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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그녀는 그의 다정함을 느껴본 적 없을 뿐이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서준혁이 깊은 눈동자로 신유리를 쳐다보았다. 그는 손가락을 구부리며 책상을 두 어번 더 두드렸다.

그가 신유리의 이름을 부르는 건 아주 드문 일이었다. “신유리, 남 탓 하지 마.”

그 말에 신유리는 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서준혁에게 되물었다. “내가 남 탓한다고?”

서준혁은 무척이나 태연했고,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신유리는 눈을 감으며 한참 동안 감정을 추슬렀고, 한참 후에야 다시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가 뭐라 말하려 하던 그때, 송지음이 안으로 들어왔다.

송지음은 에코백을 멘 채로 똑바로 서준혁에게 다가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퇴근했어요. 이제 가요.”

말을 끝낸 후, 그녀는 그제야 신유리를 본 것처럼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신유리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송지음은 눈을 깜박이더니 뭐가 생각난 듯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유리 언니, 오후에 쥴리 언니보고 준혁 씨 회의 끝났다고 언니한테 말하라고 했는데. 왜 안 왔어요?”

쥴리는 화인의 오래된 직원이었다. 신유리가 금방 회사에 들어오게 됐을 때, 그녀에게 적지 않는 괴롭힘을 당했었다.

신유리와 쥴리가 서로 대꾸하지 않는다는 건 화인의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송지음이 쥴리보고 말을 전하라고 한 것도 분명히 일부러 그런 것이다.

어쩐지, 나보고 남 탓한다고 하더라.

신유리는 조용히 서준혁을 쳐다보며 그에게 펜을 건네주었다. “서…” 말을 이어 나가던 그녀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말을 바꾸었다. “서 대표, 사인해.”

그 말에 서준혁은 그녀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피식대고는 펜을 들어 사인을 했다.

송지음은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입꼬리는 선명하게 올라갔다.

그녀가 서준혁을 끌고 사무실을 나설 때까지, 신유리는 그녀의 발랄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준혁 씨, 같이 레스토랑 탐방하러 가면 안 돼요?”

다정하게 행동할 때면, 그는 정말 부드럽고 세심했다. 단지 아쉽게도 그녀는 그의 다정함을 느껴본 적 없을 뿐이었다. 신유리는 그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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