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은 절대 안돼: Chapter 671 - Chapter 6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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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박연희가 옅게 웃으며 축하했다.그녀는 그를 볼 수 없어서 손가락으로 그의 옷소매를 살짝 건드릴 수 밖에 없었다.박연희에게 있어 하인우는 한 시절을 가리키는 사람이었다. 그리 힘들지 않았던, 버틸만 했던 시절. 하지만 하인우가 부상을 당한 뒤 그녀의 인생은 지옥으로 추락했다.하지만 그녀는 후회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 시간 동안 그녀는 살아 있는 사람이었으니까.그때야말로 그녀는 사람답게 살고 있었다.단지 그 때문에 하인우가 피해를 입었을 뿐.하인우는 그녀의 수척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얼굴에서 박연희의 예전의 모습을 거의 찾을 수 없었지만, 그는 그 청춘의 푸릇함과 그녀에 대한 설렘을 기억하고 있었다.하인우는 천천히 주저앉았다.그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귓속말로 말했다."잘 살아, 응? 연희야... 넌 아이도 있고, 아직 젊으니까 나중에 새로운 사랑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 살아 있는 한 희망이 있어. 지금 의학기술이 그렇게 발전했으니 너는 다시 앞을 볼 수 있을 거야.”박연희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사실, 그가 그녀를 보러 올 수 있어서 그녀는 이미 매우 기뻤다.그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서로에게 등을 돌린 적이 없었다.하인우에게 딸이 생겼기에 그녀는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어했고, 장숙자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잘 알고는 서둘러 짐을 뒤져서 옥 목걸이를 찾았다. 그녀는 눈물을 머금고 박연희에게 말했다."사모님이 친정에서 가져온 물건입니다.”박연희가 옥을 받아서 천천히 하인우의 손에 쥐어주었다.“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길 바랄게요.”하인우은 옥 목걸이를 손에 쥐고 소리 없이 흐느꼈다.그는 이미 결혼했고, 박연희는 그를 사랑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물어보고 싶었다. 만약 그녀의 삶에 조은혁이 없었다면... 그녀가 그에게 약간의 설렘을 가졌을지.하지만 그는 끝내 말을 꺼내지 못했다.아래층에서 자동차 소리가 났다.장숙자가 긴장해서 하인우의 손을 잡고 목소리를 약간 떨었다."대표님이 곧 돌아오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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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2화
그의 딸은 그를 닮아 피부가 희고 예뻤다.마음이 약간 풀어진 하인우는 그 옥 목걸이를 딸의 목에 가볍게 매어주고는 길이를 조절해줬다.전소미 또한 집안이 가난하지 않았기에 그녀는 이 물건의 가치를 알아채고 말했다."인우야, 이거 누가 준 물건이야?”하인우는 아내의 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옛날 동창인데 마침 같은 병원에 입원해 있는 김에 가봤더니 이걸 줬어.”전소미가 남편에게 일러 주었다."이건 꽤 값이 나가는 물건인 것 같아. 병이 나으면 나중에 제대로 된 물건을 사서 보내줘, 받지만 말고.”하인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아내와 자식을 돌보았다. 사실 그는 마음속으로 한평생을 그냥 이렇게 눈과 귀를 막고 보낼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는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단지 조은혁이 용서한 불쌍한 벌레일 뿐이고, 늘 함께 지내며 매일 밤 같이 잠드는 아내는 조은혁이 그에게 보내준 여자일 뿐이다.이런 ‘행복’을 그는 항상 꿈꿔왔다.생각할수록 얼마나 우스운지.그는 딸의 가늘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하민희라고 하자. 이 아이 이름은 하민희야.”전소미도 그 이름을 매우 좋아했다.그녀는 딸을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아빠가 너한테 지어준 이름은 하민희야. 어때? 이 이름 맘에 들어? 아빠가 지어준 이름인데.”전소미가 남편을 바라보며 웃었다.이 결혼은 비록 조은혁이 주선한 것이지만, 하인우는 온화하고 자상하며 또한 점잖고 잘생겨서 평소 같이 살며 그들은 말다툼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 결혼생활이 퍽 행복하게 느껴졌다.전소미의 눈에는 하인우에 대한 사랑이 넘쳤다.……조은혁은 VIP병동 입구에 서서 손을 살짝 들었다.김 비서는 눈치가 빨라서 밖을 지키고 서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조은혁이 문고리를 잡고 문을 밀고 들어가며 낯선 냄새를 맡았다.피에 익숙했던 그는 낯선 냄새를 기민하게 알아 챌 수 있었다.어둠이 내렸고, 박연희는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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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3화
그는 그녀를, 그의 불충한 아내를 벌하고 있었다.박연희는 그를 막을 수 없었기에 그저 개의치 말자고 다짐했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의 몸을 드러내고는 초점 없는 눈동자로 그를 보았다."조은혁 씨, 당신은 아직도 나를 보면 느낌이 와요?”그는 잠시 멈칫했다.그는 문득 옛날을 떠올렸다.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 그녀의 희고 섬세한 몸에는 물방울이 맺혀 있었고 그 모습이 마치 아침에 물을 묻힌 장미 같았다. 그날 밤, 그는 처음으로 여자의 몸에 경외심을 느꼈다.하지만 지금의 박연희는 마른 장미와 같았고 조은혁은 그 모습이 달갑지 않았다.그는 끊임없이 그녀에게 키스하고, 만지고, 그녀와 그의 공통된 기억을 일깨우려고 했다."박연희! 예전에 넌 나를 많이 사랑잖아, 그리고 우리도 행복했던 적이 있었어.”그는 하인우를 향한 질투로 동작이 과격해졌고 박연희를 아프게 했다.그녀는 그의 검은 머리카락을 잡고 얇은 몸을 침대에서 뒤척이며 몸부림쳤다.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도 고통이 담겨 있었다."조은혁 씨, 내가 당신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은 증오뿐이에요.”그는 그녀의 목 언저리에 엎드려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늘씬하고 다부진 몸이 팽팽하게 조여오는 것은 그가 자제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그는 한창 성욕이 강할 때였고, 이미 한 달 정도 금욕했다.그가 내뿜는 뜨거운 기운이 사람을 태울 듯 했다.박연희가 얼굴을 살며시 옆으로 비켰다.한참 만에 마침내 평온을 되찾은 그가 그녀의 옷을 가볍게 끌어당기고 혼자 한쪽으로 돌아앉았다.그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손가락 사이에 끼고는 가지고 놀았다. 그는 마치 부부간의 일상적인 이야기처럼 말했다. "내가 최고의 의사를 찾았는데, 네 병을 고칠 방법이 있대. 우선 얼마간 치료하고, 때가 되면 간 이식 수술 하자.”"나는 당신 간 필요 없어요.”박연희가 중얼거렸다. "조은혁 씨, 당신 간 필요 없다고.”그는 그녀를 곁눈질하며 냉소했다.“그럼 누구 걸 원하는데? 네 그 대단한 오빠? 적합도가 떨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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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박연희는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거듭 물었지만 조은혁은 그녀에게 대답하지 않았다.답을 얻지 못한 박연희는 그 연약한 몸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일어나 앉고는 침대 위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집어 허공을 향해 던지고 조은혁을 향해 던졌다. 그녀는 그를 볼 수 없었지만 그가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가 죽기를 원하고 있다.그렇다.그녀는 그가 죽기를 원했다.그녀는 그에게 속아 몇 년을 고통받았고 그녀가 가장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울 때조차도 단지 벗어나고 싶을 뿐 그를 죽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가 죽기를 간절히 바랐다.박연희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며 그를 향해 소리쳤다. “조은혁, 그냥 죽어!”박연희가 던진 물건에 맞은 이마에서 검붉은 선혈이 흘러내렸다.조은혁이 손을 들어 살짝 닦고는 박연희의 작은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조용히 말했다.“난 네 남편이고, 널 위해 간을 기꺼이 기증할 사람이야. 박연희, 정말 날 미워하는 거야?”“그래!” 박연희가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조은혁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움직이더니 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내가 신경 쓸 것 같아? 박연희, 난 신경 안 써... 나 같은 사람은 여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아.”그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깨진 도자기를 하나하나 주워담기 시작했다.그의 손에는 온통 더 이상 붙일 수 없는 파편들 뿐이었다. 마치 조은혁과 박연희의 감정처럼 다시는 하나가 되지 못하고 완전히 박살났다.하지만 그는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놓지 않으려 했다.“날 미워해도 네 오빠가 감옥에 가는 게 싫으면 순순히 치료에 협조하는 게 좋을 텐데... 수술 끝나면 서류 줄게.”그가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사실, 그 문서는 이미 박연희에 의해 태워졌다.그녀가 태운 것은 진짜 서류다.그녀는 항상 그들의 결혼은 기만일 뿐이라고 했으니, 한 번쯤 더 그녀를 속여도 문제 될 건 없겠지.사실, 그녀가 그를 사랑하든 말든 더 이상 중요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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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조은혁이 옥 목걸이를 만지작거리며 담담하게 물었다.“애기 이름이 하민희야?”전소미가 그렇다고 대답하며 애원했다. “조 대표님, 제가 하인우와 결혼하면 거래는 끝난 걸로 하기로 했는데... 앞으로 만날 일은 없을 거라고...”조은혁은 눈을 들어 새까만 눈으로 그녀를 보았다.전소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조은혁이 차가운 표정으로 전소미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러게 네 남편의 마음을 잘 묶어두라고, 아무 데나 돌아다니게 만들지 말라고 했을 텐데.”전소미는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그녀는 옥 목걸이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그 선물을 누가 줬는지 알아챘다. 순간 그녀는 완전히 공포에 질렸다. 그녀는 금방 출산한 몸을 아랑곳하지 않고 침대에서 내려와 조은혁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녀는 이 남자가 얼마나 악독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그녀는 하인우를 놓아달라고 조은혁에게 애원했다.“하인우는 그럴 배짱이 없어요! 그 사람들이 만나도 그건 그저 옛 친구를 만나 인사하는 정도지 하인우는 절대 그럴 마음이 없어요... 조 대표님, 저는 하인우와 사랑에 빠졌고 저희 둘 사이에는 귀여운 아이도 있어요, 안 그래요? 제발 하인우를 괴롭히지 마세요.”...전소미가 무릎을 꿇고 조은혁을 향해 넙죽 엎드렸다.하지만 조은혁은 아무런 마음의 동요도, 아무런 표정도 없이 있을 뿐이었다. 전소미가 열 번 정도 절을 한 후에 그가 가볍게 입을 열었다.“하인우를 많이 사랑해?”전소미가 잠시 멈칫하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네. 저는 아주 많이 사랑합니다. 하인우는 좋은 사람이에요.”조은혁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전소미에게 아이를 돌려주며 일어나 바지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아이가 참 귀엽네.”그가 떠난 후 하인우가 돌아왔다.전소미는 딸을 끌어안고 눈물을 글썽이며 남편에게 말했다.“인우야, 나 무서워. 우리 퇴원하자.”하인우는 그녀를 응시했다.그는 몸을 기울여 천천히 문을 닫은 뒤 조용히 물었다.“방금 출산했잖아. 의사 선생님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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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그가 존재하는 한 박연희는 영원히 편치 않을 것이다.그리고 그가 존재하는 한 그의 아내는 영원히 다른 사람의 제약을 받을 것이다.하인우는 CCTV를 통해 그 사람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제발 그를 놓아달라며 애원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았다...바보 같으니라고.대체 그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는 것인지......조은혁은 병실로 돌아오자마자 박연희에게 음식을 먹으라고 강요했다.결국, 박연희는 고기 죽 반 그릇을 비웠다.옆방에서는 진범이가 또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틀 동안 그는 밤낮없이 울어댄 탓에 목소리마저 다 쉬어 있었다. 게다가 아이는 계속하여 구슬프게 울어대며 엄마를 찾았다.“엄마, 엄마...”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박연희는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하지만 박연희는 조은혁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조은혁을 익숙한 낯선 사람으로 여기며 그와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았다.그러자 조은혁은 그녀를 바라보더니 한참이 지나 무심코 입을 열었다.“이제 진범이도 신경 쓰지 않는 거야?”박연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국, 조은혁은 시선을 돌려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을 내려놓고 옆방으로 향했다.같은 시각, 옆방에서는 장씨 아주머니가 진범이를 안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울음을 멈출 기색이 없는 진범이에 아주머니는 계속하여 달래줄 수밖에 없었다.“우리 진범 도련님 계속 병실에만 있어서 답답한가 보네요. 도련님도 놀러 가고 싶으시죠? 도련님 착하죠... 엄마가 건강해지면 제가 진범 도련님을 데리고 매일 아래층으로 내려가 놀아드릴게요.”그때, 문이 열리고 조은혁이 들어왔다.장씨 아주머니는 그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황급히 진범이를 그에게 안기며 기회를 틈타 말했다.“진범 도련님께서 사모님이 보고 싶으신가 봐요. 대표님... 진범이 사모님과 좀 만나게 해주세요.”그러나 조은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진범이를 품에 안았다.그를 알아본 조진범은 그의 어깨에 엎드려 계속 칭얼거렸다.“엄마, 엄마.”그러자 장씨 아주머니가 또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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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장씨 아주머니는 기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다.조은혁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장씨 아주머니는 병상 옆에 앉아 박연희를 달래주었다.“사모님께서 건강이 많이 좋아졌으니 진범 도련님의 체면을 봐서라도 잘 살아가세요! 사모님... 인생에는 만약도 없고 떠나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도리와 선례도 더더욱 없습니다.”박연희는 침대 끝에 기대어 묵묵히 아주머니의 말을 들었다.아기공룡 알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진범이는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헤벌쭉 웃고 있는데 웃을 때마다 드러나는 여러 개의 하얀 이빨은 참으로 귀여웠다... 이러한 사소한 것도 박연희에게는 삶의 버팀목이 되었다.그 광경을 바라보며 장씨 아주머니는 눈물을 훔쳤다.“사모님 건강이 회복되면 대표님께서도 화를 거두실 겁니다. 참, 김 비서한테 들었는데 대표님께서 이미 각막 한 쌍을 찾아주셨다고 합니다. 그분은 지금 미국에 계시는데 수술할 때가 되면 그분도 미리 오실 겁니다. 사모님, 곧 눈이 보일 거예요.”박연희는 별다른 말 없이 가볍게 응했다.사실 그녀의 생사는 결코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그녀는 진범이를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두 눈이 회복되면 반드시 진범이를 있는 힘껏 끌어 안아줄 것이다....일주일 뒤 간호사가 보고서를 보내왔다.조은혁은 보고서를 받아들고 소파에 앉아 박연희의 건강 지표를 살펴보았다.김 비서가 미소를 머금고 말을 건넸다.“다음 주면 수술할 수 있습니다. 그때 각막이 도착하고 눈 수술까지 같이하면... 모든 것이 완벽합니다.”그녀는 마음속으로 돈의 힘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조은혁은 기분이 좋았다.그는 그 보고서를 여러 번 뒤적거리다가 결국 박연희에게 말을 건넸다.“요즘 며칠 동안은 푹 쉬고 체력을 준비해둬... 그러면 수술에도 좋을 거야.”그러나 박연희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하기만 할 뿐이었다.바로 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닥터가 병실에 들어왔다.닥터 앨런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조은혁은 조금 놀란 눈치였고 그는 일어서서 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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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8화
박연희는 여전히 침대 끝에 기대어 아무런 인기척도 내지 않았다.창문을 꼭 닫지 않은 탓에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가뜩이나 여윈 몸을 차갑게 했다...듣자 하니 그녀의 남편이 원래 그녀에게 주려고 했던 각막 기증자를 독일로 보내려고 하는 모양이다. 왜냐하면, 진시아도 병이 났기 때문이다.진시아는 심장이 필요하다.닥터 앨런은 그녀가 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조은혁은 여전히 그의 결정을 고수했다.이 얼마나 웃긴가. 이렇게까지 하며 아직도 박연희를 사랑한다고, 그녀와 다시 살겠다고, 이제 모두 행복할 거라고 말하고 있다...박연희의 안색은 여전히 별다른 기색 없이 담담하기만 할 뿐이었다. 그렇다, 그녀는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다.조은혁은 결국 그녀의 정체를 확실히 조사하지 못했다. 그녀는 18살 때 1년 동안 프랑스에서 여행을 다닌 적이 있기에 일반적인 프랑스어 정도는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다.만약 그녀가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른다면 그녀는 아마 영원히 조은혁에게도 진정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진시아에 대한 그의 사랑은... 확실히 참사랑이다.박연희는 다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들추지는 않았다.어찌 됐든 그들의 결말은 바뀌지 않을 테니까....그날 밤, 진시아가 수술을 받기로 한 것인지 조은혁은 계속 잠을 청하지 못했다.그는 창가에 서서 계속 전화를 하고 있다.아마 진시아를 걱정하고 있을 테지. 그들이야말로 정말 진정한 참사랑이고 그녀에게 복수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아주 좋은 한 쌍의 커플이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해보니 정말 아이러니하다.박연희는 이제 신경 쓰지 않는다.하지만 그의 전화하는 소리에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고 결국 박연희는 팔을 짚고 힘겹게 일어나 초점 없는 눈으로 창가 쪽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가벼워 당장이라도 어둠에 묻혀버릴 것만 같았다.“이제 병세도 안정되었으니 저와 함께 있어 줄 필요 없어요.”조은혁이 통화를 끊었다.몸을 기울여 박연희를 바라보자 확실히 전보다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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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9화
조은혁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었다.또한 진범이도 품속에 안아주며 그의 말투는 더더욱 보기 드물게 부드러웠다. 그는 박연희에게 앞으로의 생활을 말해주었다.“네 수술이 성공하고 우리는 매년 로티에 스키를 타러 갈 거야. 진범이도 분명 매우 좋아할 테고. 그때는 네가 원하는 곳에 정착해도 상관없고 회사에 대해서는 고급 파트너를 찾거나 원격 근무를 할 수도 있어.”“난 Y국과 노웨가 좋을 것 같은데.”“연희야, 넌 어디가 좋아?”...조은혁이 많은 말을 늘어놓았지만 박연희는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그녀는 오히려 마음속으로 냉소를 터뜨리며 한편으로는 애인의 병세를 걱정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내에게 희망 고문을 하는 조은혁을 대신해 참으로 마음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조은혁, 넌 힘들지도 않아?박연희의 침묵에 조은혁은 더 이상 그녀의 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그때 그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이 울리고 그는 박연희가 걱정되었지만 결국 침대에 누워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조은혁입니다.” 전화는 독일 병원에서 걸려온 것이다.전화 건너편에서 짧은 말소리가 들려왔지만 말투가 경쾌한 걸 보니 진시아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난 모양이다.그러자 곁에 있던 남자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조은혁은 박연희에게 이를 알리고 싶지 않아 일어나 자세를 고쳐앉으며 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기분이 매우 좋아진 조은혁은 박연희의 냉담한 태도도 개의치 않았다.그는 박연희를 바라보며 마음이 부드러워져 그녀에게 입을 맞추려 몸을 기울였다.타오르는 듯한 열기가 엄습해 오자 박연희는 그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재빨리 얼굴을 돌려 그의 스킨쉽을 피했다.조은혁도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그러나 그는 아직 회복되지 않아서 그런 거라고, 머지않아 분명히 마음을 열게 되리라고 생각했다.강요는 하지 않았지만 어쨌든 실망을 감출 수는 없었다......3일 후 박연희는 예정대로 수술을 받았고 조은혁의 간이 그녀의 몸에 삽입되었다.수술은 매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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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일방적인 잔소리였을 뿐 조은혁의 대답을 바란 건 아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조은혁은 짐을 들고 일어나며 박연희에게 변명을 늘어놓는 것이었다.“남반구의 한 지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직접 가봐야 돼... 맞다. 박사님께서 네 수술 후 회복은 잘 되고 있다고 하셨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물론 각막도 빨리 찾고 있어. 연희야, 내가 약속할게. 길어야 한 달 안에 꼭 다시 빛을 보게 해줄 테니까.”박연희는 병상에 누워 세상 아련한 그의 말을남반구에 있는 회사...그냥 독일로 가는 것이겠지.아이러니하게도 조은혁은 대체 왜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면서도 왜 매번 그녀를 속이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 그의 연기는 치졸하다 못해 함께 연기를 해주고 싶다는 마음도 사라지는 기분이었다...박연희의 입가에 어렴풋이 조롱어린 미소가 어렸다.그러자 조은혁은 그녀의 볼에 입을 맞추며 속삭였다.“연희야...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그러나 박연희는 조은혁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았다.밤에 그녀의 망막이 벗겨지고 통증이 심해지자 앨런은 김 비서에게 엄숙하게 말했다.“현재 사모님의 눈 신경은 괴사에 직면해 있습니다. 만약 8시간 안에 사모님께 새로운 각막을 이식할 수 없다면 그녀는 앞으로 영원히 시력을 잃을 겁니다. 김 비서, 빨리 조 대표를 불러 돌아와서 뭐라도 방법을 생각해보라고 하세요. 사모님께 한쪽 눈 각막을 기부하고 싶어 하지 않았었나요? 한쪽 눈이라면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게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그 순간, 김 비서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그녀는 쉴 새 없이 조은혁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조은혁은 전용기에서 독일로, 진시아의 곁으로 날아가는 길이었다.김 비서도 결국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닥터 앨런은 더더욱 방법이 없었다.“사모님, 죄송하지만 우리는 이제 모든 것을 하느님께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그러자 장씨 아주머니는 즉시 무릎을 꿇고 닥터 앨런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제 눈은 괜찮습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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