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1011 - 챕터 1020
1068 챕터
제1011화
최군형이 보여준 그림들을 본 강소아는 그 명쾌한 색채와 붓놀림에 깊이 빠졌다. 특히 그 반딧불이 그림은 찬사가 아깝지 않았다. 강소아가 감탄을 내뱉었다.“어느 분이에요? 정말 잘 그렸어요! 직접 그림을 볼 수 있으면 좋을 텐데.”최군형이 작게 웃었다. 외할머니는 전문 화가도 아니고,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반딧불의 빛”은 20년 전 오성에서 400억 원에 팔렸었다.그림 좀 그린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알고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몰랐다. 필경 외할머니는 계속 남양에 있었기에, 먼 강주까지 그 명성이 닿기란 어려웠다.윤문희는 천성이 겸손한 사람이라 인터넷에서도 그녀의 그림을 찾기 힘들었다. 전문적인 그림 사이트 VIP만이 그녀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아는 사람은 더욱더 적었다.따라서 외할머니의 그림을 모작하는 건 가장 좋은 방법일 터였다.최군형은 강소아더러 컴퓨터를 켜게 하고는 그림 몇 장을 그녀의 컴퓨터에 전송했다.“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모작해 봐요!”“뭘 고를 지 모르겠어요! 이 선배님 화풍이 남다르신데, 대 화가시죠?”“...아뇨, 하지만 이분 그림은 제게 많아요.”강소아가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했다. 최군형도 살 수 있을 정도면 크게 유명한 사람은 아닐 터였다.“아쉽네요, 이런 그림은 비싼 가격에 팔려야 할 텐데.”최군형은 급히 그림 도구들을 세팅하고는 들킬세라 말을 아꼈다.“꼭 그런 것도 아니죠. 어서 그려요. 조금 뒤에 밥 먹을 거예요.”“네!”강소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반딧불의 빛”을 골랐다.......“이 그림 정말 특별해요! 제가 모작해 낸다면 구자영이 틀림없이 베껴갈 거예요!”최군형이 그녀와 함께 웃었다. 그림 보는 눈이 좋았다.강소아는 빠른 속도로 스케치를 끝내고는 색을 칠했다. 그 과정은 실로 고단했다.그녀는 작품에 대한 요구가 높은 사람이라, 모작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최대치를 끌어내려 했다. 팔레트의 물감이 몇 번씩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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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강소아는 하룻밤을 꼬박 그려 “반딧불의 빛”을 모작해 냈다. 그림이 마른 뒤 그녀는 당당하게 그림을 학교 화실에 걸어놓았다.수업 중 교수가 이번 시합을 언급하며 말했다.“이번 시합에 많이들 참여해 봐, 좋은 기회야. 이 시합으로 주목받아서 유학 가게 된 학생들도 많아. 그러니 열심히 해봐. 정말 유학의 기회를 얻게 되면 인생이 바뀌는 거야!”강소아가 작게 웃었다.수업이 끝난 후 강소아는 조용히 구자영의 뒤를 밟았다. 구자영은 역시나 화실로 가고 있었다. 그녀는 문가에서 주위를 둘러보고는 화실로 들어가더니 핸드폰을 꺼내 “반딧불의 빛”을 자세히 찍고 도망쳤다.먼 곳에서 강소아는 이 모든 광경을 녹화하고 있었다. 모든 일이 끝났을 때,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툭툭 쳤다.“너였어? 깜짝 놀랐잖아!”강소아가 손으로 가슴을 치며 말했다. 하수영이 작게 웃으며 말했다.“여기서 뭐 해? 잘생긴 남자라도 본 거야?”“아니...”강소아는 하수영의 팔을 잡고 그녀를 인기척 없는 곳으로 이끌었다. 자신의 계획을 하수영에게 알려주려는데, 갑자기 최군형의 당부가 생각났다.“이 일은 누구와도 말하면 안 돼요.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강소아는 이해할 수 없었다. 어릴 적부터 강우재 부부한테 너무도 잘 보호받아 온 터라 그녀의 세계는 단순하고 깨끗했다. 기쁜 일도, 비밀도 친구와 얘기하는 게 그녀에게는 당연하였다. 하지만 최군형의 생각은 달랐다.“우리 엄마가 그랬어요.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모든 걸 다 꺼내 보이면 안 된다고.”“하지만 수영이는 저와 가장 친한 친구인데요!”“어머님은 별로 안 좋아하시잖아요.”그 말에 반박할 수는 없었다. 최군형은 웃으며 그녀의 잔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었다.순간 두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세상의 다른 건 모두 사라지고 서로만이 남은 것 같았다.최군형이 헛기침으로 어색한 분위기를 풀며 말했다.“어머님 말씀 들어요. 그렇게 모든 걸 내보이지 마요. 네?”강소아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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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3화
번호를 누르는 하수영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전화가 통하는 순간 그녀의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여보세요?”“허허. 하수영 씨.”남자는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요즘 물건 참 많이 사던데요!”하수영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 카드들을 그냥 주는 게 아니란 걸 진작 알아챘어야 했다. 그들은 줄곧 그녀의 소비를 감시하고 있었다.“네. 리미티드 가방이랑 샤넬 정장 그리고 화장품 몇 개를 샀을 뿐이에요… 왜요? 사면 안 돼요?”“그것들만 산 게 아닐 텐데요…”전화에서 종이를 휘리릭 펼치는 소리가 났다.“스포츠카도 샀다고 명세서에 적혀있는데요!”“지하철 타기 싫어요. 좀 편하게 살려고 산 건데 뭐가 문제예요?”남자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건… 다 제가 받아 마땅한 것들이에요!”하수영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강소아의 샘플을 가져오고 강소아를 견제하지 않았더라면 당신들의 계획이 이렇게 순조롭게 진행되었을까요?”“음? 받아 마땅한 것들이라고…”남자가 하수영의 말을 곱씹더니 쓴웃음을 지었다.“선생은 역시 하수영 씨를 잘 아시는군요!”“그게 무슨 말이죠?”통제하기 힘들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웃기만 했다. 그러더니 곧 본론으로 들어갔다.“눈물점을 찍는 것 말고 그녀의 외모를 크게 바꿀 방법이 없을까요?”“거기서 더 어떻게요?”하수영이 코웃음을 쳤다.“성형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한데 선생이 그 돈을 쓰려고 하시겠어요?”“여자애가 말을 그렇게 톡톡 쏘면서 하지 말아요. 귀엽지 않거든요!”“돈을 조금 썼을 뿐인데 굳이 전화해서 물어볼 필요 있어요?”하수영이 화를 냈다.“잘 들어요. 날 계속 화나게 했다가는 강소아를 데리고 오성에 갈 거예요! 그때 가서 당신들이 어떡할지 보자고요!”“아가씨.”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충동하지 말아요. 그러지 않았다가는… 두 사람이 오성에 가기 전에 죽을 수도 있어요!”겨우 20대 초반인 하수영은 협박받는 걸 지극히 싫어했지만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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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4화
곁에서 엿듣던 친구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강소아가 미소 지으며 하수영을 앉히고는 두 사람은 담담하게 밥을 먹었다. 구자영은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도로 욕하고 싶었지만 강소아를 손가락질하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학교의 일부 부잣집 아가씨들은 가식적이고 잘난 체하는 구자영을 싫어했다. 그녀들은 강소아의 편을 들면서 구자영을 비꼬았다.“자영아, 강소아가 팩트 폭격했을 뿐인데 뭘 그리 화내?”“맞아. 자영은 학교 식당에서 한 번도 밥 먹은 적이 없잖아. 모처럼 왔는데 당연히 개에게 먹이 주듯이 배부르게 먹게 해줘야지!”“하하하, 그만하자. 식당에서 이따가 우리에게도 개 먹이를 주면 어쩌려고 그래!”말을 마친 그녀들은 웃음꽃을 피우며 사라졌다. 구자영은 심호흡하고 나서 강소아에게 다가가 말했다.“너… 나중에 어떻게 될지 보자고!”하수영은 구자영의 말이 들을 가치 없다는 듯 눈을 흘겼다. 그런데 구자영은 또 하수영에게 공격의 화살을 던졌다.“어머, 하수영. 새로 산 가방이야?”하수영이 멈칫하더니 가방을 뒤로 숨겼다.“요즘 잘 지내나 보네? 정말 돈 많은 남자 만나? 아니면 몰래 숨어서 이상한 짓을 한 거야? 이젠 그 브랜드의 가방도 들고 다니네!”“너…”하수영이 대뜸 일어나 구자영을 노려보았다. 구자영은 미친개처럼 계속 공격했다.“강소아, 네 친구 하수영이 브랜드 가방 들고 다닐 때 넌 아직도 그렇게 입고 다녀? 두 사람 전혀 어울리지 않잖아. 어떻게 친구라고 할 수 있겠어? 이봐, 하수영. 돈 벌었으면 친구한테도 돈 버는 법을 알려줘야지! 왜? 그건 싫어?”“구자영, 그 입 다물지 못해!”하수영이 켕기는 게 있는 듯 저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농담한 것뿐인데 정말 화 났어? 하하하…”구자영이 크게 웃었다.“강소아, 네 친구가 정말 너에게 숨기는 게 있나 보다. 앞으로 조심해. 배신당하고도 모를 수 있으니까! 하하하…”“병신! 미친년!”하수영이 구자영의 얼굴에 국 한 그릇을 던지려고 하던 찰나, 강소아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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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5화
그 말을 하는 하수영의 얼굴은 어두웠다. 강소아가 어리둥절하더니 하수영의 말이 의미심장하다는 것을 눈치챘다. 게다가 요즘 발생한 이상한 점들까지 생각해 보면 작은 문제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체 어디가 어떻게 이상한지 강소아도 설명할 수 없었다. 강소아가 잠깐 침묵하더니 하수영의 손을 잡고 말했다.“넌 그럴 애가 아니야.”그 말에 놀란 하수영을 보며 강소아가 미소 지었다.“네가 정말 뭔가를 했다면 나한테 들키기 전에 그만해줘… 그러면 우리의 우정은 계속될 수 있어!”하수영이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입술을 핥았다. 강소아의 웃는 얼굴은 깨끗하고 투명한 수정처럼 하수영의 추악함을 반영해 주었다. 하수영은 작고 붐비는 자신의 집이 생각났다. 그리고 자기를 남동생을 돌봐주는 도구로만 생각하는 부모님이 생각났다. 그녀의 부모님은 나중에 그녀의 약혼 예물을 남동생이 결혼할 때 남동생에게 다 주겠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어려서부터 공부하는 것보다 부잣집에 시집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교육을 받았다. 심지어 부잣집 사위를 얻지 못하면 돈 많은 노인네의 첩이 되어도 괜찮다는 교육을 주입했다! 돈을 벌 수만 있다면 몸을 팔아도 괜찮다는 것이었다. 딸의 가치는 그뿐이었다! 하지만 강소아는 달랐다. 두 사람의 출신은 비슷해도 강소아의 부모님은 그녀를 애지중지하며 키웠다. 강소준도 철이 든 아이였다. 그는 누나인 강소아를 여동생처럼 아끼고 지켜줬다. 한편 하수영의 남동생은 하수영을 시녀로 여겼으며 기분이 조금만 나빠도 그녀를 때리고 욕했다. 비뚠 환경에서 자란 하수영은 자연스레 마음마저 비뚤어지게 되었다. 하수영은 강소아를 부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를 질투하였다. 육명진의 부하가 강소아를 찾아 그녀의 진실한 신분을 알려주었을 때 그녀를 향한 하수영의 복잡한 감정은 극에 달했다. 부러움과 질투를 제외하고 미움의 감정도 있었다. 자신의 비천함이 미웠고 강소아가 납치당했는데도 불구하고 강우재 부부 같은 사람들이 강소아를 아껴주는 것이 미웠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도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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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6화
이튿날은 그림 전시회에 참가할 그림을 제출하는 날이다. 전시회에 참가하려는 학생들은 그림을 가져와야 했고 평심 위원의 초심과 재심을 거쳐 그림 전시회 조직 위원회의 마지막 심사를 받아야 했다. 항상 활동에 적극 참여하던 강소아는 오늘 웬일인지 등교 시간에 맞춰서 학교에 왔다. 게다가 반급 문 앞에서 한 학생을 만났다.“소아야...”“무슨 일이야?”그 여학생은 평소 정직하고 온순했으며 강소아의 그림 “반딧불이”를 본 적이 있었다. 물론 강소아가 일부러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이다.“소아야, 이 그림을 가져왔구나?”“물론이지!”강소아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대답했다.“이건 그림 전시회에 참가할 그림이야!”“그런데...”여학생이 교실을 가리켰다.강소아가 교실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학생들이 구자영을 둘러싸고 있었다. 기고만장한 구자영이 학생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중이었다.“이 ‘반딧불이’는 내가 며칠 동안 생각해서 연구해 낸 거야! 어때? 특별하지?”“그림의 톤도 내가 하나하나 그려낸 거야... 엄청 힘들었어. 2박 2일 동안 꼬박 그렸지, 뭐야! 이 그림은 내가 심혈을 기울여 그린 작품이야.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경매 회사에 팔 거야!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다음 해에 개인 그림 전시회를 열어주겠대. 그때 가서 이 그림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을 거야!”여학생은 강소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강소아의 억울함을 알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오히려 강소아는 웃으며 듣고 있었다. 구자영, 네가 말한 대로 꼭 그림 전시회를 열고 그 그림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아야 해!“소아야!”여학생이 난처해하며 말했다.“구자영이 그린 그림이 왜 네가 그린 거랑 똑같지? 이틀 전에 화실에서 너의 그림을 볼 때 구자영은 시작도 안 했어. 이건 분명...”“어머, 강소아?”구자영의 목소리가 들렸다.“교실 문 앞까지 왔으면 얼른 들어와.”강소아가 그림을 들고 들어가자 그림을 본 학생들이 깜짝 놀랐다. 두 그림이... 똑같다니? 하지만 필치나 색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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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7화
“실은 ‘반딧불이’는 참 좋은 작품이야. 상 받을 가능성도 크고. 강소아는 상과 인연이 없나 봐.”박나연이 강소아의 손을 가볍게 끌어당겼다. 그런 그녀를 보며 강소아는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강소아는 정말 괜찮다고 생각했다. 구자영이 떠드는 소리를 사람들이 다 듣기를 바랐다!“왜? 할 말 없어?”구자영은 아직도 강소아 앞에서 거들먹거렸다.“흥, 강소아. 나 표절한 거 맞아. 어때? 날 때릴 거야? 아니면 폭로할 거야?”강소아는 아무 말 없이 조용히 구자영을 쳐다보았다. 구자영이 핸드폰을 보더니 의기양양하게 웃었다.“내 그림은 이미 재심조에 넘겨졌대... 강소아, 다 네 덕분이야! 상금을 받으면 밥 살게. ‘강아지 사료’를 먹는 건 어때?”“고마워, 하지만 그럴 필요 없어.”강소아는 아주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강아지 사료’는 너 혼자 먹어. 넌 원래 많이 먹잖아. 적게 먹고 영양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다음에 표절하고 싶어도 표절할 힘이 없게 되잖아.”“너...”옆에서 구경하던 학생들이 강소아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낸 뒤 다른 데로 가버렸다. 강소아는 며칠 동안 참았다. 그녀의 마음은 아주 평온했다. 구자영의 그림이 재심조를 거쳐 그림 전시회 조직 위원회, 외국 전문가 평심회, 최종 심사까지 받는 걸 그녀는 지켜보았다. 게다가 구씨 가문은 구자영을 위해 인기몰이를 했으며 구자영을 예술 소녀의 캐릭터로 만들려고 했다. 인터넷에서 종종 구자영이 “반딧불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볼 수 있었으며 다재다능한 금수저, 청순하고 귀여운 부잣집 딸이라는 타이틀을 볼 수 있었다. 구자영은 하늘에 날아오르는 듯하였다. 그러나 일주일 후. 이른 아침, 강소아가 일어나서 운동하고 있는데 조깅을 마치고 온 최군형이 핸드폰을 그녀에게 들이댔다. 인터넷에는 구자영이 표절했다는 소식으로 도배되었다! 강소아가 웃었다.“벌써 들켰네!”최군형은 좋아요가 가장 많은 댓글을 보라고 했다.“이 그림은 남양 화가 윤문희 선배님이 그린 그림인데 구자영은 자기가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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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8화
"그런데..."강소아는 의아해서 물었다. "어떻게 그렇게 대단한 화가를 아시는 거예요? 그녀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당신이 어떻게 안 거예요?”최군형은 그녀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는 머리를 굴려 그럴듯한 핑계를 대려 했다.그는 어릴 때부터 최군성한테서 들은 엄마 아빠의 연애사가 갑자기 떠올랐다.그는 이런 것에 서투른 편이지만, 최군성은 염탐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매달려 물어보았다. 그러고는 말을 다시 예쁘게 다듬어 그에게 들려주었다.그는 잠시 생각했다. '듣기로는 아버지께서도 신분을 숨기고 엄마를 속인 적이 있다고 하던데. 심지어 몇 번이나 엄마한테 들킬 뻔했지만 결국에는 들키지 않았다고 했는데. 듣기로는... 아버지는 도대체 어떤 방법을 쓰셨을까?'최군형은 코를 만지작거리며 머리를 열심히 굴렸는데, 조급해할수록 뾰족한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특히 강소아의 맑고 깨끗한 눈을 마주하고 있으니 말이다.최군형은 생각했다. '동생이 옆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그 녀석은 진짜 배우 수준으로 눈 깜빡 안 하고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데...'"군형 씨..." 그가 말을 하지 않을수록 강소아는 더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알게 된 거냐고요? 그리고 그 사이트...어떻게 VIP 계정이 생기셨어요?”"당신 옛날에...다른 사람에게 위조 증명서를 발급한 적 있죠?"강소아는 스스로 판단하며 물었다. "설마 남의 계정을 훔칠 줄도 아는 거예요?”최군형은 귀가 솔깃했다. 이만큼 좋은 핑곗거리는 없었다. "정말 똑똑하네요!”"네?" 강소아는 어리둥절해서 하며 물었다. "제 말이 맞아요?”"맞아요, 맞아요!" 최군형은 머리로 마늘을 찧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런데, 왜 그런 계정을 훔친 거예요? 당신은 경매장의 전문가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이 윤씨 선배님의 그림이 이렇게 값진 줄 어떻게 알았어요?”최군형은 또 할 말을 잃었다."둘이 여기서 뭐 하는 거야?이때 소정애가 부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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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9화
"아이고, 군형아!"소정애가 비명을 지르며 말했다. "이 기름이 공짜인 줄 알아? ”그러나 이때 최군형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빨리 움직여!"소정애는 그의 등을 한 대 치며 말했다. "빨리, 냄비에 기름을 이 빈 그릇에 부어...”최군형은 아직도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처럼 한 손에는 솥을 들고 다른 손에는 그릇을 들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었다."됐어, 빨리 나가!"소정애가 그릇을 뺏어오며 말했다."더는 너한테 시키면 이 부엌이 오늘 오후를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최군형은 꼭두각시 인형처럼 소정애가 미는 대로 밖으로 밀려 나갔다.그의 머릿속에는 그녀가 방금 한 말이 계속 떠올랐다..."아주머니." 그가 불쑥 한마디 던졌다. "그 말 진심이세요?”소정애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물었다. "무슨 말?”"가짜 결혼 증명서를 진짜로 바꾸고 싶다고 한 거 말이에요...”"저리 가, 저리 가!" 소정애는 얼굴에 아직 분노가 남아 있었지만, 입가에 웃음을 띠었다. "먼저 내 땅콩기름을 물어주고 나서 다른 얘기를 해!”그리고 주방 문을 잡아당기더니 최준형을 문밖으로 내쳤다.최군형은 멍하니 현관으로 걸어갔다.푸른 하늘과 흰 구름이 그의 눈에 들어왔고, 그는 맑은 하늘을 보며 여름 공기의 향기를 맡았다.그는 그제야 바보같이 계속 웃었다.그는 조금 후회했다, 그때 진짜 결혼을 했었어야 했다고 말이다. 그러면 지금 처리할 일이 하나 더 생기지는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것도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처음에 그와 강소아는 거의 낯선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낯선 사람과 결혼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좀 말이 되지 않았다. 1년 정도의 시간을 거쳐 그는 점점 더 이 집에 잘 융합될 수 있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결혼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최군형은 잠시 생각했다. '1년 정도라...장모님이 주신 시간은 정말 일리가 있네!'그는 보기 드물게 휘파람을 불며 아이처럼 방실방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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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0화
구자영은 요즘 거리를 지나는 쥐와 같이 어디를 가든 누군가가 그녀의 등골을 찔렀다.뻔뻔하게 학교에 오려 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꼭꼭 싸매고 누구도 자신을 못 알아보게 했다. 그러나 주위의 비웃음 소리는 시시각각 그녀의 귀에 들려왔다.같은 반 아이들은 이제 그녀가 강소아에게 한바탕 당했다는 것을 안다.구자영은 그들이 자기편이 되어주기를 바랬다. "강소아가 윤문희의 그림을 먼저 표절한 거지, 내가 아니야.”"구자영, 작작 하시지?"박나연이 먼저 반박해 말했다. "네가 심술궂게 굴지 않고 강소아의 그림을 표절하려 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그러게 말이지..."이어 또 다른 사람이 말했다. "게다가 심사위원으로 보내진 것은 너의 그 그림이지 강소아 것도 아니잖아! 어쩌면 강소아는 그냥 어쩌다 그림을 따라 그리고 싶어서 그린 것일지도 몰라.”"평시에 구씨 아가씨가 강소아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다들 봐왔거든? 정말 쌤통이다!”"너희들...”구자영은 자기편을 드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을 보고 부끄럽고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는 돌아서서 교실을 뛰쳐나갔다.평소에 그녀가 강소아를 괴롭힌 것은 사실이다.하지만 이 계집애들한테는 야박하지 않았다. 지금 그녀가 인터넷에서 꾸지람 받고 조롱당하는 처지가 되니 다들 하나같이 태도를 바꿔 모르는 사람인 것처럼 굴었다. ...요즘 최군형도 인터넷 소식을 자주 살펴보고 있었다. 비록 그는 사이버 폭력이 수치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지만 가끔 키보드만 말투를 따라 해서 구자영을 욕하기도 했다. 이날 그는 게시물을 보고 최군성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그동안 고생 많았다.”최군성은 잠이 덜 깼는데, 이 말을 듣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리고 생각했다. '잘못 들은 거 아니지? 형이 나한테...고생했다고 하는 거야?'"괜...괜찮아, 이 정도로 고생할 것까지야!”최군성의 눈에는 눈물이 글썽였다. 아무도 그가 요 며칠 동안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른다. 최군형이 구자영의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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