 후 담담하게 말했다.“면 한 그릇 끓여줘요. 사모님은요, 잤습니까?”도우미는 공경한 태도로 그의 외투를 받으며 조용히 말했다.“저녁 무렵에 아래층에 내려오셔서 뭐 좀 드시고 악기 연습을 잠시 하셨어요. 그 후엔 내려오지 않으셨어요.”선우는 담담하게 알겠다고 말했다.도우미가 떠난 후, 그는 식탁에 걸어가 앉았다. 손을 들어 창문을 열고는 담배 한 대를 천천히 피웠다.연한 색의 연기를 보면서 그는 전에 은서가 음식이나 디저트를 만들고 그가 집에 오기를 기다리던 게 떠올랐다. 은서는 그가 조금이라도 맛보길 바랐고 칭찬 한마디를 해주면 엄청나게 기뻐했었다.예전의 식탁은 썰렁했고 지금의 식탁도 썰렁했다. 다만 지금 식탁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 그로 바뀌었을 뿐이었다.그는 너무 깊이 기억 속에 빠져든 나머지 도우미가 면을 들고 다가왔을 때 귀신에게 홀린 듯 한마디 했다.“앉아서 같이 먹어.”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대답이 없었다.고개를 들고 보니 곁에 서 있는 사람이 은서가 아닌 도우미였다는 것을 발견했다.선우는 순간 눈을 감고 아픔이 나아지길 기다렸다.아마 이 불빛이 너무 눈부셔서 그렇다고 생각했다....면을 다 먹은 후 그는 침실에 올라갔다.그의 발걸은 소리는 매우 낮았다. 그래서 어두컴컴한 침실에서 자고 있는 은서를 깨우지 않았다.마음속이 허전해서인지 오늘따라 은서를 안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그렇게 했다.이때 은서의 목소리가 어둠 속에서 전해졌다.“자고 싶어요?”선우의 몸이 조금 경직되었다.하지만 은서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실크 잠옷의 끈이 가볍게 풀리자 하연 여인의 몸이 나타났고 검은색 속옷도 훤히 드러났는데 희미한 불빛 속에서 더 아름다워 보였다.선우의 그 방면 욕구는 늘 강했다.하지만 지금은 그저 은서를 안고 싶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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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예전에 은서는 그런 곳에 별로 가지 않았다. 왜냐하면 선우가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지금은 그의 의향 따윈 신경 쓰지 않았으니 지혜의 약속에 응했다.클럽 노래는 귀청을 찔렀고 지혜도 한껏 만끽하며 몸을 흔들었다. 어릴 때의 일로 그녀는 늘 이런 호화로운 생활을 즐겼다.지혜는 또 은서에게 와인 한 병을 시켜주며 말했다.“이 술은 그렇게 세지 않아.”은서는 지혜를 끌고 앉은 뒤 조용히 물었다.“왜 여기로 정했어?”지혜가 걱정되었다. 어릴 때 지혜의 부모님에게 돈을 갚으라고 쫓아다니는 사람들에게 맞아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다. 비록 그 후, 은서와 은혁이 돈을 써가며 B 시 최고의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받게 했지만 결국 완치하지 못했다.지혜는 잠시 멈칫했다.그리고 물결 같은 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면서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었다.“언제 적 상천데 더는 아프지 않아. 살면서 매일매일 즐겁게 보내야지. 유선우든 백아현이든 다 꺼지라고 해!”이때 20대 초반의 남자가 와서 은서에게 전화번호를 물었다.은서가 마침 거절하려고 할 때 지혜는 새빨간 네일을 한 손톱으로 남자의 손등을 가볍게 만졌다. 그러자 남자의 얼굴은 순간 붉게 달아올랐다.이 모습을 본 지혜는 깔깔 웃었다.“동생 귀엽네.”그녀는 은서의 전화번호를 남자의 핸드폰에 찍어주었다.원래 말리려고 했지만 결국 늦어버린 은서는 남자에게 미안한 웃음을 보였다.“미안해요, 제 친구가 취했나봐요.”눈앞의 남자는 매우 깔끔하고 교양 있어 보였다. 그는 괜찮다고 말한 후 친구들이 있는 테이블에 돌아갔다.은서는 이 일을 신경 쓰지 않고 고개를 돌려 지혜를 보았다.그녀는 지금 술을 벌컥벌컥 들이마시면서 뭐라고 말하고 있었다.“은서야, 그거 알아? 차준호가 약혼한대. 비슷한 집안의 여잔데 저번에 패션쇼를 할 때 마주쳤거든? 엄청나게 예쁘고 도도했어. 차준호랑 잘 때도 도도한 표정을 지을 것 같다는 의심이 들 정도로 말이야. 그놈하고 깨끗이 끝내려고 했는데 내 자원을 꼭 쥐고 내어주지 않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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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은서는 조금 취할 정도로 마셨다.밤 열한 시가 될 때 그녀는 게산하고 돌아가려고 했다. 마침 이때 선우가 밖에서 클럽으로 걸어들어왔다.겨울밤에 그는 얇은 검은색 코트를 걸쳤지만 안에 입은 하늘 색 셔츠는 답답함을 줄여 줬고 그를 더 훤칠하게 만들었다. 밖에 비가 오는 모양인지 그의 코트엔 조금의 물방울이 묻어있었고 게다가 깊게 박힌 오관 때문에 선우가 비바람 속에서 걸어온 것 같았다.클럽은 여전히 시끌벅적했다.둘은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듬직했고 여자는 차가웠다.은서는 안에 살짝 비치는 실크 셔츠를 입었고 아래엔 같은 계열의 검은 색 치마를 입었다. 이건 평소 단정한 옷차림에 비해 약간의 유혹을 더 해 주었다.선우는 이런 은서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는 은서 손의 코트를 받아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그리고 단추 하나하나를 빠짐없이 채워주었다.남자의 속셈은 훤히 알렸다.은서는 웃겼다. 그래서 선우가 그녀의 손을 잡을 때 참지 못하고 비아냥거렸다.“선우 씨, 굳이 사랑에 흠뻑 빠진 연기를 해야겠어요? 내가 스무 살 소녀도 아니고.”선우는 고개를 돌려 은서를 보았다.“24살밖에 되지 않았어.”은서는 담담하게 웃었다.그렇다. 24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사랑의 고통을 죄다 겪어보았다....은서는 조수석 대신 뒷좌석에 앉았다.조수석의 문을 잡고 있던 선우는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내가 운전기사야?”술을 조금 마셔서 알딸딸해진 은서는 눈을 반쯤 감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기사님 대신 선우 씨가 차를 몰고 왔잖아요. 그것도 누구의 강요도 없이 말이에요. 그러면 운전기사 아니에요?”펑 하는 소리와 함께 선우는 차 문을 닫고 운전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면서 비아냥거렸다.“사모님 요즘 정말 말주변이 좋으십니다?”은서는 여전히 부드럽게 말했다.“당신 덕분이에요.”선우는 백미러를 통해 은서를 보았다. 반쯤 감고 있는 눈,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얼굴, 정교하고 가는 목선 그리고 코트를 벗었을 때 살짝 비치는 검은색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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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유선우는 조은서를 침대로 안아 옮기고 나서 그녀가 신고 있던 신발, 입고 있던 옷, 스타킹을 벗겨 바닥에 내동댕이쳤다.술을 마신 조은서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유선우의 어깨를 끌어안았다.그때 침대 머리맡에 버려진 조은서의 휴대전화가 울렸다.조은서의 손에 닿을 거리에 있었지만, 유선우가 먼저 손을 뻗어 핸드폰을 손에 넣었다. 허민우가 또 밤늦게 조은서와 문자를 주고받으려는 것으로 예상했지만, 잠금화면을 열어보니 낯선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었고, 어리고 잘생긴 남자였다.「누나,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요. 시간 되세요?」유선우는 어두워진 얼굴로 조은서를 노려보았다.“술집에서 만난 놈이야? 연락처까지 주고받았어?”임지혜가 대신 연락처를 줬던 것이었다. 하지만 조은서는 사실대로 털어놓기는커녕, 유선우의 목을 껴안고 간드러지게 속삭였다.“맞아요! 아주 어린 동생인데 잘생기기까지 했어요! 선우 씨, 당신은 백아현과 눈짓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나는 왜 젊고 잘생긴 남자와 연락처도 주고받지 못하는 건데요? 기분 전환도 할 겸 연락하기로 했어요. 선우 씨, 이런 제 모습을 견딜 수 없다면 이혼하면 되잖아요?”긴 생머리를 풀어헤친 조은서의 모습은 놀랄 정도로 아름다웠다. 하지만 유선우는 차라리 그녀를 목 졸라 죽이고 싶었다.‘안돼, 누가 뭐래도 내 아내야. 목 졸라 죽일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조은서, 이 순간만큼은 머릿속에 나 유선우로 가득하게 만들 거야.’유선우는 미친 듯이 조은서에게 키스했고, 두 손으로 그녀를 꽉 붙잡았다. 이렇게 그녀를 잡고 있으면 그녀가 다시는 떠날 수 없을 것 같았고, 다시는 그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았다.조은서의 유선우를 너무 잘 알고 있었기에 눈빛이 어두워졌다. 유선우의 이런 뜬금없는 행동과 자상함은 단지 그녀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나온 것일 뿐, 사랑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했다.‘나는 단지 유선우를 가장 잘 만족시킬 수 있는 여자일 뿐일 거야.’만약 백아현이 아픈 곳 없이 건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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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늦은 밤, 유선우는 과다 출혈로 YS 병원에 입원했다.아무리 숨기려 해도 의사는 은은한 남성 호르몬 냄새와 아무렇게나 채워진 셔츠 단추,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운동복 바지를 보고 병원에 오기 직전까지 격렬한 운동을 했다고 짐작할 수 있었다. 의사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다친 곳을 꿰맬 때, 의사가 나지막하게 헛기침하며 당부했다.“유 대표님,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급하시더라도 잠시 격렬한 운동을 중단하고 즉시 병원으로 오셔서 치료부터 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 날 거예요.”“멈출 수 없었어요!”유선우는 소파에 기대어 그윽한 눈으로 옆에 있는 조은서를 힐끗 보았다.‘뜻밖에도 조은서가 나를 데리고 병원에 오려고 하다니, 비웃을 작정이겠지!’조은서는 유선우를 무시했고 휴대전화만 보고 있었다. 유선우는 그 모습을 보고 전에 봤던 어린놈과 문자를 주고받는 건 아닌지 추측하지 않을 수 없었다.조은서는 유선우의 마음을 짐작하고 담담하게 말했다.“남들도 다 당신처럼 더러운 생각만 하고 사는 건 아니거든요.”유선우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더러운 생각을 해? 너도 즐겼잖아!”의사는 눈을 둘 곳이 없었다. 그는 더 이상 유 대표 부부의 눈앞에서 이런 비밀스러운 대화를 엿듣고 싶지 않았다. 의사는 서둘러 여섯 바늘 꿰매는 데 전념한 후, 상처가 남지 않게 하려면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전달했다.유선우는 개의치 않는다.“여자도 아니고, 상처 좀 남아도 괜찮아요!”의사는 유선우의 준수한 얼굴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과연 하느님이 총애를 한 몸에 받는 사람이라 그런지 아주 제멋대로네... 나도 다음 생엔 상처 좀 남아도 괜찮은 얼굴로 태어나고 싶네.’유선우는 입원해서 하룻밤을 지켜봐야 했다. 그는 조은서와 함께 있고 싶었지만, 조은서는 함께 병원에 온 것만으로도 인정과 의리가 다했다고 생각했다.조은서는 유선우가 입원 수속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떠날 준비를 했다.유선우는 서둘러 떠날 준비를 하는 조은서를 노려보며 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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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유선우는 골똘히 방금 조은서가 한 말을 생각했다. 그리고 문이 다시 열리자, 그는 당연히 조은서가 돌아왔으리라 생각하고 자기도 모르게 속마음을 물었다.“조은서, 네 꿈에도 내가 있었지?”백아현의 얼굴은 종잇장처럼 창백했다. 그녀는 유선우가 조은서에게 고백하는 듯한 말을 한다는 것을 두 귀로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 유선우는 지금까지 이렇게 다정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백아현에게 말한 적이 없었다.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도 한참 동안 응답이 없자, 유선우는 고개를 돌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이 백아현인 것을 확인했다. 그 순간 유선우의 눈에는 피로가 가득했고, 몸을 뒤로 기대어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너였어?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병실로 돌아가 쉬어!”백아현은 또 한 번 상처를 입었다. 그녀는 유선우를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조은서를 좋아하는 거예요?”유선우는 대답하지 않았다.백아현은 곧 울 것 같았지만, 여전히 센 척했다.“괜찮아요, 선우 씨! 저는 선우 씨의 사랑을 축복할 거예요. 조은서 씨도 선우 씨를 사랑한다면 더 축복할 일이죠.”유선우는 백아현이 하는 이런 말들을 듣고 싶지 않아 인터폰으로 의사와 간호사를 불러 백아현을 데려가라고 했다. 김춘희는 소식을 듣고 와서 유선우에게 큰소리로 몇 마디 따져보고 싶었지만, 유선우의 눈치를 보다가 말을 삼켰다.백아현이 돌아가고 병실 문이 살짝 닫히자, 세상이 다시 맑아진 것 같았다.유선우는 미간을 가볍게 문질렀다. 그리고 문득 진 비서의 말이 떠올랐다.「대표님, 백아현 씨 치료를 해외에서 하는 건 어떨까요?」유선우는 진 비서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고민에 빠졌다...그런데 바로 그때, 진 비서가 찾아왔다. 진 비서는 병문안을 온 것이 아니라 유선우에게 기밀문서를 전달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유선우가 거금을 주고 탐정에게 그 해 힐튼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조사한 결과였다.진 비서는 서류를 내려놓고, 유선우의 이마에 난 상처를 보며 물었다.“대표님, 조은서가 그런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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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이때, 누군가 병실 문을 두드리며 들어왔다.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유선우의 어머니 함은숙이었다. 늦은 밤이었지만 함은숙은 여전히 흠잡을 데 없이 정갈한 옷차림이었고 반짝이는 장신구를 온몸에 휘감았다.유선우는 손끝으로 사진 한 장을 집어 들고 조용히 함은숙을 바라보았다.함은숙은 문 앞에 서서, 아들의 손가락 사이에 끼인 사진 한 장에 시선을 옮겼다. 함은숙은 유선우의 엄마로서 유선우가 어떤 마음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훤히 꿰뚫고 있었다. 함은숙은 따라오는 도우미에게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장씨 아주머니, 밖에서 기다리세요.”장숙자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급히 나가며 문을 닫았다. 닫힌 문짝을 보고 함은숙은 소파에 걸터앉았다. 그녀의 마음은 이미 젊은 시절 겪었던 남편의 배신과 불륜 때문에 얼음처럼 차가워졌다.부드러운 조명 아래에서도 함은숙의 얼굴은 약간 까칠해 보였다. 그녀는 날이 선 눈빛으로 아들을 보며 말했다.“도우미들끼리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은서가 허구한 날 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는 것도 모자라 너랑 부부 싸움을 크게 해서 병원까지 오게 됐다면서? 유선우, 정신 차려. YS 그룹 작은 사모님으로서 이런 행동은 절대 용납할 수 없어.”유선우의 눈빛에도 날이 서 있었다. 함은숙의 불평이 끝나자, 유선우가 작은 소리로 되물었다.“왜 직접 혼내지 않으세요? 찔려서 그래요? 찔려서 감히 은서에게 직접 이런 말을 할수 없으신 거죠? 어머니도 은서가 유씨 가문 사모님 자리에 욕심도 관심도 없다는 걸 잘 알고 계신 거죠... 안 그래요?”말을 마치고 유선우는 사진 한 장을 함은숙 앞으로 내던져졌다. 함은숙은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차갑게 웃었다.“이제 알게 된 거야? 그래서 마음이 아프기라도 한 건가? 어찌 됐든 간에 조은서는 지금 우리 유씨 가문의 작은 사모님이야. 지켜야 할 품위라는 게 있단 말이다! 행실이 바르지 못하고 삼류 망나니들과 어울리면 우리 유씨 가문의 위신이 서지 않을 거다!”유선우는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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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최고급 VIP 병실이었지만 주룩주룩 내리는 빗소리가 유선우의 가슴을 두드렸다. 그는 휴대전화 사진첩을 열어 조은서가 베개에 엎드려 있는 사진을 보았다.함은숙의 말이 유선우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치기 시작했다.“결혼 생활을 시작하고부터 밤마다 그 아이를 노리개처럼 갖고 논 건 너 아니니? 그 아이가 예뻐서인가? 아니면 억눌렀던 너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었기 때문인가...”유선우는 함은숙의 말을 부인할 수 없었다. 이 사진이야말로 가장 좋은 증거였다. 결혼 생활 3년 내내, 유선우는 조은서를 미워하면서도 그녀와 잠자리를 가지는 것은 마다하지 않았다. 조은서를 3년 동안 괴롭힌 사람은 바로 유선우 자신이었다.밖에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고, 유선우는 옷을 입기 시작했다...비 오는 밤, 검은색 롤스로이스 한 대가 별장으로 들어섰다.차가 멈춘 뒤에도 와이퍼는 계속해서 작동했다. 차 앞에 있는 금빛 여신 마크가 빗속에서 울고 있는 것 같았다.유선우는 하얀 셔츠를 입고 운전석에 타고 있었다. 어두운 밤에도 눈이 부셨지만 도우미들도 모두 잠든 깊은 밤이라 아무도 그를 맞이하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2층을 보니, 소등된 상태였다.유선우는 가만히 앉아있다가 비속에 고요한 별장을 보고 나서야 비로소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왜 집에 돌아왔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그저 빨리 조은서를 만나고 싶었다.유선우는 심지어 지난 3년이 꿈이기를 바랐다. 당장이라도 위층으로 올라가서 조은서의 귀에 대고 미안하다고 하고 싶었다... 그리고 꿈에서 깨어나면 조은서에게 그녀의 인생을 돌려주고 싶었다.유선우는 의자에 기대어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와보니 조은서의 털끝 하나 건드리는 것조차 죄악인 것 같았다.새벽 4시, 유선우는 차에서 내려 별장으로 들어갔고 방안은 매우 조용했다. 가을밤의 비는 기온을 최저로 낮추었고, 달랑 셔츠 하나 입은 유선우는 온몸이 오싹하고 추웠다.2층 안방은 오히려 따뜻했다.조은서는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곤히 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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