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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서준혁에게 안 들킬 수가 없었다.

서준혁은 고개를 들어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봤다. 마침 신유리의 얼굴에 취기가 올라온 채 벽에 기대어 그들을 바라보는 것을 보았다.

혼자서 바라보는 모습이 전보다 몇 배는 더 고독하고 쓸쓸하게 보였다.

서준혁은 어두운 눈동자로 신유리가 힘없이 옆의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을 지나쳐갈 때, 신유리의 발걸음을 잠시 멈춰 섰고, 서준혁은 그녀의 몸에서 나는 옅은 술 냄새를 맡았다.

신유리는 깊은 잠을 잤다. 그러나 목이 말라 중간에 깼고, 깨고 나서는 잠이 오지 않았다. 마침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신유리는 화면을 확인해 보니, 입금 알람이 하나 떠있었다. 서준혁이 그녀에게 200만 원을 송금한 것을 확인했다. 아마도 그녀의 오늘 밤 수당일 것이다.

송지음이 하정숙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는 소식은 아주 빠르게 회사에 퍼졌다. 회사 내 가십거리의 주제는 또다시 바뀌었다.

양예슬은 신유리에게 가서 조용히 사실인지 물어봤고, 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요.”

이는 서준혁의 마음이 송지음과 함께하는 것에 굳혀졌다는 것으로 소문에 힘을 보탰다.

송지음은 실습생이다. 3개월이 되어서야 실습확인서를 받을 수가 있다.

그녀의 실습확인서는 서준혁이 발급해 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가장 처음 신청한 부서는 비서 부였고, 나중에 다시 옮기는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에, 신유리를 찾으러 가야 했다.

송지음의 학교는 전남대이다. 꽤나 좋은 학교였기 때문에 실습확인서 요구 조건이 아주 엄격했다. 신유리는 다른 문서와 실습생들의 실습확인서 발급을 처리해야 했다.

그녀는 생각을 하다가 말했다.”내일 다시 올래?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이 아직 남았거든.”

송지음은 “네.”라고 대답하고 몸을 돌려 나갔다.

그 뒤 신유리는 바쁘게 맴돌았고, 다시 이 일이 생각에 났을 때는 이미 이튿날이었다. 그러나 송지음도 그녀를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그녀는 송지음이 다른 사람을 찾아 발급을 받은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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