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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이리 성, 서경의 원수(元帥) 수란키(蘇蘭基)는 성루에 서서 멀리 상국의 병사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증오와 분노가 그의 눈 속에서 불타오르고 있었다.

"남강은 지키지 못할 것이다."

수란키 원수는 냉랭하게 말했다. 그의 눈 속에서 차오르는 불길은 상국 인들을 태워버릴 것만 같았다.

"네 병사들은 부상과 질병이 많으니 며칠 쉬었다가 다시 싸워라."

사국 원수 빅토르가 말했다.

하지만 수란키는 고개를 저었다. 희끗희끗한 머리에 두꺼운 모자를 쓴 그는 씩씩거리며 성루의 벽을 꽉 잡았다.

"아니, 그들을 너무 오래 기뻐하게 할 수 없다. 모레 다시 공격을 시작해서, 사흘 내로 탑성(塔城)을 점령할 것이다."

빅토르는 상관없다는 듯이 보였다. 어차피 지금 돌격하는 대부분은 서경 병사들이었고, 그들은 그들의 식량을 가지고 왔다.

"알아보라고 한 것 말이야. 이방이라는 여장군은 확실히 상국에 있네. 지금은 남강 전장으로 향하고 있고."

주먹을 꽉 쥔 수란키는 이마에 핏줄이 드러났다.

"이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생포해야 하네."

빅토르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여인일 뿐인데, 왜 이렇게 원한이 깊은 거지?’

"이 사람이 자네와 어떤 원한이 있는 것인가? 그리고 자네 서경은 상국에 정보원이 있지 않은가? 왜 우리 사국에게 도움을 요청하나?"

"우리 서경의 정보원들은…"

수란키는 천천히 손을 풀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하얀 입김이 그의 지친 얼굴을 감쌌다.

"이미 그들의 임무를 다했네."

빅토르는 왜 서경이 사국을 도와주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조건 없이 도와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사국의 황제와 서경의 황제가 동맹을 맺어 남쪽 변경을 점령한 후 양국의 무역을 강화하고 해상로를 개통하는 것이 양국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그것이 서경의 조건은 아니었다.

아마도 서경이 성령관 전투에서 상국에 패배하고 항복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빅토르는 항복하는 사람을 경멸했지만, 당연히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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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막을 떠나 천천히 군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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