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18화

조은혁은 사정없이 박연희를 산산이 깨부쉈다.

박연희는 천천히 그녀의 큰 눈을 떠 하얀 손바닥을 차가운 유리 위에 평평하게 펴고 창밖으로 넘쳐나는 네온사인을 바라보았다. 그 불빛은 그토록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녀는 지금 또 그렇게 견디기 힘들었다.

그녀의 뒤에 있는, 잔인하게 그녀를 모욕하는 남자가 정말 조은혁인가. 그녀가 사랑했던 조은혁이란 말인가. 분명 처음에는 박연희의 손가락 하나조차 만지지 않으려고 했지만 지금의 조은혁은 박연희를 이런 곳에 눌러서 마치 기생처럼 그녀를 대하고 있다.

“은혁 씨...”

“은혁 씨...”

박연희가 몇 번 기침하자 검붉은 피가 투명한 유리 위에 흩뿌려졌다.

그녀는 끊임없이 그의 이름을 불렀고 극심한 고통에도 조은혁의 이름을 불러야만 간신히 정신을 붙잡고 쓰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박연희가 부른 것은 현재의 조은혁이 아니다. 그녀의 옛 애인이다.

박연희를 해치지 않던 조은혁.

처음으로 그녀와 다정하게 밤새도록 잠자리를 함께했던 그 조은혁이다.

왜 아직도 안 끝나는 것이지?

몇 번이나 했는데 왜 아직도 끝내지 않고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 거지... 그녀가 아프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

너무 아파서 정신이 까마득해질 무렵, 박연희는 조은혁에게 버림받고 버팀목이 없어지자 부드러운 카펫 위로 천천히 미끄러져 넘어졌다. 하지만 그런데도 이 모든 것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남자는 소파에 앉아 그녀더러 시중을 들라고 지시했다.

옷은 온전하고 벨트만 풀려 있는 상태였고 지금은 그녀가 시중을 들어 그의 옷매무새를 정리하라는 뜻이었다.

박연희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장씨 아주머니는 일찍이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사모님, 만약 더 잘 살고 싶다면 대표님 앞에서 처남은 언급하지 마세요. 사모님께서 만약 말을 꺼내면 대표님은 아마 사모님을 끝까지 괴롭힐 거예요.”

그리고 현재, 박연희는 결국 그 괴롭힘을 맛보게 되었다.

그런데 그게 다 무슨 상관이겠는가? 어차피 암에 걸렸고 어차피 곧 죽을 텐데... 죽기 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