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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3화

송이수와 송혁준은 구치소에 도착했다. 철창과 강화유리 사이로 미쳐버린 듯한 송지아가 보였다.

송혁준이 인상을 쓰며 교도관에게 물었다.

“의사는 찾았어요?”

“정신과 전문의 세 명을 불렀는데, 모두 지아 전하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다고 했습니다. 심한 조울증 증세가 있고...”

“그리고요?”

“검사 결과, 반사회적 인격장애라고 합니다. 일명 사이코패스죠.”

송혁준이 멍해졌다. 송이수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선천적, 후천적 원인이 한데 합쳐진 결과라고 합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환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해 더 큰 피해를 막는 것입니다.”

송이수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의 눈빛에는 분노, 의문, 아쉬움, 체념 등 복잡한 감정이 담겨있었다.

사이코패스는 불우한 가정에서나 나오는 거 아니었던가? 송지아는 어릴 적부터 가연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금이야 옥이야 자랐는데, 사이코패스라니?

하지만 송혁준은 조금 예상한 듯했다. 그렇다면 어릴 적 누나가 그에게 했던 행동들이 이해가 갔다. 사이코패스라서 그런 거였다.

그는 좁은 방 안을 들여다보았다. 네 벽면이 모두 희멀건 회색이었다. 침대 하나, 간단한 세면도구, 변기 하나가 그 방의 전부였다. 혼자 이 안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했다.

그것만으로도 이미 답답해 죽을 지경인데, 이곳은 침대 시트마저 회색이었다.

송지아는 그 안에서 미친 듯이 발광하고 있었다. 그녀는 침대 시트를 몸에 두르고는 상자를 아무렇게나 접어 왕관인 양 머리에 쓴 채였다. 그녀는 무언가를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크게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가끔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기도 했다.

교도관이 웃으며 말했다.

“기분은 괜찮아 보여요. 자신은 곧 여왕이 될 테니 모두 처신 잘하라고 얼마나 말하는지 몰라요!”

“혁준아, 네 누나가 이 모양인데, 별로 놀란 것 같지는 않네?”

송이수가 고개를 돌려 송혁준을 보며 물었다. 송혁준이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상은 했었어요. 어릴 때, 숙부님이 저희를 데리고 사냥하러 갔잖아요.”

“응, 그랬지. 근데?”

“다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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